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숲 속에 살포시 내려 앉은 봄...

서울숲 공원입니다

등록 2007.04.25 12:20수정 2007.04.25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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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에서 보이는 길, 오른쪽에는 방문자 센터와 야외 무대가 있고 왼쪽에는 숲속 놀이터, 뚝섬 가족마당, 수변공원 등이 있다
언덕에서 보이는 길, 오른쪽에는 방문자 센터와 야외 무대가 있고 왼쪽에는 숲속 놀이터, 뚝섬 가족마당, 수변공원 등이 있다이현숙
뚝섬 서울숲 공원은 우리 동네 바로 옆에 있다. 한강을 따라 걸어서 가면 40분, 버스를 타고 가면 20분 걸린다.

하지만 걸어서 가다 보면 항상 시간이 더 걸린다. 나의 오래된 버릇 딴청하기 때문이다. 구경할 것도 많고 생각할 것도 많은 나는 서울숲에 들어가기 전부터 이미 지쳐 있어, 성수대교에서 가까운 쪽만 겨우 보고 돌아오곤 한다. 그래서 오늘(24일)은 생각을 바꿔 버스를 탔다.


버스는 구불구불한 길을 지나 뚝도정수장 앞에 섰다. 서울숲은 다음 정거장이지만 나는 여기서 내린다. 그래야 더 가깝고 편하다.

주차장에는 여러 대의 관광버스가 겹쳐 서 있다. 세 가지 색의 철쭉, 무리 지어 피어 있는 팬지는 도로에서도 보인다. 꽃 못지 않게 예쁜 연두빛이 바람에 간들거린다. 연두 빛은 누가 뭐라 해도 봄을 대표하는 색이다.

서울숲은 차도를 두군데나 끼고 있다. 그 중 한 곳은 차도를 둥들게 아치형 언덕으로 만들어 그 위를 올라갔다가 내려가야 한다. 병아리들이 떼를 지어 언덕을 내려온다. 앞에 어른 하나, 뒤에 어른 하나, 그리고 가운데는 손에 손을 잡은 유치원생들이다. 얼마나 놀았는지 얼굴은 잔뜩 상기돼 있고, 천방지축 신나서 걷던 아이들이 하나 둘 내리막 턱에서 넘어진다. 아이들은 찌푸리지도 않고 일어나 옷에 묻은 흙을 툭툭 털며 다시 걷는다.

제일 신나는 건 역시 어린이들, 얼굴 가득 생기가 넘쳐 난다
제일 신나는 건 역시 어린이들, 얼굴 가득 생기가 넘쳐 난다이현숙
꽃길 산책...금상첨화지요
꽃길 산책...금상첨화지요이현숙
봄과 병아리, 아이들. 뭔가 상통하는 데가 있는 말이다. 싱그럽게 피어나는 잎처럼 자라는 아이들, 노랗고 귀여운 병아리 그리고 연한 연두 잎을 가진 봄.

언덕 위에 올라서자 들려오는 소리. 잎이 자라는 소리, 아이들의 재깔거리는 소리, 새들의 기쁜 지저귐 소리. 새들도 봄을 아는지 몸놀림이 분주하다.


눈앞에 넓은 길이 나타나고 자전거 탄 아이들이 질주하는 모습이 보인다. 오른쪽은 방문자의 집이고, 왼쪽으로는 숲 속 놀이터, 수변공원, 뚝섬 가족 마당이 있다. 어른들도 함빡 몰려와 있다. 그러나 서울숲은 드넓다. 앉을 자리도 많고 돗자리를 펼 곳도 많다. 오늘은 평일이어서 더욱 한갓지고 좋다.

소풍 나온 가족들...
소풍 나온 가족들...이현숙
무장애 놀이터 거인의 나라와 정글짐 상징 조형물
무장애 놀이터 거인의 나라와 정글짐 상징 조형물이현숙
역시 아이들이 제일 신나 한다. 서울숲 놀이터는 무장애 놀이터라고 한다. 넓은 놀이터에 아이들을 풀어놓고 엄마들은 엄마들끼리 모여 이야기를 한다.


어른들은 휴식, 아이들은 놀이
어른들은 휴식, 아이들은 놀이이현숙
개울물에 반한 두 어린이, 뭐 하냐니깐 '그냥요'
개울물에 반한 두 어린이, 뭐 하냐니깐 '그냥요'이현숙
싫증나면 개울가를 찾는다. 두 어린이가 병을 들고 하도 분주하게 왔다다 하기에, “뭐 하냐”고 물었더니 '그냥요' 한다. 요즘 아이들의 별난 대답. 뭐든지 물으면 “그냥”이란다.

수변공원을 한 바퀴 돌아가니 물이 공중에서 춤을 춘다. 이름하여 분수. 시원하게 솟아오르는 분수를 보러 사람들이 몰려온다. 아마도 분수가 가동되는 시간이 따로 있나 보다.

수변공원...
수변공원...이현숙
수변공원의 시원한 분수
수변공원의 시원한 분수이현숙
연인끼리 꽃을 사이에 두고 속삭이는 모습도 보이고, 엄마 아빠와 놀고 있는 가족들의 모습도 보이고, 친구와 탁자를 사이에 두고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보인다. 따사로운 봄날의 정겨운 모습들이다.

뚝섬 가족마당
뚝섬 가족마당이현숙
아직 나무가 어려 울창한 그늘은 만들어 내지 못하지만 이 복잡한 도심에 누구나 쉴 수 있는 숲 속이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담장도 없고, 매표소도 없고, 그저 길이 있는 곳으로 들어와 잠시 숲을 바라보며 쉬었다 갈 수 있으니 이만 한 쉼터가 어디 흔한가.

누구나 강변북로를 지나다가 뚝섬 쪽을 바라보면 만날 수 있는 곳, 성수대교를 지나도 보이는 곳. 굳이 거창하게 놀러 가는 행장을 꾸리지 않아도 조금의 시간만 나면 쉬었다 갈 수 있는 곳이다.

문화행사도 많다. 5월에도, 어린이 자연관찰 교실, 꽃사슴 먹이주기, 숲에서 뒹굴뒹굴, 주말 가족나들이 등 많은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유의할 점은 꼭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고 가야 한다는 것.

덧붙이는 글 | 개방시간, 연중무휴
하절기 07:00 - 20:00  동절기 08:00 - 18:00

대중교통 : 지하철 
 2호선 뚝섬역 : 도보이용 8번 출구 약 15분
  시내버스 환승 1번 출구 2413,2224 이용 두 정거장 후 하차
 2호선 한양대역:4번출구→410번, 2014번 시내버스 환승후 두 정거장 후 하차

 1호선 응봉역 : 응봉교(구 성수교) 20분

덧붙이는 글 개방시간, 연중무휴
하절기 07:00 - 20:00  동절기 08:00 - 18:00

대중교통 : 지하철 
 2호선 뚝섬역 : 도보이용 8번 출구 약 15분
  시내버스 환승 1번 출구 2413,2224 이용 두 정거장 후 하차
 2호선 한양대역:4번출구→410번, 2014번 시내버스 환승후 두 정거장 후 하차

 1호선 응봉역 : 응봉교(구 성수교)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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