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두번 쯤 찾아오는 생선장수 아줌마입니다. 이 엄동에도 하루 쉬는 날이 없답니다.이승숙
"있수? 아무도 없수?"
바람이 많이 불어서 날이 추웠던 어제 낮이었다. 마당에서 누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흘깃 창 밖을 내다보았더니 머리에 함지를 인 생선장수 아줌마가 야트막한 우리 집 담장 안을 넘겨다보고 있었다. 이 추운 날에도 장사하러 나왔나 보다. 나는 얼른 문을 열며 아줌마를 불렀다.
"아줌마, 이 추운데도 장사하러 다니세요? 안 추우세요?"
"설 대목인데 부지런히 다녀야지. 애기엄마, 동태 포 안 뜰라오? 이거 떨이인데 싸게 줄테니 전부 다 사요."
아줌마가 이고 온 함지에는 동태 몇 마리가 누런 종이에 둘둘 말린 채 담겨 있었다. 아줌마는 내 대답도 듣지 않고 물건을 풀기 시작했다.
"이거 개 끓여 줘요. 내, 이 집 줄려고 이거 모아왔지."
"이거 싸게 줄테니까 떨이 해 줘"
아줌마는 생선 대가리랑 꽁지 같은, 팔고 남은 생선 부스러기들을 한 쪽으로 밀어주면서 개밥 줄 때 끓여주라고 했다.
"아유, 아줌마. 우린 설 쇠러 시골 내려가는데요? 그래서 동태포 안 떠도 되는데…. 그래요 아줌마, 다 주세요. 우리 애들 부쳐주지요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