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액자는 침실에 걸어도 좋고 서재에 걸어도 좋을 텐데...이현숙
마루로 나와 채상이야기라고 쓴 액자를 자세히 읽어본다. 아무 대나무나 되는 게 아닌 듯 대나무 채취 과정부터가 까다롭다. 키가 크고 곧게 자란 2~3년생 왕대나무여야 한다. 황토밭에서 식생한 것으로 동지무렵 채취한다. 대나무는 물에 담궈서 다듬고 쪼개고 훑는다. 두께는 0.1~0.2로 얇아지고 내피와 외피로 구분된다.
채상의 특징은 아름다운 색상과 문양이다. 우리나라 전통염색기법은 식물성염료인 치자, 쪽, 잇꽃, 갈매 등을 이용 노랑, 빨강, 검정, 파랑 등 네가지 색으로 했으나 요즘은 재료 부족으로 일부는 화학염료를 사용한다고 한다.
상자를 짜기 위해서는 찌대와 날대를 놓고 바닥잡기를 한 다음 문양에 맞춰 세오리 뜨기를 넣으면서 대오리를 넣고 문양의 짜임을 고려하여 작업한다. 어느 정도 짜이면 메대를 넣고 여러 번 접기를 하여 상자 짜기로 한다. 마지막으로 마무리 손질을 잘 하여 상품화한다.
채상이란 본래 대나무를 가늘게 쪼개어 여러 색깔로 물들여 짜 만드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보통 상자류 제품이 많아 '채죽상자'로 불리다가 줄여서 채상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벽에는 채상에 쓰일 고운 색상의 대나무 가닥이 길게 늘어져 있다. 이 곱고 가는 가닥을 일일이 찌대와 날대를 놓고 문양을 맞춰가며 작품을 만들다니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 정말 작품 하나 만드는데 거의 일주일이 걸린단다.
그래서 그런지 작은 상자 하나에도 보통 몇 만원 씩이나 했다. 이름 있는 화가의 작품이나 도자기에 비한다면 그리 비싼 가격도 아니건만 사람들은 그리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아무래도 상자는 그냥 놔 두기보다 쓰임새를 찾기 때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