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지사 돌출 언행 구설수

"이런 토론 할 수 없다"- "토론자 바꿔달라"

등록 2007.08.02 13:33수정 2007.08.03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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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회원들이 충남도청앞에서 규탄 기자회견를 갖고 이완구 도지사가  비판적 시민단체에 대한 노골적인 길들이기를 하고 있다고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회원들이 충남도청앞에서 규탄 기자회견를 갖고 이완구 도지사가 비판적 시민단체에 대한 노골적인 길들이기를 하고 있다고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심규상

충남도가 이완구 도지사의 튀는 언행과 소속 공무원들의 빗나간 충성심(?)으로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2일 오전 11시 충남도청앞에서 가진 규탄 기자회견과 성명을 통해 "이완구 도지사가 자신을 향한 비판적 목소리에 과도한 언행을 하고 소속 공무원들이 도지사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토론자 교체를 요구하는 일까지 발생했다"고 비난했다.

이 단체와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달 5일 밤 10시 이 지사는 대전KBS 방송총국 주최의 민선4기 평가 토론회 녹화방송에 참석했다.

이날 토론도중 토론자 중 한 명인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이상선 대표가 이 지사에게 도정과 관련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도민은 보이지 않고 도지사 개인의 현란한 스타 플레이어 경기를 본 느낌"이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이 지사, 방송토론 도중 자리 박차고 나가

이에 이 지사는 "이런 방송토론은 할 수 없다"며 스튜디오 밖으로 나가 녹화방송이 10여 분간 중단됐다. 이 지사는 또 방송토론이 재개된 후에도 "토론자 선정이 잘못됐다" "질문을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등으로 토론자들에게 면박을 주기도 했다.

이날 녹화방송은 13일 대전충남 일원에 방송됐지만 이 지사가 토론자의 질문에 불만을 표출하며 자리를 이탈한 사실 등 논란의 장면들은 대부분 편집됐다.


하지만 문제는 지난 달 27일 열린 민관협력기구인 푸른충남21 주최 '충남지속가능발전위원회 설립 준비를 위한 정책토론회' 로 이어졌다.

토론회 개최를 앞두고 충남도의 관련 공무원이 당초 토론자로 예정돼 있던 이상선 대표를 다른 사람으로 교체해 달라고 요구해 온 것. 이에 따라 이날 토론자는 이 대표 대신 다른 사람으로 교체됐다.


이에 대해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이 지사가 토론회 도중 자리를 이탈하는가 하면 토론자 선정 문제까지 제기하는 등 비판의 목소리에 지나치게 과도한 반응을 보이더니 이번에는 토론자까지 바꾸는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치졸한 행위이자 횡포"

이어 "이는 충남도가 시민단체에까지 도지사의 입맛에 맞게 길들이려는 치졸한 행위이자 횡포"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충남도 관계자는 "방송녹화 토론회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 지사께서 부담스러워 하실까봐 푸른충남21 사무국과 토론자 교체여부를 상의한 바 있다"며 "하지만 도지사나 상급자로부터 이를 지시받은 일은 없다"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자발적인 과잉충성의 결과였다 하더라도 이는 도지사의 책임"이라며 "도지사의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대책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이 단체는 "납득할 만한 수준의 조치가 없을 경우 충남도 산하 각종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단체들의 전면불참 등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소속 회원 10여명은 기자회견 이후 도청 민원실에 미리 준비해온 성명서를 전달한 후 해산했다.
#이완구 충남도지사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녹화방송 #민선4기 토론회 #토론자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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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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