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대안을 꿈꾸다!

<反자본주의-시장독재와 싸우는 사람들>과 <인간회복의 경제학>

등록 2007.07.08 15:34수정 2007.07.0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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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막을 내린 드라마 <쩐의 전쟁> 주제곡에는 "돈에 웃고 돈에 우는 세상 돈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쩐이라면 무엇이든 OK"이라는 가사가 나온다. 자본주의 사회의 기형적인 단상을 극단적으로 보여준 이 드라마는 그야말로 '돈의 위력'을 인물들의 집착을 통해 잘 보여주고 있다.

최근 들어 자본주의 사회의 병폐를 꼬집는 소재의 드라마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에 못지않게 책들도 여럿 선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책들이 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보다 구체적이고 행동을 요하는 책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a <反자본주의-시장독재와 싸우는 사람들>

<反자본주의-시장독재와 싸우는 사람들> ⓒ 유토피아

대표적인 책으로 사이먼 토미의 <反자본주의-시장독재와 싸우는 사람들>도 그렇다. 이 책의 저자는 서문에서 반(反)자본주의 활동가들을 위한 여러 책들을 소개해주며, 보다 실물적인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이 책의 주요한 목적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하거나, 시작하고 싶지만 어디에서 시작할지 모르는 '초보자'들을 위해서다. 한마디로 활동가 지향적인 책이라는 말이다. 저자는 '자료에 관한 정보 제공'에 신경을 썼으며 꼭지마다 항상 참고할 만한 사이트와 책들이 세심하게 첨부해 놓았다.

책의 추천사를 쓴 강수돌 교수가 "마치 창의적인 대학생의 탁월한 기말리포트처럼 읽기 쉽다"고 말 할 만큼, 이 책은 다양한 실물 정보를 기반으로 독자에게 반자본주의 동향을 쉽게 알려주려 부단히 애쓴 노고가 엿보인다.

첫 번째 꼭지에서는 '자본주의는 왜 등장했고 어떻게 굴러가는가'에 대해 나와 있는데, 정의의 문제, 독특한 경쟁 체제, 신자유주의를 소재로 다루고 있다. 저자는 1980년대와 1990년대 신자유주의의 맹공에도 정치는 죽지 않았다며, 다만 땅 밑으로 들어갔을 뿐이라고 말한다.

암중모색을 꿈꾸는 그는 1999년 시애틀 시위를 주목하는데, 두 번째 꼭지인 '왜 시애틀인가?'라는 제목으로 이 내용을 다루고 있다. 1968년을 지나 발생한 이데올로기의 종말, 비공식 정치의 시작과 다양성을 계기로 새로운 대항정치가 생기면서, 이러한 대항정치는 인터넷의 보급으로 직접 행동을 야기할 만큼 유용해졌으며, 광범한 상호작용의 네트워크로 조직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 속에서 시애틀 시위는 활동가와 논평가 사이에서 '반자본주의 운동이 정말로 있다'라는 견해가 진지하게 받아들여지는 근거가 된 것이다.

사이먼 토미는 반자본주의라는 '입장'은 같지만, 이를 대하는 '태도'가 다른 다양한 이들에 대해서도 사견 없이 독자에게 소개를 해주고 있다. 자유주의적 개혁주의, 사회민주주의, 마르크스주의, 공산주의, 아나키즘, 사파티즘 등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여러 운동에 대해 주목하며 '저항의 논리'로 이러한 다양한 운동들이 행동할 그날을 꿈꾼다.


그는 운동이란 네트워크이며 시위를 떠받쳐주는 '뿌리줄기들'이라고 말한다. 눈에 보이는 시위 현상 자체가 운동이 될 수는 없으며 암약하고 있는 소통과 행동을 운동이라 정의했다.

그는 '불가능하다던' 공산주의 몰락에 이어 역사의 종말식 절대 이상으로 소멸이 불가능하다던 '자유민주주의'의 몰락이 그 뒤를 따르며 '또 다른 세계'를 발견하고 건설하려는 '반자본주의자들'의 행보가 만들어 내는 길,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길을 믿고 있다.

이 책의 말미에는 저자의 한국어판 후기가 실려있는데, 이 책의 원고가 쓰인 2003년 이후의 굵직한 사건들을 보완하며 '대안세계화 운동'의 사례들을 들려 준다. 미국의 일극체제에서 이제는 포스트-일극체제로 악화되었지만 라틴 아메리카의 부상이나 중국의 행보에 그 가능성을 점쳐보는 것이다.

보론으로 민주노동당 정책실장을 지낸 레디앙 기획위원 이재영씨의 글도 한국사회의 운동에 대해 적절한 문제제기로 사료된다. 이어 주요 사상가와 운동, 용어 정리도 곁들여져 무척 친절한 반자본주의 실용서로 기억 될 책이었다.

신자유주의 열풍 속에서 대안을 모색하다

a <인간회복의 경제학>

<인간회복의 경제학> ⓒ 북포스

이어 소개될 책은 신자유주의 열풍 속에 대안을 모색한 일본인 경제학 교수, 진노 나오히코의 <인간회복의 경제학>이다. 진노 나오히코는 '경제를 위한 인간인가, 인간을 위한 경제인가' 회의적 문제제기 속에 인간은 '호모이코노미쿠스'가 아니라 '호모사피엔스'라고 정의한다. 그는 정치, 경제, 사회 시스템의 관계를 짚어보며, 인간의 행동에 대해 경제논리로 측량하는 기존의 경제학을 부정하며 새로운 대안을 모색했다.

이 책은 인류의 역사가 '피리어드'와 '에폭'으로 나뉘어진다고 말하는데, '피리어드'란 일정한 특색을 갖추고 있는 시대이며 '에폭'은 획기적인 전환이 발생하는 시대이다. 저자는 현시대가 '에폭의 시대'라 규정하며 파국으로 향하는 현 경제체제의 모순을 폭로한다.

저자는 신자유주의의 비극이 시작된 1979년 영국의 대처 정권, 1981년 미국의 레이건 정권, 1982년 일본의 나카소네 정권을 비교 분석하며 '잃어버린 10년의 비극'에 대해 그 처참한 전적을 유감없이 비교 분석해준다. 다양한 통계자료와 사례는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정보를 제공한다.

'잃어버린 10년의 비극'에 이어 '케인즈 복지국가의 위기'는 현시대를 에폭의 시대로 규정하는 근거가 된다. 에폭의 시대는 또 다른 체제의 대안을 찾게 마련인데, 진노 나오히코는 그 대안을 사회민주주의 국가의 대표격인 스웨덴을 꼽아 대안을 제시했다.

이 책에서 스웨덴은 워크페어(workfare) 국가로 일과 복지가 합치된 인간중심의 사회로 소개된다. 인재육성 및 공동체 실현, 육아 및 교육정책, 노동조합의 사례들을 들어 스웨덴을 가깝게 여기게 하는데 실존하는 이러한 사회체제는 실제 '가능한 실현'으로 보인다.

앞서 소개된 <反자본주의-시장독재와 싸우는 사람들>가 실제 활동가 및 사회모순을 직시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책이었다면 <인간회복의 경제학>은 전자의 반자본주의 운동의 여러 태도 중, '개혁주의- 사회민주주의'를 이 사회의 대안으로 보는 책이다.

어떠한 사회를 그 대안으로 보든, 그것은 독자의 선택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현 신자유주의의 한계를 누구나 공감하고 있으며, 21세기 새로운 사회를 향한 열망들이 전 세계적으로 들끓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전 세계에 하나의 유령이 떠돌고 있는 것처럼.

반자본주의 - 지식발전소 01

사이먼 토미 지음, 정해영 옮김,
유토피아, 2007


인간 회복의 경제학 - 공감과 연대에 기초한 21세기 인간중심의 새로운 경제

진노 나오히코 지음, 김욱 옮김,
북포스, 2007


#자본주의 #反자본주의-시장독재와 싸우는 사람들 #인간회복의 경제학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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