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이 대선출마 만류 안했다"

[단독] 유시민 의원, <조선> 보도 관련 "누가 잘못 흘렸냐" 불쾌감 토로

등록 2007.07.13 19:21수정 2007.07.14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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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13일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최근 떠도는 '노 대통령 대선출마 만류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13일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최근 떠도는 '노 대통령 대선출마 만류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은 13일 "노무현 대통령은 나의 대선 출마를 만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유시민 의원은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지난 11일 친노성향 의원들과의 회동에서 '노 대통령이 출마를 만류했다'고 말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특히 당시 회동에 참석했던 김종률 의원이 이날 오후 "유 의원이 '노 대통령이 완곡하게 출마를 만류했다'고 말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김 의원이 잘못 들었나 보나. '아' 다르고 '어' 다른데..."라고 강하게 부정했다.

유 의원은 오히려 당시 회동 내용이 이날 <조선일보>에 보도된 것과 관련 "설사 참석했던 의원들이 내 얘기를 잘못 들었다 하더라도 왜 그것을 언론에 흘리느냐. 누가 흘린 것이냐"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노 대통령은 누구보고 나와라, 말라고 할 분이 아니다"며 "오히려 많은 사람이 대선주자로 나오면 흥행도 되고 좋다고 하실 분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노 대통령과 출마 여부를 두고 한 번도 얘기해본 적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는 열린우리당 내 친노 성향 의원들 사이에서 유 의원의 대선출마 여부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분열 양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의정연구센터(의정연)를 중심으로 한 친노직계 의원들은 유시민 의원의 출마를 반대하고 있는 반면 참여정치실천연대(참정연)측은 유 의원의 출마를 권유하고 있다.


친노진영 내에서 유 의원의 대선출마 여부는 오래 전부터 논란이 돼 왔다. 의정연 소속인 이광재 의원은 지난 5월 <연합뉴스>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은 유시민 복지장관이 대선후보로 나서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대통령으로부터 그런 말을 들었다"며 "유 장관은 항상 대통령 뜻을 따르고 존중하겠다고 했으니까 따르지 않겠느냐"고 말해, 유 의원의 대선출마를 반대한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유 의원의 대선출마 여부는 범여권 대통합과도 연결되는 부분이다. 유 의원의 합류여부를 놓고, '유시민의 대선 불출마'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김종률 "유시민, 노 대통령이 완곡하게 출마만류했다고 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이날 "노 대통령이 최근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의 대선 출마를 만류했지만, 유 의원이 우회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유 의원이 11일 이화영, 김종률, 이광철, 윤호중 의원 등 친노성향 의원들과의 만찬에서, "노 대통령이 내게 '이해찬 전 총리가 출마한다고 하니, 유 의원은 대선에 나가지 말라'고 권유했다"고 한 참석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것.

이는 '노심'이 이해찬 전 총리에게 있으며, 노 대통령이 직접 범여권 후보 조정 작업에 나서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대단히 민감한 내용이다.

특히 김종률 의원은 이날 오후 "유 의원이 '노 대통령이 완곡하게 출마를 만류하셨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과 유 의원이 만난 시점에 대해서는 "이해찬 전 총리가 대선출마를 선언한 19일 직후로 안다"고 말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유 의원은 이에 대해 노 대통령에게 "생각이 많았던 부분인데 말씀을 주셔서 감사하다"면서 "그러나 참여정부를 부정하거나 단절하려는 사람들끼리 본선에서 붙게되면 제 출마를 막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이번 대선에서 민주개혁진영의 대의를 구현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주로 이야기했다"면서 "손학규 전 지사가 범여권의 대표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데 모두 뜻이 같았다"고 말했다.

이광철 "자기들이 자리 만들고 허위사실 언론에 흘려"... 청와대도 부인

그러나, 유 의원과 함께 이날 모임에 나갔던 이광철 의원은 "그 같은 발언은 없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의원은 "모임 내내 같이 있었지만 유 의원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전혀 없다"면서 "자신들이 초청해놓고 하지도 않은 말을 언론에 흘린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유 의원은 이화영 의원 등 친노직계 의원들로부터 회동 요청을 받고, 이 회동이 이후 구설에 오를 수도 있다고 우려해, 참정연에서 같이 활동했던 이광철 의원에게 동행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광철 의원은 유 의원의 우려가 현실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종률 의원은 "의정연 의원들이 유 의원을 초청한 자리였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지만, 의정연 소속 의원들이 '다른 목적'을 갖고 자리를 만들었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억측"이라고 부인했다.

청와대도 "노 대통령이 유 의원의 출마를 만류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천호선 대변인은 13일 오후 브리핑에서 "대통령께서 유 전 장관을 만난 것은 장관을 그만두기 전이었고, 장관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따로 만나지는 않았다"며 "일부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구체적 대화 내용은 비공식적 자리였기 때문에 확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유 장관의 대선 출마를 만류하지 않았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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