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할머니, 15년의 '피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이야기 2

등록 2007.07.18 11:45수정 2007.07.18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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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2006년 7월 12일 수요시위 마치고 돌아가는 차량 속에서, 이옥선 할머니

2006년 7월 12일 수요시위 마치고 돌아가는 차량 속에서, 이옥선 할머니 ⓒ 김동원

수요시위가 끝나고 나면 나눔의 집 할머니들을 실은 차량은 반포대교를 건너 경기도 퇴촌의 원당리로 돌아갑니다. 반포대교를 건너 한강을 끼고 조금 달리다 보면 차 속에 조용한 적막이 깔리기 시작합니다. 할머니의 피로가 몰고 온 적막입니다.

이옥선 할머니가 스르르 눈을 감는가 싶더니 목이 뒤로 젖혀집니다. 문필기 할머니의 눈이 내려감긴다 싶더니 고개가 한쪽으로 기울어집니다. 할머니는 피로합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누구나 다 피로한 법이지만 할머니의 피로는 내막을 알고 보면 사실 15년의 피로입니다.

1992년 1월 8일 수요시위가 처음 시작되고 할머니들이 집으로 돌아갈 때만 해도 할머니들의 피로는 하루의 피로였습니다. 아마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진상규명과 사죄배상을 부르짖은 할머니들의 외침에 곧바로 우리 사회와 일본이 귀를 기울였다면 할머니의 피로는 그 하루의 피로로 끝났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하루의 피로는 곧 한달의 피로가 되고, 1년의 피로가 되었으며, 올해에 이르러 15년의 피로가 되기에 이르렀습니다. 할머니의 피로는 올해도 벌써 그 15년에 반년의 피로를 더 얹고 있습니다. 하루의 피로도 무거운데 할머니의 어깨 위엔 15년을 넘긴 피로가 쌓여가고 있습니다.

a 2006년 7월 19일 수요시위 마치고 돌아가는 차량 속에서, 문필기 할머니

2006년 7월 19일 수요시위 마치고 돌아가는 차량 속에서, 문필기 할머니 ⓒ 김동원

덧붙이는 글 | 나눔의 집 홈페이지: http://www.nanum.org 또는 http://www.cybernanu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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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수요일 12시 개인 블로그에 동시에 게재합니다.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시위의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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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갖고 돌아다니면 세상의 온갖 것들이 말을 걸어온다. 나는 그때마다 사진을 찍고 그들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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