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경선해 '1대1'이면 한나라당 이겨
대통합 걸림돌 되면 내년 총선도 실패"

정동영 전 의장 면담... "범여권 대통합에 헌신하면 국민이 밀어올릴 것"

등록 2007.07.09 18:33수정 2007.07.10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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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김대중 전 대통령은 9일 오후 정동영 전 의장을 만나 '대통합'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지난 6월 14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6.15 남북공동선언 7주년 기념 만찬 행사에 참석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

김대중 전 대통령은 9일 오후 정동영 전 의장을 만나 '대통합'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지난 6월 14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6.15 남북공동선언 7주년 기념 만찬 행사에 참석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 ⓒ 오마이뉴스 남소연

김대중 전 대통령은 범여권 대통합과 관련해 "대통합 이외에는 길이 없다"면서 "대통합에 기여하는 사람이 국민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9일 오후 4시 김 전 대통령을 방문한 정 전 의장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은 "대통합의 걸림돌이 되거나, 대통합을 실패하게 하는 지도자는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실패할 것이고, 아무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중도개혁통합신당과 민주당의 합당에 대해 내년 총선을 겨냥한 합당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과 연결시켜보면, 김 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통합민주당을 겨냥한 직격탄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

김 전 대통령은 또 "국민의 관심은 지금 온통 한나라당에 쏠려 있고, 범여 후보에게는 관심을 주지 않고 있다"면서도 "대통합이 되면 그 순간부터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서 "누가 제일 대통합에 헌신했느냐가 판단기준이 될 것"이라면서 "국민을 앞세우고 자신을 뒤로 밀쳐놓고 대통합에 헌신하면, 국민이 앞으로 밀어 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범여권 지도자들의 적극적인 통합 행보를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경선해 1대1로 붙으면 한나라당에 승리"

김 전 대통령은 계속해서 "국민경선을 해서 한나라당과 1대1로 경쟁하면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정 전 의장은 전했다. 이와 관련, 김 전 대통령측에서는 "'승리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이 아니라 '해 볼만 할 것이다'고 말했다"며 정정을 요청해왔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5월말과 6월초 범여권 인사들을 집중적으로 만나면서 대통합의 당위성을 역설한 바 있다. 대통합 문제와 관련해서 김 전 대통령의 의중이 전달된 것은 오래간만이지만, 발언 수위는 대단히 높다.


김 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개입 논란이 확실시 됨에도 이같은 발언을 한 것은 지금이 고비이며 자신이 몰꼬를 터줘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선을 앞둔 물리적 시간이 빠듯한 상황에서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과 박상천·김한길 공동대표가 만났음에도 열린우리당 해체주장과 친노세력 포함여부를 놓고 대통합 논의가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본거지인 광주전남지역에서 박상천 대표에 대한 비판여론이 높아가는 상황에서, 김 전 대통령까지 직설적으로 의견을 밝힘에 따라 범여권 대통합 논의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참여정부 남북정상회담 못한다면 대단히 안타까운 일 될 것"

김 전 대통령은 남북문제와 관련해서는 "남북관계와 6자회담을 병행하여 노력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으나 이제 잘 될 것"이라면서 "한나라당의 대북정책전환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북정상회담은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참여정부 입장에서 정상회담을 못한다면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관계는 6자회담에 반발짝 늦게간다'는 기조를 유지해온 노 대통령에 대한 간접적인 불만표시와 동시에 적극적으로 정상회담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또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 이어서, 제3기 정부에서는 이제 열매를 맺어야 할 때"라면서 "온갖 역풍 속에서도 포용정책을 지지해준 국민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날 자리는 정 전 의장이 지난 3일 대선 출마선언을 한 뒤 전화통화를 하면서 요청해 성사된 것이다. 정 전 의장은 김 전 대통령에게 "저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10년의 정통성을 잇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대통합을 이뤄내고 국민경선을 통해 후보가 되도록 공정한 마음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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