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정씨의 모습.오마이뉴스 선대식
9일 오후 4시 반에 닿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 뉴코아 일산점의 모든 입구는 막혀 있었다. 이랜드 노조 200여명이 매장 입구를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도로 쪽 매장 출입구에서는 노조원들이 '비정규직 철폐'등의 팻말을 높이 들고 서있었다. 뒤편 주차장에서는 경찰과 대치 중이었다.
그곳에서 강씨를 만났다. 강씨는 '파업권을 보장하라'는 팻말을 들고 있었다. 강씨와는 지난달 15일 서울 상암동 홈에버 월드컵몰점에서 인터뷰를 한 이후 점거, 집회 현장에서 자주 인사를 나눈 사이다.
인터뷰 당시 강씨가 아들 상우(17)군에게 했던 말, '상우야 사랑해, 너는 비정규직 없는 세상에서 살게 할게'는 민주노총의 공식 구호가 될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런 강씨에게 아들 얘기부터 꺼냈다.
- 아드님은 잘 지내세요?
"어제(8일) 상우가 비정규직 노동자 이모가 있는 친구들과 함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 뉴코아 야탑점, (서울 상암동) 홈에버 월드컵몰점에서 선전전을 했어요. 몇 시간 동안 직원들과 실랑이를 벌였다고 해요.
그리고 '다음 아고라'에 이랜드 불매운동 글을 쓴 게 상우에요. 내일은 또 보충수업 빠지고 신촌에서 '이랜드 비정규직에 관한 청소년 단체' 회의에 간다고 문자를 보냈어요. (투사가 돼서) 큰일 났죠. (웃음)"
- 요즘은 어떻게 지내세요?
"일주일 내내 타격 투쟁하고, 주말에는 집중 투쟁에 참석하죠. 지난번에 평촌 뉴코아 갔을 때 점주들과 몸싸움을 심하게 벌였죠. 또 경찰들이 도로까지 밀어서 큰일 날 뻔도 했죠. 요새 날씨가 햇빛이 없어 시원해서 좀 낫네요. 올여름은 정신없이 보냈네요."
- 어제 투쟁과 관련된 회의를 했다면서요?
"어제 쟁의대책위원회, 뉴코아-이랜드 공동투쟁본부 전술준비회의를 새벽까지 했어요. 투쟁 대열을 재정비하는 시간이었죠. 시간과 장소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제3의 점거를 할 거예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투쟁을) 8월안에 끝낼 거예요.
9월 추석까지 가면 회사와 노조 모두 지는 거예요. 특히 회사는 무너질 거예요. 노조도 힘들겠지만 노조는 잃을 게 없거든요. 회사는 '노조 죽이기'만 하면 안 되겠죠."
- 지치지 않나요?
"조직이 약간 흔들리기도 하죠. 하지만 매장 하나 점거할 정도의 사람은 충분히 있어요. 지금까지 남아 있는 이 사람들은 끝까지 갈 거예요. '악'밖에 안 남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