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논강의 댐과 호수이승철
"저 아래 골짜기를 아르논 강이라고 합니다. 사실 물은 별로 흐르지도 않지만…."
일행들이 차에서 내려 우르르 절벽 앞쪽으로 다가간다.
"히야! 세상에 이런 곳이 다 있었네."
오전에 바위협곡의 신비한 패트라를 보고 놀란 사람들이 또 다시 감탄을 터뜨린다. 정말 절벽 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나 마주 바라보이는 골짜기 건너편의 풍경은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지 적당한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그저 놀랍다는 말밖에.
"저 아래 파란 것은 물 아닌가요? 강물?"
자세히 살펴보니 절벽 아래 골짜기의 위쪽에 두 갈래로 나눠진 파란 물줄기가 내려다보인다.
"네, 강물입니다. 밑에 댐 같은 것이 보이죠? 3년 전에 댐을 만들었습니다."
댐이라고 했지만 사실은 댐이랄 것도 없는 작은 규모의 둑이었다. 흐르는 강물을 막아놓은 것이다. 더구나 우리가 바라보는 지점에서 댐까지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인지 그저 작은 저수지처럼 보이는 것이었다.
"이 나라는 연중 강수량이 매우 적기 때문에 평상시에도 강물은 별로 흐르지 않습니다. 더구나 숲도 거의 없고 바위산들이어서 빗물이 머무를 수 있는 여건도 안 되지요."
그래서 어쩌다 내리는 빗물은 그냥 곧바로 흘러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