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변에 펼쳐진 7만여평의 유채꽃밭

[꽃이있는 풍경 10] 창녕 남지체육공원

등록 2007.04.27 08:56수정 2007.04.27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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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노랗게 물든 남지체육공원의 7만평에 이르는 유채꽃밭

노랗게 물든 남지체육공원의 7만평에 이르는 유채꽃밭 ⓒ 김정수


a 아들 병찬이 운동기구 위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아들 병찬이 운동기구 위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 김정수

지난 14일 아들과 함께 창녕군 남지읍에 자리한 남지체육공원을 찾았다. 중부내륙고속도로 남지나들목을 빠져나와 남지 방면으로 약 1분 정도 달리자 남지체육공원 이정표가 보였다.

좌회전해서 다시 1분 정도 들어가면 남지체육공원이다. 남지체육공원은 낙동강변의 남지철교 옆에 자리한 공원이다. 7만 여평의 유채꽃밭이 조성되어 있어 노란 물감을 흩뿌린듯 장관을 이룬다.


“아빠! 나도 운동하고 싶어요.”

병찬이가 운동기구에 매달려 이리 빙글, 저리 빙글 돌기 시작했다. 유채꽃밭 앞에서 운동을 하고 있으니 아들의 몸에 노란물감이 스며드는 느낌이다. 낙동강변에 조성되어 있어 더욱 운치가 있다.

a 노란 유채꽃밭 뒤로 두개의 남지철교가 보인다.

노란 유채꽃밭 뒤로 두개의 남지철교가 보인다. ⓒ 김정수


a 유채꽃 위에 나비가 앉았다

유채꽃 위에 나비가 앉았다 ⓒ 김정수

살랑대는 봄바람 뒤로 강물이 흘러가고, 그 뒤로 남지철교도 보인다. 남지철교는 창녕군 남지읍 남지리와 함안군 칠서면 계내리를 잇는 다리로 낙동강 물길 위에 걸쳐있다.

창녕군의 관광홍보자료에 따르면, 남지철교는 일제강점기 시대 대구~통영 사이의 2등 국도를 잇는 다리로 건설되었다. 1931년에 공사가 시작되어 1933년에 완공되었으며, 1994년까지 도로 기능을 하다 현재는 인도교로 사용되고 있다.

1950년에 한국전쟁 때 북한군의 도하를 막기 위해 폭파되는 운명을 맞았다가 1953년 복구되었다.


현재 남지철교 뒤쪽으로 새로운 4차선의 남지철교가 개통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중이다. 원래 새로운 철교의 개통과 함께 이 다리는 철거될 운명이었다. 하지만 '남지철교 보존대책위원회'의 노력으로 남지철교의 가치가 널리 알려져 2005년에 근대문화유산(등록문화재 145호)으로 등록되어 보존될 수 있었다.

a 유채꽃밭 사이로 하얀 나비가 떼지어 날아다닌다

유채꽃밭 사이로 하얀 나비가 떼지어 날아다닌다 ⓒ 김정수

남지철교 위로 아들과 함께 걸었다.


“아빠! 그런데 물이 왜 이렇게 더러워요?”

철교 아래를 보니 물이 그렇게 맑지는 않다.

“응! 사람들이 쓰레기를 많이 버려서 그렇지.”

녀석의 날까로운 질문에 그렇게 대답하고 말았다. 이럴 때는 괜히 부끄러워진다. 철교에서 내려다보니 남지체육공원이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에 눈이 호사를 누린다. 왠지 눈마저 노랗게 물들어버릴 것만 같다. 철교에서 내려와 다시 유채꽃밭을 걷는데 나비가 무리지어 날아다닌다.

“아빠! 나비잡고 싶어요.”

녀석을 나비를 잡으려고 나비를 쫓아다니고, 필자는 나비 사진을 찍으려고 쫓아다녔다. 노란꽃물결 사이로 하얀 나비로 날아다니는 풍경을 보노라면 신선이 되어 함께 꽃길 속을 날아다니는 듯한 느낌이다. 유채꽃밭에는 나비만 있는 게 아니었다.

a 유채꽃 위에 무당벌레가 앉아서 쉬고 있다

유채꽃 위에 무당벌레가 앉아서 쉬고 있다 ⓒ 김정수

벌도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부지런히 꿀을 모은다. 그런가하면 어딘선가 무당벌레도 소풍을 나왔다.

“아빠! 근데 나비가 안잡혀요. 아! 무당벌레, 이거 잡을래요.”

녀석이 필자의 모델이 된 무당벌레를 잡으려다 쫓아버렸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다.
이번에는 모자를 벗어들고는 나비를 잡으러 쫓아다닌다. 잠자리채처럼 모자를 들고 나비를 쫓는 폼이 예사롭지 않다.

“아빠! 잡았어요. 무당벌레”

나비는 못 잡고 대신에 무당벌레 한 마리가 모자 안에 들어있다.

“와! 우리 병찬이! 대단하네. 근데, 벌레도 자유롭게 돌아다녀야지 안 그러면 죽어.”
“네! 좀 있다 날려 줄래요.”

만지지는 않고 모자 안에 있는 무당벌레를 신기하게 들여다본다. 5분쯤 후에 다시 보니 무당벌레는 어디론가 날아가 버리고 없다. 이제는 더 잡으려고도 하지 않고 가만히 따라다닌다.

a 유채꽃밭 중간에 정자가 세워져 있어 휴식공간과 사진촬영 장소로 인기가 높다.

유채꽃밭 중간에 정자가 세워져 있어 휴식공간과 사진촬영 장소로 인기가 높다. ⓒ 김정수


a 유채꽃밭에서 유채꽃 향기를 맡고 있는 아들

유채꽃밭에서 유채꽃 향기를 맡고 있는 아들 ⓒ 김정수

“아빠! 이제 같이 사진찍어요.”

유채꽃밭에서 삼각대를 세우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 정자 앞에서는 유채꽃에다 코를 대고 냄새를 맡는 폼이 퍽 어른스럽다.

“아빠! 이제 수영하러 가요.”

2시간 가까이 따라다니는 게 지쳤는지 녀석이 계속 재촉을 한다. 부곡하이이에 가서 튤립꽃 촬영을 하고 수영장에서 놀았다. 임해진(부곡면 청암리)에 있는 물망초횟집에서 도다리쑥국을 먹고는 집으로 돌아왔다.

한편 남지체육공원에서는 29일까지 ‘낙동강 유채축제’가 열리며, 부곡하와이에서는 30일까지 ‘제 1회 부곡하와이 봄축제’가 계속되어 함께 여행하기에 좋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SBS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SBS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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