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릅나무가 잘 자라고 있다맛객
지난 29일 일행 몇 사람과 함께 경기도 가평 명지산에 두릅을 따러 갔다. 목적지 산 아래에 봉고차가 서 있는 걸로 보아 우리보다 먼저 온 사람들이 있나보다. 예상대로 두릅은 없고 따간 흔적만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소득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잘 살펴보면 아직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두릅이 있기 때문이다. 한 시간 넘게 걸려 여럿이 나눠 먹을 정도까지 땄다. 그러니 먼저 와 훑고 지나간 그들을 원망할 일도 없다. 허나 씁쓰름한 기분을 떨쳐지지 않는다. 두릅을 따기 위해 저지른 그들의 행위때문이다.
두릅은 나무 꼭대기에 나오는 새 순이 가장 굵고 맛있다. 사람들은 그것을 얻기 위해 나무를 잡아당겨 휘어서 두릅을 딴다. 하지만 나무가 굵다면 아무리 좋은 두릅이 달렸더라도 포기해야 한다.
휘어지지도 않을 뿐더러 힘으로 따려 하다간 부러질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그런 건 이미 먹거리가 아닌 자연의 일부가 된 거라고 보면 된다. 근데 그들은 욕심이 과했을까? 낫으로 두릅나무를 두 동강 내서 기어이 두릅을 손에 넣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