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예미민족복장유한회사" 공장의 작업 모습3김영조
연길 조선족들의 민족 정체성, 그리고 시장의 자주적인 사고를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예미는 중국 내 50여 곳의 대리점이 있을 정도로 인정받고 발전하고 있었다. 하지만, 류 사장은 더 발전해야 한다며, 편한 옷감의 사용과 더 세련된 디자인의 개발 등에 힘쓸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기자에게도 도움을 달라며 부탁하기도 했다.
그는 할 말이 많았다. 자주 걸려오는 전화와 직원들의 문의에 답을 해가며, 끊임없이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고 있었다.
"일부를 빼고는 아직 한복을 결혼식에만 입는 옷으로 여긴다. 그런 의식을 깨고, 한복은 정말 좋은 옷임을 알려내야 한다. 조선족은 중국에 살면서도 민족정신을 간직한 채 자랑스럽게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앞으론 조선족 모두가 한복을 입는 날이 올 것으로 믿는다. 나는 이 일을 하는 것이 정말 보람 있고, 값어치 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자부한다."
류 사장은 그런 얘기를 하면서 눈이 반짝인다. 그는 민족적인 철학을 가슴 속 깊이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내가 친근하게 느꼈던지 친구로 지내잔다. 알고 보니 나보다 5살이 아래였지만 그게 뭐 대수일까? 객지 벗은 10년만 넘지 않으면 된다고 하지 않는가? 멀리 남의 나라 땅에서 민족의 얼을 살리는 최선을 다하는 류 사장에게 마음속으로 큰 손뼉을 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