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의 습기를 재즈의 바람으로 말리다

스톤재즈 7집 음반 발매 기념 콘서트 열려

등록 2007.06.24 19:53수정 2007.06.24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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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다가오고 있어서인지 무더위와 습기가 종종 사람을 짜증나게 합니다. 사람들은 이럴 때를 대비해서 각자의 비밀무기를 가지고 있지요. 시원하게 샤워를 하거나, 목이 짜릿한 생맥주를 마시기도 합니다. 저는 이번에 난생 처음 제 돈을 들여 콘서트란 것을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6월, 인터넷에서 우연히 알게 된 스톤재즈. 홈페이지에 나온 6집 기념 이벤트에 당첨되어 제가 복무하던 부대로 앨범이 날아왔습니다. 당시 우리의 민요를 재즈의 리듬으로 재해석한 스톤재즈의 음악은 재즈계는 물론이고 한국 음악계에 새로움을 불러왔습니다. 병장 생활을 하면서 몰래몰래 위병소 근무를 나갈 때 챙겼던 음악 CD가 바로 스톤재즈였는데, 위병소에 가야금과 피리 소리가 청아하게 울릴 때면 위병 근무를 같이 서던 후임들은 괴로워했었죠.

"아이~ 박상익 병장님~ 대체 가야금이 뭡니까~ 그냥 채연이나 틀어주십쇼~"
"맞습니다~ 국악이 뭡니까~ 차라리 조용하게 근무 서고 싶습니다~"

콘서트를 보러 가는 길에 저의 군 시절 만행(?)이 떠올라 잠시 웃음을 지었습니다. 얘들아~ 그래도 우리의 것이 좋은 것이여~

23일 저녁 7시. 광진구에 있는 나루아트센터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슬쩍 무대 뒤로 찾아가보니 마지막까지 리허설이 한창이더군요. 리더인 이원수 선생님께 처음 인사를 드리고 좌석을 찾아 앉았습니다.

첫 음악은 가야금과 해금의 조화가 매력적인 'Manha de carnival'로 시작했습니다. 루이스 본파의 명곡이죠. 처음에는 마이크가 너무 가까웠던지 해금 소리가 살짝 거슬렸지만 곧 각기의 연주들이 합세하면서 멋진 음악을 들려주었습니다. 그 뒤를 이어 'Fly to the moon', 재즈의 명작 'Take Five'를 재해석한 'Take one more'까지. 모두들 재즈로 대표되는 양악기와 가야금, 해금, 피리의 국악기가 만들어내는 조화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2부로 이어지는 공연에서는 더욱 더 흥겹고 빠른 박자의 음악이 관객의 흥을 돋웠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Take the A train'이 나올 때 관객들이 박수를
치며 크게 호응했습니다.

무대 뒤에 설치된 스크린에서는 두 명의 무용수가 선보이는 그림자 안무가 진행돼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었습니다. 현대 무용과 막춤을 적절히 섞은 듯한 모습에 관객들이 큰 박수와 웃음으로 화답했었습니다. 막춤 실력이 수준급이었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나서 앙코르를 받자 스톤재즈는 앨범에 수록된 곡인 'Misty'를 연주했습니다. 리더 이원수님의 보컬이 큰 호응을 받았었죠. 마지막까지 관객과 함께 웃으며 멋진 연주를 들려주어 공연장의 모든 사람이 즐거운 표정으로 공연장을 나섰습니다. 서울의 장마 때문에 여전히 습했지만 기분만큼은 한결 가벼워진 좋은 경험이었죠.

음악을 전공하는 대학생 김기중(24)씨도 "이러한 국악과 재즈의 접목을 시도한 것에 대해 새로운 느낌을 받았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시도가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동안 재즈와 기타 음악이 섞인 퓨전이나 크로스오버 등의 시도는 많았지만, 국악기와 양악기가 완전한 앙상블을 이룬 것은 스톤재즈가 처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우리 고유의 음악을 재즈의 감각으로 살려내고 서양의 재즈를 우리의 감수성으로 표현하는 스톤재즈. 앨빈 토플러 박사는 그의 저서 <부의 미래>에서 미래의 혁명적인 부는 시간과 공간과 지식을 통해 창출할 수 있다고 했었죠.

바로 스톤재즈가 서양과 동양, 고전과 현대를 통해 새로운 크로스오버 라는 새로운 지식을 창출한, "혁명적인 부"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앞으로 스톤재즈의 많은 활동을 기대합니다.
#스톤재즈 #국악 #재즈 #퓨전 #크로스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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