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동포2세전통문화체험(2005. 8. 17.) 이종민
그 후유증이 간단치 않았음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전공자도 아닌 사람들이 전통문화 일을 추진하고 있다는 비난이 난무했던 것이다. 특히 추진단장의 경우 지난 20여 년간의 경력은 도외시한 채 대학에서의 전공만 따지며 비아냥거리는 일이, 전통문화중심도시사업이 각광을 받으면 받을수록 더 심해졌다. 타 지역에서는 영문학 전공자가 우리 전통문화 일에 열심인 것을 '기특해 하는'데 이 지역에서는 '영문도 모르고...' 하는 빈정댐이 잦아들지를 않았던 것이다.
이런 빈정댐과 비아냥거림이 약이 된 것일까? 추진단 위원들의 팀워크는 갈수록 공공해졌다. 잘 훈련된 유격대처럼 급변하는 상황에 기동성 있게 대처했으며 그 진정성과 열의는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홍보를 겸한 논리 개발과 사업 발굴을 위한 타 지역전문가들 초청 토론회에서 그들을 설득시킨 것은 정작 논리가 아니라 이들의 헌신과 열정이었다.
처음에 반신반의 고개만 갸웃거리던 문화관광부가 자신들이 하고 싶은 사업을 전주가 맡아 시범적으로 해달라고 제안까지 해온 것도 우연한 일이 아니다. 시범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이런 진정성과 열의가 필요했던 것이다. 몸으로 감동시키자는 전략이 그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한 대목이라 하겠다.
국가사업으로서의 논리와 명분 마련
전주의 전통문화사업을 국가 정책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은 여기에 멈추지 않는다. 국가사업으로서의 명분과 논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외국의 사례나 유네스코의 정책 방향을 읽어내는 것이 우선 필요했다. 뜬금없는 발상이 아니라는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했던 것이다.
아울러 국가가 이왕에 추진하고 있던 정책의 방향과 괘를 같이한다는 증거를 찾아내는 데에도 전문적인 역량을 모아나갔다. 결국 국가가 해야 할 일은 조건을 잘 갖추고 있는, 말하자면 '준비가 된' 전주가 대신 해나가는 것이 효율성이나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참여정부의 정책기조와도 잘 맞아떨어짐을 상기시켜나간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주장을 해온 것이다. 사람이 먹고 살만해지면 족보를 챙긴다. 조상들의 산소도 돌보고 뒤늦게 고향도 찾아보게 마련이다. 자기정체성을 확인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이를 경제적 여유의 부산물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성장하며 자아가 싹트게 되면 누구나 자기 존재의 의미를 곱씹게 되는 것이다.
나라나 민족도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일정한 정치적, 제도적 안정을 이룩하게 되면 그 정체성 확립에 나서게 된다. 단순한 무력의 우열에 의해 나라가 세워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고 싶어 한다.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라는 것을 믿고, 믿게 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건국에 관한 신화나 서사시는 그러한 욕구의 산물이다. 로마 아우구스대제 시절의 '이니드'가 그렇고 조선 세종조의 '용비어천가'가 그런 '뿌리 찾기'의 전형적인 예라 할 수 있다.

▲'플러스천 프로젝트' 발표 2005. 7. 11. 이종민
16~17세기 영국은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물리침으로써 대서양의 해상권을 장악하게 된다. 그러나 해적국가라는 이미지를 쉽게 떨쳐버리지는 못한다. 엘리자베스 1세의 문화정책은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라 할 수 있다.
19세기 말 '영국학'(the English)의 대대적인 붐 조성도 문화적 열등의식을 극복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정책적 배려라 할 수 있다. 식민제국의 오명을 유구한 전통문화를 내세움으로써 희석시키고 싶었던 것이다. 영국의 역사가 재정리되고 '영문학'이 새삼 공식학문의 한 영역으로 당당하게 자리를 잡게 되는 것도 이 시기의 일이다. 그 극적인 표출이 '셰익스피어를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는 '망발'이라 하겠다.
20세기 초 세계의 최강국으로 우뚝 선 미국이 펼친 '미국학'(the American Studies) 붐 조성 정책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역사와 전통문화가 비교적 일천하다고 할 수 있는 미국이기에 이 일은 훨씬 더 광범위하고 치밀하게 진행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경제대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이 현재 집요하게 '동북공정'을 펼치는 것도 이러한 경향과 무관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오는 7월 28일은 전주전통문화중심도시추진단이 한옥마을에 터를 잡은 지 3주년이 되는 날이다. 전주를 가장 한국적인 도시, 우리 전통문화가 살아 숨쉬는 곳으로 만들어나가기 위해 노력해온 이 단체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문을 닫은 지도 꼭 반년이 지났다. 2년 반이라는 길지 않은 기간동안 이 추진단은 실로 기적과도 같은 성과들을 일궈냈다. 그 결과 전주를 전통문화도시로 만든는 일이 국가사업으로 반영이 되었으며 이를 견인한 추진단도 지역혁신의 성공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위 글은 지난 7월9일~13일까지 진행된'2007년 전라북도지역혁신대회'에서 혁신수기 부분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다른 지역이나 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으로서 그 경험을 공유하고자 두 번에 걸쳐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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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전주를 가장 한국적인 도시, 우리의 자랑스러운 전통문화가 살아숨쉬는 곳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 애쓰고 있는 사람입니다. 오마이유스를 통해 우리 전통문화의 아름다움과 살기좋은 전주의 모습을 홍보하고 싶습니다. 아울러 제가 친구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보내주는 음악편지도 연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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