낸시랭 실종, "LG전자 이건 아니잖아~!"

[주장] 광고 이벤트에도 넘지 말아야 선이 있다

등록 2007.02.05 14:50수정 2007.02.05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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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LG전자는 자사 홈페이지에 '낸시랭 실종사건 수사대 공개모집 공고'를 내고, 현상금까지 걸어놓아 오해하게 만들고 있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실시간 검색어가 대변하듯 뜨겁지만, LG전자에 '낚였다'며 실종 사건을 이용한 광고에 대한 불만을 댓글로 다는 사람들도 줄을 잇고 있다. ⓒ LG전자 홈페이지

LG전자는 자사 홈페이지에 '낸시랭 실종사건 수사대 공개모집 공고'를 내고, 현상금까지 걸어놓아 오해하게 만들고 있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실시간 검색어가 대변하듯 뜨겁지만, LG전자에 '낚였다'며 실종 사건을 이용한 광고에 대한 불만을 댓글로 다는 사람들도 줄을 잇고 있다. ⓒ LG전자 홈페이지


@BRI@'낸시랭 실종'

5일 포털사이트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팝아티스트인 낸시랭이 올랐다. 실종이라는 단어에 놀라 반사적으로 클릭을 했다. 시쳇말로 낚였다.

광고료를 받고 낸시랭이 광고에 출연한 것은 나무랄 일이 아니다. 더구나 지난해 8월 노모의 병원비 때문에 KBS <인생극장> '미워할 수 없는 그녀'에 출연했던 무남독녀라면, 대기업 광고 출연은 더없이 잘 된 일이기도 하다. 당시 낸시랭의 <인간극장> 출연은 '유명인을 출연시켜도 되는 것이냐'라는 논란을 낳기도 했다.

그녀에 대한 개인적인 호불호는 논외로 하고, 유명하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우리 사회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그간의 전략과 마케팅은 칭찬해 주고 싶다. 하지만 이번 광고는 아니다.

필자가 낚인 광고는 진짜처럼 보이도록 만들어진 가짜 다큐멘터리, '페이크(fake)다큐멘터리'기법을 활용한 LG전자의 LCD모니터 광고였다.

아무리 광고효과가 좋다고 하더라도 실종 사건을 이용한 광고는 지나치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는 속담처럼, 최근 뉴스에 자주 보도된 실종 사건을 보면서 이미 놀랄 대로 놀란 가슴을 이번 광고로 또 한 번 쓸어내려야 했다.

가족 중에 실종된 있는 이가 없는 필자가 그럴진대, 실제로 가족이 실종돼 고통 받는 이들에게 이번 이벤트가 애타는 가슴을 또 한 번 놀라게 만든 건 아닌지, 광고 제작진과 LG전자는 숙고해 볼 필요가 있겠다.

광고의 목적이 단순히 자사 제품을 말 그대로 널리 알리는 것만이 목적이라면 필자와 같은 주장에 귀 기울일 필요가 없겠지만 말이다.


이번 광고와 이벤트에 협조하기 위해 낸시랭은 50일간 공식적인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한다. 낸시랭의 상업 광고 등장 자체를 탓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상업자본 실종 광고 이벤트에 충성하는 모습을 고운 시선으로 보아줄 사람이 얼마나 될 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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