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독교 경쟁이 인질 사태 불러"

워싱턴포스트 "한국 선교사는 땅 끝까지 갈 사람들"

등록 2007.07.26 05:18수정 2007.07.2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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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인질사태는 한국교회의 과열된 해외선교경쟁이 원인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자 특별 기고문에서 분석했다.

신문은 한국교회가 173개국에 1만2000명의 선교사를 파송해 미국에 이어 세계 두번째 규모라며 "한국의 선교사들은 가장 개종하기 어려울 사람들을 찾아 땅 끝까지라도 갈 사람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WP는 한국경제의 발전과 더불어 기독교가 한국사회에 뿌리를 내리면서 교회 간의 경쟁이 극심해졌고 이에 따라 해외 선교사 파송이 교세를 확장하는 가장 빠른 수단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파송지역이 위험한 곳일 수록 선교의 숭고함 또한 큰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

신문은 또 피랍자들이 아프가니스탄에서 가장 위험한 카불-칸다하르 고속도로를 그것도 주로 외국인들이 이용하는 전세버스를 타고 통과해 탈레반의 관심을 끌었고 심지어 경찰에 행선지를 알리지도 않았다며 샘물교회 봉사단의 부주의한 처신 역시 비판했다.

이에 따라 아프간 인질사태 발생 이후 한국의 인터넷 공간에서는 기독교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하고 있어 노무현 대통령이 블로거들이 선교사 비난행위를 중단할 것을 요청하는 담화문을 발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WP는 한국교회의 이런 무모한 해외선교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2004년에 이라크에서 7명의 선교사가 납치됐다 풀려났고 그해 6월에는 이라크 선교를 원했던 김선일씨가 납치돼 참수당했다. 또 지난 해 6월에는 어린이를 포함해 1천명에 달하는 한국 기독교인들이 카불에서 집회를 열려다 추방당하기도 했다는 것.


심지어 아프가니스탄에서 포교행위가 불법이고 탈레반이 선교사들을 살해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지만 한국선교사들은 이에 아랑곳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한 때 유교적 전통 탓에 '조용한 아침의 나라'로 불렸던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기독교 국가가 되고 있는 것은 의아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5일 <뉴욕타임즈>는 피살된 한국인 인질의 시신이 가즈니 미군기지로 이송됐다고 아프가니스탄 당국자 와히둘라 무자데디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와히둘라 무자데디는 한국인 인질 8명이 현지 시간으로 저녁 늦게 송환될 것으로 보지만 실제로 송환이 이루어졌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피살된 인질이 매우 아팠고 의사와 약도 없었다"며 "탈레반이 그 때문에 그를 살해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은 인질을 수용하고 있는 반군에게서 들었다"고 말했다.
#아프간 피랍 #한국 기독교 #해외 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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