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이나 교복 입고 타기...이것이 생활 자전거

21일 인천시청 광장 '자전거 대축제' 개최

등록 2007.04.13 12:29수정 2007.04.1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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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21일 인천에서 자전거 대축제가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서울 '차없는 날'에 벌어진 자전거 묘기.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21일 인천에서 자전거 대축제가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서울 '차없는 날'에 벌어진 자전거 묘기.오마이뉴스 안홍기
올해 2월 20일 우리나라 자동차 등록대수가 1600만3071대를 기록했다. 1997년 7월 1000만대를 넘어선 이후 10년 만이다. 전체 국민 3명 중 한 명이 자동차를 갖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비해 자전거는 800만대로 자동차의 절반에 불과했다. 13억 인구를 가진 중국이 4월 9일 현재 자동차 총 보유대수가 5181만대, 자전거는 9억대인 것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자동차 비율이 얼마나 높은지 잘 알 수 있다.


자동차 때문에 생기는 문제는 한 두가지가 아니다. 대표적인 게 배기가스. 인천 지역의 경우 대기오염의 81.5%가 자동차에서 나온다. 온난화 문제도 심각하다. 서울시의 경우 매년 승용차 이용 증가로 연료소비가 늘면서 이산화탄소가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산화탄소는 지구 온난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451.55MT로 세계 9위 수준이다. 그외 교통 체증과 주차난, 교통사고 증가, 물류비용의 증가, 도시 소음 증가 등의 문제가 자동차에서 비롯한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사로 떠오른 게 바로 '자전거'. 사방이 트여 있어 황사나 눈 비 등에 취약하고, 도로의 조그만 굴곡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약한 자전거에 사람들이 구조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자전거 퍼레이드, BMX 묘기, 깡통 통과하기 등 볼거리 다양

지구의 날이란

지구의 날은 지구환경 위기 극복을 위한 뜻을 모으고 표현하는 행사로서 전 세계 시민들의 축제다.

지구의 날은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바다 위에 기름이 유출된 사고가 계기가 되어 1970년 4월 22일, 미 상원의원 '게이로 닐슨'이 주창하고, 당시 하버드대 학생이었던 데니스 헤이즈가 나서서 기획하면서 추진된 행사가 시작이다.

현재 한국을 포함한 세계 184개국 약 50000여개 단체가 지구의 날 행사에 참여하고 있으며 매년 4월 22일 지구의 날에 각종 행사가 열린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 남산에서 처음 행사가 열렸다. / 김대홍
오는 21일 '2007 지구의날 인천위원회'가 인천시청 광장에서 개최하는 '자전거 대축제-푸른 바퀴로 인천을 달리자'는 자동차 문제와 자전거의 의미를 알리기 위해 마련한 대규모 행사다. 지금까지 물, 어린이, 먹거리 등 여러 주제를 갖고 행사를 열었는데, 자전거라는 주제만으로 여는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가톨릭환경연대, 인천녹색소비자연대, 인천녹색연합, 인천YMCA, 인천환경운동연합이 주관하는 이 행사엔 강화농민회, 우리농살리기운동본부, 환경과생명을지키는교사들의 모임 등 여러 단체를 비롯 자전거사랑전국연합회, 한국외발자전거협회 인천모임, 자전거로출퇴근하는 사람들 등 자전거동호회까지 다양한 모임들이 참가한다. 특히 자전거관련 단체들은 올해 처음 지구의 날 행사에 참여했다.

자전거축제는 오후 1시부터 2시까지 열리는 자전거 대행진 행사를 시작으로 3시부터 본격 행사가 펼쳐진다. 자전거 대행진은 인천시청 정문 앞에서 길병원 4거리와 중앙도서관을 지나 다시 인천시청 정문앞에 도착하는 경로로 약 15km다. 주최측은 약 1000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행사엔 다양한 자전거 등장해, 자전거가 얼마나 생활속에서 다양하게 쓰이는지 알 수 있게 만든다.
이번 행사엔 다양한 자전거 등장해, 자전거가 얼마나 생활속에서 다양하게 쓰이는지 알 수 있게 만든다.오마이뉴스 안홍기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 대표적인 행사는 자전거 퍼레이드. 외발자전거를 비롯 2인용인 탠덤자전거, 키다리자전거, 난장이자전거, 동물복장자전거 등 갖가지 이색자전거가 거리를 달린다.

자전거 퍼레이드는 자전거가 얼마나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지 잘 보여준다. 장바구니를 단 자전거를 비롯 쌍둥이 아기를 태운 자전거, 정장을 입은 남녀 자전거, 수레를 단 자전거, 교복 입은 자전거, 웨딩 자전거 등이 대표적이다. 흔히 헬멧에 MTB 자전거를 탄 동호인만 자전거인이라고 생각하는 일반인들의 인식을 깨트리는 행사다. '자전거는 레저'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자전거는 생활'이라는 생각을 심어줄 수 있도록 주최측이 가장 공을 들인 행사다.

자전거 묘기 잔치도 눈길을 끌만하다. 묘기용 자전거인 BMX를 비롯, 트라이얼(비주행용 자전거로 안장이 없음), 어반(BMX에 기능이 추가된 자전거), MTB 자전거를 탄 운전자들이 여러 묘기를 선보인다. 앞바퀴를 들고 달리는 '윌리'를 비롯, 뒷바퀴 들기인 '스톱피즈', 다니엘(제자리에서 앞바퀴를 든 다음 점프를 하면서 가는 기술), 바니호프(장애물을 넘기 위해 순간적으로 나는 기술) 등을 구경할 수 있는 전망이다.

이색 자전거경기도 볼거리다. S자 타기, T자 타기, 깡통 통과하기 등 코스를 가장 먼저 통과하는 사람이 승리하는 경기다. 어린이 세발자전거 경기에선 어린이들의 깜찍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앞선 경기가 자전거의 '다양성' '묘기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극도의 '느림'에 초점을 맞춘 경기도 펼쳐진다. '멈추지 않고 천천히 달리기'. 자전거에는 제자리에 멎추는 '스탠딩'이란 기술이 있는데, 이 기술을 쓰지 않고 최대한 느리게 가야 하는 경기다.

멈추면 안되고, 그렇다고 빨리 가서는 안되는 상황에서 중심을 잡기 위해 애쓰는 자전거 운전자들의 모습이 재미있는 장관을 연출한다.

지난해 인천에서 열린 지구의 날 행사장에 마련된 녹색 장터
지난해 인천에서 열린 지구의 날 행사장에 마련된 녹색 장터지구의날 인천위원회
그 외 자전거인들을 위한 여러 부스도 마련된다. 무료 자전거 수리센터가 마련돼 펑크 때우기, 체인 기름 칠하기 등 서비스가 이뤄지며, 자전거 아름다운 가게에선 자전거 물품 교환과 자전거 부품 전시 행사가 열린다.

또한 '자전거 타기 홍보 게시판'이 설치돼 자동차로 인한 대기오염 문제, 인천의 자전거도로 실태를 홍보하고 자전거 타기 좋은 도로와 나쁜 도로를 구분하는 스티커 부착하기 행사도 곁들여진다.

이번 행사 제안자이자 행사 조직국장을 맡은 인천녹색연합 장정구 국장은 "지구의 날 자전거축제 이후 1년 내내 자전거 관련 행사가 열린다"며 "이번 행사는 올해 자전거 캠페인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녹색연합은 인천일보와 함께 자전거 캠페인을 공동으로 진행할 예정으로 수기공모(5월), '자전거의 날' 운영(6월), 자전거 환경 캠프(7월), 수도권에서 인천까지 자전거 체험(9월) 등 프로그램이 계획돼 있다.

한편 올해 1월 건설교통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의 총 자동차 대수는 733만대다. 이 중 서울이 285만6천대, 경기도가 365만1천대이며, 인천은 82만3천대로 나타났다. 인천 인구가 270만여명이기 때문에, 3.3명당 1명이 자동차를 갖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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