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예술인들이 모여 사는 '헤이리' 마을

예술인들이 모여 만든 너무나 아름다운 예술촌 헤이리를 다녀와서

등록 2007.06.21 15:15수정 2007.06.2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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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6일)은 직장에서 예술인 모여사는 아름다운 마을 헤이리로 벤치마킹을 가는 날이다. 간단한 복장에 10시 30분에 대기 중인 버스에 승차하라는 전갈이다.


약 한 시간 반 정도를 올림픽대로와 자유로를 달려 도착한 곳은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 주변의 법흥리 약 15만평에 조성된 헤이리라는 마을이다.

이미 유명세를 톡톡히 탄 탓인지는 몰라도 마을회관 겸 각종 공연장으로 쓰는 커뮤니티 하우스에서 헤이리 마을 윤성택 과장이 반갑게 일행을 맞아준다.

윤 과장의 설명에 의하면 "헤이리"라는 마을 이름은 이 지역의 전통농요인 "헤이리 소리"의 후렴구인 헤이리를 따와서 지었다고 하며, 이 마을은 1994년 구상하여 1997년 회원 공동체가 발족되었고, 회원은 미술인, 영화인, 건축가, 음악가 등 370여명의 예술인들이 회원으로 참여해 집과 작업실, 박물관, 갤러리 등의 문화예술공간 및 주거공간으로 조성했다고 한다.

370여명의 회원 중 지금은 150여 회원이 건축을 하였다 하며 앞으로도 아름다운 건축공사는 계속될 것이란다. 특히 이곳에 건축을 하려면 꼭 지켜야 하는 500여쪽에 달하는 일종의 건축 지침서가 있는데 건축법 외에 자체에서 만든 이 규칙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고 한다.

이 지침서의 주요 내용 몇 가지를 들어보면 건축의 기본 철학은 최대한 원래 지형대로 건축을 하고, 건축중심을 해체하는 개념을 도입했다고 한다. 즉 부지 중심에는 갈대밭 같은 친수 공간을 만들고 출입문을 여러 개 만들어 중심을 해체하는 개념이라고 한다. 여기에 한 가지 더 문화를 창조하는 공간개념을 도입하고자 했다고 한다.


또한 건축 지침 중 특이한 내용 몇 가지만 살펴보면, 도로를 콘크리트나 아스팔트 포장을 할 수 없다. 건물 외벽에 타일을 붙일 수 없다. 물론 페인트도 칠할 수 없다. 담장을 만들어서는 안된다. 건축물 높이도 3층을 초과하거나 12m 이상의 높이로 건축할 수 없다는 등등의 규제사항을 보면 도심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조건들이다.

아마도 이런 스스로의 규제사항 때문에 이곳에 건물을 짓고 갤러리를 운영하시는 유명대학의 건축과 교수님이 스스로 "행복한 바보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고 방문자에게 설명하신 것 같다.


건축이나 디자인에 전문적 식견이 없는 본인으로써는 어쩌면 많은 공간을 낭비한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건축물 하나하나가 조형미를 추구하는 아름다움이 있고, 가로등 같은 각종 시설물 하나하나에도 디자인에 많은 신경을 써서 이런 행복한 공간을 만들었는가를 느끼게 한다.

이런 여러 과정을 거쳐 건설 운영되고 있는 헤이리 예술촌이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국내의 건축. 디자인 공부하는 학생들의 당연한 방문 코스일 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건축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찾아오는 일이 잦다고 한다.

문화 창조의 공간으로의 기능을 다하기 위해 국제미술전시회 등이 자주 열리는 등 문화공간으로써 기능도 톡톡히 하고 있음은 물론이고 외지의 방문객들이 많아지자 파주시에서는 문화마을로 지정하는 문제를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주민 공동체마을도 성공할 수가 있다는 것을 실감한 하루가 되었다.

행복하고 아름다운 예술인 마을 헤이리에서 촬영한 사진을 올려본다.

a 현재 얼굴 얼굴전이라는 현대미술전이 열리고 있는 건물로 전시장, 워크숍 공간, 주거공간(2층)으로 사용되고있는 건물

현재 얼굴 얼굴전이라는 현대미술전이 열리고 있는 건물로 전시장, 워크숍 공간, 주거공간(2층)으로 사용되고있는 건물 ⓒ 양동정

a 은색과 갈색이 어우러진 건물로 내부는 근대옹기와 도예 등 다양한 미술품이 전시되고있다.

은색과 갈색이 어우러진 건물로 내부는 근대옹기와 도예 등 다양한 미술품이 전시되고있다. ⓒ 양동정

a 방송인 황인용씨가 직접 틀어주는 음악이 2층을 비워내 천정아래 은은하게 울러퍼지는 카메라타 음악감상실이다.

방송인 황인용씨가 직접 틀어주는 음악이 2층을 비워내 천정아래 은은하게 울러퍼지는 카메라타 음악감상실이다. ⓒ 양동정

a 책방 중심의 문화공간으로 아래층은 전시공간이고, 1층은 레스토랑 등이고 2층은 북카페로 구성되어있다.

책방 중심의 문화공간으로 아래층은 전시공간이고, 1층은 레스토랑 등이고 2층은 북카페로 구성되어있다. ⓒ 양동정

a 서부영화의 세트장에서나 볼 수있을 듯한 형태의 건물로 외부계단에서 권총을 찬 카우보이가 떨어져내리는 모습이 연상된다.

서부영화의 세트장에서나 볼 수있을 듯한 형태의 건물로 외부계단에서 권총을 찬 카우보이가 떨어져내리는 모습이 연상된다. ⓒ 양동정

a 백순실씨와 건축가 우경국씨의 금산 갤러리로 전시회와 음악회도 열릴 수 있는 건물로 건물 내부의 상수리 나무를 그대로 살려 건축을 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백순실씨와 건축가 우경국씨의 금산 갤러리로 전시회와 음악회도 열릴 수 있는 건물로 건물 내부의 상수리 나무를 그대로 살려 건축을 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 양동정

a 자연 친화적인 오솔길

자연 친화적인 오솔길 ⓒ 양동정

a 무더운 여름철 간이로 설치한 아이스크림 판매대 디자인만 보아도 얼마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지 알 수 있을듯...

무더운 여름철 간이로 설치한 아이스크림 판매대 디자인만 보아도 얼마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지 알 수 있을듯... ⓒ 양동정



a 적고 아름답게 만들어진 각종 광고물들

적고 아름답게 만들어진 각종 광고물들 ⓒ 양동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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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동정


#헤이리 #예술인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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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는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의 역할에 공감하는 바 있어 오랜 공직 생활 동안의 경험으로 고착화 된 생각에서 탈피한 시민의 시각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진솔하게 그려 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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