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 안토니오 빌라라이고사 시장이 L.A국제공항에 도착한 A380기 앞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 Airbus
에어버스의 초대형 점보 여객기 A380이 첫 대서양 횡단비행을 실시한 19일, 미국의 주요 공항들이 이 비행기를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로비전을 벌인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에어버스는 아시아와 유럽 지역 공항에 시험기 1대만을 보냈던 관행을 깨고, 대서양 횡단비행에는 2대의 A380기를 각각 뉴욕 JFK국제공항과 로스엔젤레스 국제공항에 착륙시켰다.
로스엔젤레스 현지 언론에 따르면 L.A국제공항에는 당초 A380기가 착륙할 계획이 없었다. 하지만 공항당국이 A380의 유치를 위해 1억2100만 달러에 달하는 터미널 개선작업을 약속하는 등 집요한 설득 끝에 시험비행으로서는 유례가 없는 뉴욕-L.A 동시착륙을 성사시킨 것.
하지만 에어버스 측은 시험비행을 불과 3개월 앞두고 내부사정을 들어 L.A 시험비행을 취소한다고 통보했다. 이에 공항당국이 항의서한을 보내는 등 읍소와 협박을 한 끝에 간신히 A380기를 착륙시키는 데 성공한 것.
L.A 현지 방송사 A380기 착륙장면 30분가량 생중계
a
▲ 캐나다 뉴펀드랜드에서 혹한 기후 테스트를 받고 있는 A380기 ⓒ Airbus
어제 A380기가 착륙한 L.A국제공항에는 시장까지 참석한 성대한 환영행사가 벌어졌고, 공항주변에는 수천여명의 구경꾼들이 몰려들어 세계 최대의 민항기가 미국 땅에 첫 착륙을 하는 장관을 지켜봤다.
현지에서는 1969년 3월 2일 콩코드 기가 대서양 처녀비행을 한 이후 최대의 항공 이벤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 L.A 현지의 방송사는 A380기의 착륙장면을 30분가량 생중계하기도 했으며 관련기사 수만 현재 900여건이 넘는다.
L.A국제공항에는 호주 콴타스 항공이 내년 L.A-시드니 구간에 A380기를 취항시킬 예정이다.
한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북부의 라이벌 공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역시 A380기 유치전에 나섰으나 결국 L.A국제공항에 패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상 최대의 점보기를 첫 착륙시키기 위한 미국 공항들의 경쟁이 매우 치열했음을 알 수 있는 에피소드.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측은 "올 10월 싱가포르 항공이 최초로 A380기를 인도받아 샌프란시스코-싱가포르 구간에 취항시킬 예정"임을 지적하며 왜 L.A에 시험비행 기회를 빼앗겼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미국의 주요 공항은 국내선의 성장이 정체상태여서 국제선 확대를 공항 활성화의 돌파구로 여기고 있고 이에 따라 한 번에 최고 555명까지 태울 수 있는 A380의 취항을 목을 빼고 고대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만 해도 복층기인 A380 취항에 필수적인 복층형 탑승교의 설치를 이미 완료한 상태라는 것.
주요 공항들은 현재 비행기 1편당 평균 탑승인원이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을 기준으로 125명인 상황에서 이론적으로 800명 이상도 탑승이 가능한 A380기가 취항할 경우 공항혼잡을 획기적으로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의 공항들이 A380을 유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반면에 정작 미국 국적 항공사들은 지금까지 단 한 대도 A380기를 주문하지 않아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대신 보잉의 차세대 고속중형기인 '787 드림라이너'를 선택했다.
에어버스가 경영난으로 1만 명이 넘는 감원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그나마 미국 공항들의 치열한 A380 유치열기가 한 가닥 위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