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정부대책회의에 한국 정부 관계자도 참여

석방협상 본격 진행...'탈레반 수감자 석방 요구' 대응이 열쇠

등록 2007.07.23 12:08수정 2007.07.27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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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된 한국인 23명을 구출하기 위한 탈레반 무장단체와의 협상이 23일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23일 오전 브리핑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서 무장단체와의 접촉을 계속 유지하고 있고, 피랍자들의 조기귀환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아프간 당국 등 우리가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여러 네트워크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피랍자들은 현재 안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협상은 한국인들이 납치된 가즈니주(州)의 카라바흐 부족 원로들을 중간에 내세워 진행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아프간 정부가 부족원로들에게 무장단체와 접촉하도록 해서 접촉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탈레반 측도 "한국정부가 부족원로들을 통해 사태해결의 의지를 보였다"고 밝혔다.

협상 형식은 '간접교섭'이지만 현지에 파견된 정부대책반의 일원인 문하영 전 주우즈베키스탄 대사가 아프간정부의 대책회의에 참석, 정부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즈니 현지에도 아프간 주재 한국대사관 직원이 파견돼 아파간 정부와 함께 현지 상황을 파악하고, 공동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탈레반측, 인질 맞교환 요구... 정부, 요구조건 '노 코멘트'

그러나 일부 외신보도에 따르면 탈레반 측은 수감돼 있는 동료들과 한국인 인질의 '맞교환'을 주요한 요구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협상은 접점을 찾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현재 "요구조건이 있다, 없다, 무엇이다 말할 수 없다"며 무장단체의 요구조건에 대해서는 '노 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아프간 정부가 한국인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를 맞교환하는 `거래'에 순순히 동의해줄 지는 불투명하다. 아프간 정부는 지난 3월 이탈리아 기자의 석방을 위해 탈레반 수감자를 풀어줬다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에 직면한 바 있다. 당시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이탈리아 정부의 강력한 요구로 탈레반 수감자를 풀어주면서 "이번 한번뿐"이라고 못 박기도 했다.


탈레반 측은 이날 아프간 정부에 석방을 요구하는 수감자 명단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현지 뉴스통신사인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는 22일 탈레반 지휘관 대변인을 인용, "석방 요구 대상 수감자 명단이 완성됐다"며 "이 명단은 정부측에 건네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단 이 명단의 윤곽이 확인돼야 현상의 방향을 점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명단에 아프간 정부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탈레반 지도급 인사들이 포함된다면 협상 전망은 더욱 어두워질 것이다.


정부는 탈레반 측이 다시 협상시한으로 제시한 23일 오후 7시(한국시간 오후 11시 30분)에 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외교부 당국자는 "외신 보도든 어떤 소식통에 의해 전해오는 상황이든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보고 대응하고 있다"면서도 "오늘 11시30분 이후에도 접촉은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해 탈레반 측이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피랍자들을 해치는 일은 없을 것이란 판단을 내비쳤다.

이 당국자는 앞서 납치된 독일인을 살해한 단체가 탈레반이 아닌 무장강도라는 일부 외신 보도에 대해 "독일 사건과 관련해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우리 국민을 납치한 세력은 탈레반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아프간 정부는 현지 언론을 통해 피랍자들이 아프간에서 의료봉사와 노약자·어린이를 위한 구호활동을 하고 있었다는 점을 알리고, 이런 사람들을 납치하는 것은 이슬람 정신에 위배된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으나 피랍자들의 아프간 방문 목적이 선교활동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는 한국발 보도가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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