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시간에 본 그 애가 누군지 궁금해?

포털사이트화 돼가는 대학 커뮤니티 사이트

등록 2007.07.15 08:19수정 2007.07.3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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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야. 나와 함께 00 수업 듣는 너..

등록일: 2007-07-13 23:54


자꾸 생각난다.

넌 어떠니?

내가 아는 건 네 얼굴과 이름뿐

[리플1] 2007-07-13 23:58:23 오오오~~반하셨군요~~^^
[리플2] 2007-07-14 00:00:00 완전 두근.ㅋ 매 수업시간이 행복하시겠어요.ㅋ
[리플8] 2007-07-14 01:00:56 얼굴과 이름을 아신다면 러브노트에 쓰면 40초 후에 사랑에 빠진답니다.


실시간 온라인 커뮤니티를 표방하는 고려대학교 재학생 커뮤니티인 ‘고파스’(www.koreapas.net)의 고민상담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대학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가 수업정보, 과외 구하기, 하숙집 구하기를 넘어서 고민상담, 오프라인 친목도모, 생활정보 등 학교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에 대한 정보를 주는 포털사이트화 되어가고 있다.

고파스의 ‘생활의 발견’ 게시판에는 고주파를 발생시켜 모기를 퇴치시킨다는 ‘모기퇴치프로그램’이 올라와 있다. 또한 ‘학교에서 위급한 상황 발생 시’라는 제목의 글에는 학교 상황실 전화번호와 함께 ‘뭔가 자력으로 해결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 생겼을 때 전화하면 중앙광장에 있는 상황실에서 간지나는 security 옷을 입은 세콤아저씨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출동하십니다’라는 내용이 재미있는 표현으로 적혀있다. 고파스는 ‘고려대학교’와 검색사이트인 ‘엠파스’를 합친 말이다.


고민상담게시판에는 이성 관련 고민 상담을 비롯해 성적 문제, 집안 문제, 성격 문제 등 다양한 고민이 올라와 있다. 이중에는 ‘남자친구가 있는 선배가 자꾸 연락을 하는데 어떻게 하죠’, ‘살면서 이제까지 여자와 자 본 적이 없는데 정상일까요’, ‘CC되는 법 알려주세’ 등 이성과 관련한 고민 상담이 압도적으로 많다. 대학생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가 이성 친구를 사귀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학생들은 상담게시판에서 ‘사귀지 않는 사람과 잤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등 아주 가까운 친구에게도 하기 어려운 고민을 마음껏 풀어놓는다. 또한 ‘수염 숱이 적어서 길러도 매우 지저분한 인상만 주는데 좀 덥수룩하게 간지나게 기를 수 있는 방법이 없나요’ 등 재미있는 고민거리들도 눈에 띈다.


a 고파스 포토갤러리에 올라온 재미있는 사진

고파스 포토갤러리에 올라온 재미있는 사진 ⓒ 고파스


고파스는 고려대학교에서 만든 것이 아니라 제 40대 총학생회에서 운영하고 있다.

고파스 운영자인 일명 ‘고파파’로 불리는 박종찬(식품자원경제학과 00학번)씨는 “학교의 자유게시판은 학교에서 운영하는 사이트라 재학생이 직접 만드는 공간의 필요성을 느껴 만들게 되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올해 4월 개장 이후 2만 고대 학우 중 5분의 1인 4천여 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고 말했다. “접속자가 24시간 있어 실시간으로 답변이 올라오는 게 강점이다”고 덧붙였다.

고파스를 이용해 본 적이 있는 재학생 지선미(사회학과 06학번)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장점에 대해 “나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으니 필요한 정보를 더 쉽게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대학교의 고파스 뿐만 아니라 이화여대의 ‘이화이언(www.ewhaian.com)’과 성균관대의 ‘성대사랑(www.skkulove.com)’, 서울대의 ‘스누라이프(www.snulife.com)'도 학생들의 참여가 활발한 사이트이다.

이화이언의 벼룩시장 게시판에는 여대답게 화장대와 치마와 화장품, 휜 다리 교정기 등 여성들이 많이 쓰는 미용 물품을 판다는 글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이화이언의 시험 족보 자료는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은 메뉴이다.

회원 인증을 받고 비밀번호를 알아야 들어갈 수 있는 ‘비밀의 화원’은 중독성이 있어 매일같이 들어가는 학생들이 많은 게시판이다. 하지만 비밀의 화원은 비밀단어가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그것이 귀찮아 아예 들어가 보지 않은 학생들도 상당수 있다고 한다. 비밀의 화원에는 다른 학교의 ‘훌리’들이 침입해 게시판에 이화여대를 비방하는 글을 쓰는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올해 6월 달에도 비밀단어가 유출되면서 ‘훌리’들이 비밀의 화원의 글을 다른 사이트에 유포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에 이화이언 운영진은 최근 첫 화면에 ‘이화여대에 대한 이유 없는 악의는 당연히 버려야할 것이고 호기심이라 할지라도 거기에서 멈춰라. 비밀화원은 이화여대 학생들의 것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a 이화이언 비밀의 화원 인증방법을 설명한 화면

이화이언 비밀의 화원 인증방법을 설명한 화면 ⓒ 이화이언


성대사랑의 사진누리 코너에는 학생들이 본인의 사진을 올리는 셀프 사진 게시판이 다른 학교 게시판에서 볼 수 없는 차별화된 부분이다. 성균관대에 재학중인 K양은 게시판에 “도서관 자리 몇 번 남학생이 너무 마음에 든다는 글이 올라온 적이 있다. 그러자 그 남학생을 안다는 리플이 쫙 달렸다. 개인적으로 잘됐으면 좋겠다”며 “비슷한 종류의 글이 자주 올라 온다”고 말했다.

또한 “성대사랑에는 졸업생도 자주 들어온다. 학교 커뮤니티 중 인기 상위에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성대사랑을 자랑했다. 성대사랑의 취업정보 게시판도 자랑거리 중 하나이다. 취업정보 게시판에는 교내 근로 장학생 모집부터 대한항공 직원 모집, KTF 게임 평가단 모집 등 아르바이트 및 정규직 구직자들이 솔깃할 구인공고가 가득하다. 공모전 코너에는 최근의 공모전 정보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a 성대사랑의 셀프 사진 게시판에 올라온 사진들

성대사랑의 셀프 사진 게시판에 올라온 사진들 ⓒ 성대사랑


a 성대사랑 게시판의 공모전 안내

성대사랑 게시판의 공모전 안내 ⓒ 성대사랑


서울 대학교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의 인기검색어는 이해(교양 강좌의 제목, 예를 들어 프랑스문화의 이해), 로스쿨, 학점, 전과, 계절 순으로 서울대생들의 학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한편 스누라이프는 작년 말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스누라이프의 인터넷 쪽지를 모든 사람이 다 볼 수 있어 한 여학생이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것이 폭로되는 등 사생활 침해 사건이 있었다. 이에 서버를 관리하고 있던 서울대 중앙전산원에서 스누라이프를 임시로 닫고 올해 1월에 재운영하였다.

반면에 별도의 커뮤니티보다 학교 자유게시판이나 싸이월드가 더 활성화되어 있는 학교들도 있다. 2005년에 개설된 한양대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사랑한대’는 일주일에 한 개 꼴로 글이 올라올 정도로 학생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한양대 학생들은 따로 주소를 치고 들어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학교 자유게시판을 애용하고 있다.

연세대는 싸이월드 클럽에서 정보를 나누는 학생들이 많다. 연세대 경제학과 99학번인 박세준(28)씨는 “각자 반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자유게시판을 별로 이용하지 않는다. 수강신청 때만 이용자가 많아진다”고 말했다.
#고파스 #이화이언 #성대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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