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향기로 만난 '우리가락·우리 문화'

농부, 시민운동가, 예술인, 공무원 모여 신나는 잔치 열어

등록 2007.06.03 16:58수정 2007.06.0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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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김용철과 풍물 놀이패의 신나는 한마당.

김용철과 풍물 놀이패의 신나는 한마당. ⓒ 오승준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예술이 없으면, 인생이 얼마나 삭막하고 재미가 없을까. 예술은 인생을 아름다움과 행복으로 이끄는 향기로운 꽃이요, 삶의 의욕을 북돋아주는 희망의 샘물이다"는 생각. 공연관람 후에 찾아오는 좋은 느낌…. 누구나 한번쯤 경험했을 것이다.

사람과 예술의 환상적인 하모니. 그 축제의 자리에 지난 6월 1일(토요일) 오후 다녀왔다. 저녁 7시부터 나주시 공산면 중포리 충주산방 앞마당에서 3시간 동안 재미와 즐거움의 한마당으로 펼쳐진 '작은 음악회'에는 우리가락, 우리 문화를 사랑하는 농민, 시민운동가, 예술인, 공무원 등 약 60여명이 참석했다.


a 추억의 노래 늘려주는 정효면 키타리스트.

추억의 노래 늘려주는 정효면 키타리스트. ⓒ 오승준

'충주산방은 나주시내에서 승용차로 30여분을 달려 시골 산중 같은 곳에 대자연의 저택으로 우뚝 자리 잡고 있었다. 이곳은 그야말로 숲속의 아름다운 궁전이었다.

행사는 홍어, 머리고기, 김치, 막걸리, 콩밥 등 소찬으로 식사하면서 정담을 나눈 뒤 7시 30분부터 윤여정(나주시청 공무원)씨의 사회로 1부와 2부로 나누어 진행됐다.

먼저 광주 우리문화연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용철 풍물놀이패가 신명나는 한마당의 문을 열었다. 북, 장고, 징, 꽹과리 등 7명의 상쇠로 구성된 풍물패들은 장단에 맞춰 율동과 춤, 가락으로 속세의 묵은 때를 다 털어내며 참가자들에게 재미나는 풍물놀이를 한껏 선보였다.

a 김용철·김용희 형제의 장구 묘기.

김용철·김용희 형제의 장구 묘기. ⓒ 오승준

두 번째 무대에 선 정효면(나주시청 공무원)씨는 1970년대 알랭 들롱이 출연했던 <태양은 가득히> 영화의 주제곡 등을 추억의 기타로 연주하여 진한 향수를 불러 일으켰으며, 국악인 김영애씨는 '사철가'와 '춘향가' 한 대목 등을 구성진 가락과 율동으로 펼쳐 보여 듣는 이의 가슴에 진한 감동을 안겨주었다.

잠시 쉬어가는 시간에는 수박, 오디, 뽕잎차 등으로 먹고 마시는 즐거움을 더했다. 충주산방 주인인 노근진씨가 참석자들에게 선물한 분청사기로 빚은 찻잔도 아름답고, 뽕잎차도 향기롭다.


a 서예와 대금의 환상적인 만남.

서예와 대금의 환상적인 만남. ⓒ 오승준

휴식후 대금, 장구 가락에 맞춰 펼치는 정금숙씨의 도방무 춤사위, 김용철·김용희씨 형제의 장구 묘기, 최연규 선생의 색소폰 연주. 홍영씨의 대금연주, 노근진씨의 붓글씨와 해설, 김나령씨의 굿판 등 2부 행사가 잇따라 열렸다.

특히 김용철·김용희씨 형제의 장구 묘기는 가히 즐거움의 극치요 흥겨움의 압권이었다. '좋다' '잘한다' '얼씨구' 등의 추임새를 넣어가며 신명나게 즐기는 관객들의 열린 마음도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쿵닥 쿵다닥... 장구가락이 심금을 울렸다. 아이들도 덩실덩실 춤춘다. 장구가락의 율동과 춤사위, 휘몰이에 취해 참석자들은 '소양강 처녀' '사랑가'등 우리의 정겨운 노래들을 함께 부르며,국악 예술의 진수를 마음껏 즐겼다.

a 홍어와 막걸리 등을 먹으며 정담하고 있는 참석자들.

홍어와 막걸리 등을 먹으며 정담하고 있는 참석자들. ⓒ 오승준

홍영씨의 '소쇄원' 등의 대금연주도 가슴을 찡하게 적시고, 대금과 만나 오늘의 행사의 의미를 글로써 표현한 노근진씨의 '강변녹수' 등의 속깊은 휘호와 해설도 새로운 낭만과 운치의 향연이다.

사회자 윤여정씨는 '행사의 주체는 따로 없다. 그저 우리 가락, 우리 문화를 사랑하고 즐기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예술사랑'의 마음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가끔씩 개인, 국악단체, 동호회 회원들이 이곳으로 찾아와 자신들의 음악재능을 한껏 뽐낸다"며 "충주산방은 이제 나주시 명물 야외음악당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 '슈퍼'시리즈 굿판을 진행하고 있는 김나령씨.

'슈퍼'시리즈 굿판을 진행하고 있는 김나령씨. ⓒ 오승준

학교 선생님인 최연규씨의 '숨어오는 바람소리' 등 색소폰 연주와 김나령씨의 일명 '슈퍼'시리즈 마무리 굿판, 그리고 모두가 손에 손잡고 어깨동무하며, 마음과 마음을 맞대며 펼친 신명나는 한마당 굿판도 감동의 물결이었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어색한 눈빛으로 구경꾼 노릇을 하지만, 놀 수 있는 마당과 분위기를 만들어 주면, 누구든지 열린 마음으로 신명나고 즐겁게 놀 수 있다는 것을 절감했다. 그리고 어떻게 사는 것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인가를 새삼 깨달았다.

참고로 나주시 공산면 중포리에 위치하고 있는 '충주산방'은 작업장, 전시장, 도자기체험장을 갖추고 있으며, 황토로 빚은 도자기 등을 판매하고 있다.

a 공연자와 참석자들이 함께 손에 손잡고 마음과 마음을 모아 어울리고 있다.

공연자와 참석자들이 함께 손에 손잡고 마음과 마음을 모아 어울리고 있다. ⓒ 오승준

'충주산방' 대표 노근진씨는 우리나라 황토 도자기의 최고 권위자로 정평이 나 있다. 충주산방'은 노근진 대표의 아호인 충주(忠主)가 산에 있는 사랑방에서 작업을 한다는 의미를 부여해 '충주산방'이라는 택호를 정했다고 한다.

나주시는 지난 1995년 충주산방에서 만들어지는 황토자기를 나주시 특산단지 특산품 제9호로 지정한 바 있다.

a '충주산방'전시장 내부.

'충주산방'전시장 내부. ⓒ 오승준

덧붙이는 글 | 광주역에서 1시간 정도 소요. 문의 : 충주산방(061-336-3851).

덧붙이는 글 광주역에서 1시간 정도 소요. 문의 : 충주산방(061-336-3851).
#충주산방 #노근진 #나주 #작은 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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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국민을 위한 봉사자인 공무원으로서, 또 문학을 사랑하는 시인과 불우한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또 다른 삶의 즐거움으로 알고 사는 청소년선도위원으로서 지역발전과 이웃을 위한 사랑나눔과 아름다운 일들을 찾아 알리고 싶어 기자회원으로 가입했습니다. 우리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아기자기한 일, 시정소식, 미담사례, 자원봉사 활동, 체험사례 등 밝고 가치있는 기사들을 취재하여 올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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