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전에 잘 몰랐던 '예테보리'

[무작정 떠난 러시아-유럽여행 28] 스웨덴 예테보리 ①

등록 2007.04.23 21:38수정 2007.04.24 11:40
0
원고료로 응원
a 스웨덴에서 스톡홀름과 예테보리의 위치

스웨덴에서 스톡홀름과 예테보리의 위치 ⓒ www.worldmapfinder.com

북유럽에 관심이 많거나, 스포츠에 관심이 많거나, 자동차에 특별히 관심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면 예테보리란 도시 이름이 많이 낯설 것이다. 현정화 선수가 93년 이곳에서 탁구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땄고, 국가대표축구팀과 달리 수준이 별로 높지 않은 스웨덴의 클럽 팀들 중 그나마 챔피언스리그나 UEFA컵 상위에 가끔 등장하는 도시 이름이고, 안전으로 유명한 자동차 회사 볼보의 본사가 있는 곳이 바로 예테보리다.

하지만 사실 이러한 정보를 나 역시도 여행기를 쓰기 위해 검색을 해보며 알게 됐다. 여행을 떠날 때까지 예테보리의 위치는 물론 이름도 전혀 알지 못했다. 스웨덴에서 알고 있는 도시라는 것이 스톡홀름과 웁살라가 전부였다. 그렇다고 언제 또 와볼지도 모를 스웨덴에서 달랑 그 두 곳만 가보고 떠나기는 너무 아쉬웠다. 여행서를 뒤적거리다 보니 스웨덴 제2의 도시라고 소개되어 있는 예테보리에 대한 내용이 보였다.


'그래? 그럼 한번 가보지 뭐. 서울 봤으니 부산 보는 것 아니겠어?'하는 정말 별 생각 없는 마음으로 예테보리로 향했다.

스톡홀름이 지도에서 스웨덴 오른쪽에 치우쳐있다면 예테보리는 남서쪽에 있는 도시다. 스웨덴 전체로 보면 남서쪽에 치우친 일개 지방도시 같지만 북유럽 전체에서 보자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의 오슬로, 덴마크 코펜하겐의 가운데에 위치한 도시다. 북유럽의 세 중심도시를 잇는 철도가 모두 연결되어 있으며, 항구도시이기도 하니 북유럽 교통의 요지라 할만하다.

여행 전에 몰랐던 예테보리

a 스웨덴에서 가장 오래된 역이라는 예테보리 역

스웨덴에서 가장 오래된 역이라는 예테보리 역 ⓒ 강병구

이러한 예테보리의 특징은 북유럽을 여행하며 총 3번이나 방문하는 경험을 통해 실감했다. 전에 북유럽 페리 여행 편에서도 소개했지만, 스톡홀름에서 예테보리 관광을 위해 한번 방문했고, 두 번째는 덴마크 여행을 마치고 노르웨이 오슬로로 가기위해 배편으로 이곳에 들렸다. 마지막으로는 오슬로를 끝으로 북유럽 여행을 마치고 독일로 가기는 길에 어김없이 예테보리를 거쳐 가야 했다. 결과적으로 전혀 계획에 없던 예테보리는, 나의 북유럽 여행에서 가장 많이 방문한 도시였고, 기억에도 특별히 남는 곳이다.

가기로 마음을 먹고 나니 출발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여행을 시작한 지 딱 한 달째 되던 5월 21일, 그간 느슨해진 마음을 다시 추스르고 스톡홀름의 민박집에서 다시 가방을 맸다. 3박4일간 마음 편히 머물 수 있게 해주신 스웨덴인 민박집 아저씨와 한국인 아주머니께 인사를 드리고 중앙역으로 향했다.


예테보리행 열차는 매우 흔해서 특별한 일이 아니라면 아무 때나 가도 충분히 탈수 있었다. 시간에 따라 열차 종류도 나누어져 있으니, 역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작은 시간표를 보면 무리 없이 탈 수 있다. 내가 탄 X2000이라는 스웨덴의 초고속열차는 스톡홀름을 출발한지 3시간 정도 만에 예테보리에 도착했다.

a 역과 연결된 화려한 노르드스탄 쇼핑센터의 모습

역과 연결된 화려한 노르드스탄 쇼핑센터의 모습 ⓒ 강병구

사전에 아무런 정보 없이, 그저 민박집에서 들은 내용과 오는 열차 안에서 잠시 읽은 여행서 내용만으로 도착했기에 막막하기도 했다. 하지만 볼거리를 찾는 것에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기차역 자체가 볼거리였기 때문이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기차역을 중심으로, 하나로 연결된 인근의 대규모의 쇼핑단지가 그동안 러시아의 도시들은 물론 북유럽의 작은 도시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물론 규모는 훨씬 작지만 서울에 있는 코엑스와 매우 비슷한 모양이었다.


다양한 옷가게와 액세서리 가게들, 화장품 가게와 큰 음반점 그리고 백화점이 연결되어있고, 푸드 코드 같은 음식점 밀집구역과 맥도날드, 피자헛, 버거킹 등의 패스트푸드점까지 너무나 익숙한 모습이 친근하기까지 하였다. 중앙역과 연결된 이 노르드스탄이라는 대형쇼핑센터는 예테보리를 방문할 때마다 익숙한 만큼 기다렸다는 듯, 내게 필요한 준비된 물건들이 구비되어 있는 곳이었다.

낯선 북유럽에서 당당하게 숙소 찾기

a 노르드스탄 쇼핑센터 안에 위치한 예테보리 관광안내소

노르드스탄 쇼핑센터 안에 위치한 예테보리 관광안내소 ⓒ 강병구

숙소정보를 알아보기 위해 노르드스탄 쇼핑센터 안에 있는 예테보리 관광안내소로 향했다. 쇼핑센터의 한가운데 있는 관광안내소에는 나 외에도 여러 관광객들이 정보를 얻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한 10여분 정도를 기다려 내 차례가 되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숙소가 필요합니다."
"어떤 숙소를 말하시는 건지…."
"예?"
"호텔을 원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유스호스텔?"
"아, 유스호스텔이 필요합니다."


이런 어수룩하고 짧은 영어대화를 안내소 직원과 하다가 Vandrarhem Stigbergsliden라는 숙소를 소개 받았다. 직접 예약하기가 좀 꺼려져서 안내소 직원에게 약간의 수수료를 물고 예약을 부탁했다.

북유럽의 관광안내소의 좋은 점 중 하나가 숙소예약 대행을 해주는 점이다. 약간의 수수료를 받는데, 숙소를 잡을 때까지 최선을 대해 서비스를 해주는 모습이 너무 고마웠다. 물론 돈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이곳 예테보리와 덴마크의 오르후스, 노르웨이 베르겐에서 이런 고마운 서비스를 통해 당황하지 않고 숙소를 잡을 수 있었다.

여하튼 그 직원은 유스호스텔과 통화를 하여 예약한 후에도 유스호스텔의 정확한 위치를 지도에 표시해주고, 내가 헤매지 않을까, 몇 번씩이나 그곳으로 가는 트램 노선도 일러주었다.

a 숲처럼 보이지만, 시 중심가 큰길 바로 옆에 있는 산책로이다.

숲처럼 보이지만, 시 중심가 큰길 바로 옆에 있는 산책로이다. ⓒ 강병구

고마운 마음에 트램을 탈까 생각도 했지만, 얼마 걸리지도 않을 것 같아 유스호스텔까지 도보를 선택했다. 무거운 배낭이 어깨를 점점 더 짓눌렀지만, 평화롭고 한가로운 도시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시내 중심가에 숲과 같은 공원이 조성되어 있는 것도 인상적이었고, 자동차보다 자전거가 훨씬 익숙해 보이는 예테보리 사람들의 이동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차후에 알아보니 스웨덴 내에서도 에너지 효율이 높은 환경도시로 유명한 곳이 바로 예테보리라고 한다.

기차역부터 한 30여 분을 걸어 숙소에 도착했다. 예약한 내용을 확인하자 반갑게 맞아주는 호스텔 직원에게 몇 가지 설명을 듣고 시트를 받아 배정받은 방으로 향했다. 청소와 준비 시간이 막 지난 오후 4시경 조용한 유스호스텔, 짐을 풀고 '어떻게 둘러볼까?' 구상하는 것으로 나의 본격적인 예테보리 여행이 시작되었다.

[여행팁 20] 예테보리 숙소

▲ 유스호스텔 모습을 묘사한 그림
ⓒwww.hostel-gothenburg.com

예테보리 유스호스텔 (Vandrarhem Stigbergsliden)은 스웨덴의 각지에 여러 유스호스텔 체인점을 갖고 있는 STF의 예테보리 지점이다. 충분한 침대수와 샤워장, 그리고 부엌과 응접실을 갖춘 전형적인 북유럽 형 유스호스텔이다. 음식점에서 사먹는 가격에 비해 식재료의 가격이 매우 싼 북유럽인 점을 고려하면 다양한 조리 기구를 갖춘 부엌의 존재는 너무 감사한 수준이다.

가격은 유스호스텔 회원기준으로 다인실 침대 1인에 140kr(2007년 현재가) 여기에 시트비와 아침 값이 각각 50kr이니 1인 1박에 한 200kr정도(약 28,000원) 예상을 하면 될 것이다.

홈페이지 : www.hostel-gothenburg.com / 강병구

덧붙이는 글 | 지난 2006년 4월 21일부터 7월 28일까지 러시아와, 에스토니아, 유럽 여러 국가를 여행했습니다. 약 3개월간의 즐거운 여행 경험을 함께 나누고자 올립니다. 다음 기사는 4월 30일(월요일)에 이어집니다.

덧붙이는 글 지난 2006년 4월 21일부터 7월 28일까지 러시아와, 에스토니아, 유럽 여러 국가를 여행했습니다. 약 3개월간의 즐거운 여행 경험을 함께 나누고자 올립니다. 다음 기사는 4월 30일(월요일)에 이어집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부영, 통 큰 기부로 이미지 마케팅... 뒤에선 서민 등쳐먹나" "부영, 통 큰 기부로 이미지 마케팅... 뒤에선 서민 등쳐먹나"
  2. 2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3. 3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4. 4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5. 5 '바지락·굴' 하면 여기였는데... "엄청 많았어유, 천지였쥬" '바지락·굴' 하면 여기였는데... "엄청 많았어유, 천지였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