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자로 선정된 안양시민 고 윤태웅씨

정부, 해외건설 현장에서 동료 직원 구한 의로운 죽음 인정

등록 2007.06.29 17:02수정 2007.06.29 17:02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a 29일 안양시청에서 유가족에게 의사자 증서 전달

29일 안양시청에서 유가족에게 의사자 증서 전달 ⓒ 안양시청

해외 건설현장인 파키스탄 로와리에서 발생한 재난사고 현장에서 동료직원을 구하고 세상을 하직한 안양시민인 고 윤태웅(43)씨가 '의사상자 예우에 관한 법률'에 의거, 정부로부터 의사자로 선정돼 29일 안양시청에서 의사증서와 보상금 증서를 전달받았다.


의사상자는 각종 범죄나 사고 등으로 위해상황에 빠진 타인을 구조하다가 다치거나 목숨을 잃은 경우, 의사상자 가족 및 유족 또는 관할 자치단체장이 광역지자체를 경유해 지정을 신청하면 보건복지부에서 심사위원회를 통해 지정 여부를 심사·결정하게 된다.

안양시에 따르면 고 윤태웅씨는 건설업체인 우원개발(삼부토건) 직원으로 파키스탄의 로와리 철도터널 공사현장에서 근무하던 2006년 8월 14일 오후 5시 30분경 집중호우 속에 직원들과 현지인을 대피시키던 중 갑자기 토사와 바위를 동반한 급류가 숙소를 덮치는 것을 보고 미처 대피하지 못한 직원 최모씨를 구하고 급류에 휩쓸려 실종·사망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 21일 의사상자심사위원회를 개최, 살신성인의 용기와 행동을 몸소 실천한 10명을 의사상자로 인정(의사자 4명, 의상자 6명)하였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급박한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하기 위하여 자신의 생명, 신체의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행위를 하다가 사망에 이르거나 대통령령이 정하는 부상을 입었다"며 "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용기를 널리 알려 사회의 귀감으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안양시는 29일 오전 안양시장 집무실에서 부인 이미선(39세, 동안구 비산1동 삼성래미안 거주)씨에게 정부가 수여하는 의사자 보호증서와 의료급여(1종)증서, 보상금 지원확인서 등을 전달하고 윤씨의 의로운 죽음을 기렸다.


안양시 관계자는 "다급한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현장에서 동료직원을 먼저 구하고 숨진 윤태웅씨의 소식을 접한 후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자 금년 3월 보건복지부에 의사자 추천했으며 지난 6월 28일 의사자로 선정됐음을 통보받게 됐다"고 밝혔다.

또 "정부 보상금으로 1억7856만원이 지급됐으며 유가족이 국립묘지 안장을 요청함에 따라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의거 현재 절차를 진행중에 있다"고 말했다.


고 윤태웅씨는 안양공고와 안양전문대학(현 안양과학대학)을 나와 97년 우원개발에 입사했으며 직장동료 사이에서 성실하면서도 항상 남을 배려하는 정신이 남달랐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가족으로는 부인 이민선씨와 안양 문원중(여·13세)과 샘모루초교(남·9세)에 재학중인 두 남매를 두고 있다.

한편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웃을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 만큼 숭고한 사랑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세상은 그런 이를 의인(義人)이라 부르고, 의사상자(義死傷者)로 예우한다.

의사상자 신청은 사건발생 3년 이내 가능하다. 의사상자로 인정을 받으면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상금과 혜택이 주어지며 국가적 예우가 행해진다.

또한 기초생활수급자 수준의 의료급여 보호 혜택과 의무교육인 초·중학교와 고교 졸업시까지만 자녀교육비가 지원되고 유족의 생활안정을 위한 취업보호 등이 이뤄지지만 일시불로 지급되는 보상금 외에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도 있다.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안양 #의사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새벽 3시 편의점, 두 남자가 멱살을 잡고 들이닥쳤다 새벽 3시 편의점, 두 남자가 멱살을 잡고 들이닥쳤다
  2. 2 "독도 조형물 철거한 윤석열 정부, 이유는 '이것' 때문" "독도 조형물 철거한 윤석열 정부, 이유는 '이것' 때문"
  3. 3 방치된 폐가였는데 이젠 50만명이 넘게 찾는다 방치된 폐가였는데 이젠 50만명이 넘게 찾는다
  4. 4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5. 5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