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두영 의사는 기어코 귀찮아서 약먹기를 거부하신 할머니 한분을 보건소까지 모시고 가 약을 건네드렸다. 그가 진찰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친근하다 느꼈더니, 가만 보니 가운을 잘 입지 않고 있었다.
그 덕분인지 진료를 받고 돌아가시는 환자분들은 엄두영 기자의 진료에 대만족했다.
수수한 남방차림으로 진찰하는 엄두영 기자의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무척 성실하세요. 환자분들에게 성실하게 대하고, 입장을 잘 이해해서 다들 좋아하세요. 모르는 게 있으면 저에게도 물어보면서 늘 배우려 합니다." 동료의사 탁남현씨(26, 한방의사)의 말이다. 역시 '건실하다는 평가가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었다.
나의 분야를 사랑하는 것, 그것이 열정을 낳는다
그는 왜 시민기자가 됐을까?
어린 시절부터 기자를 꿈꿔 왔던 엄 기자는 1997년에 한양대 사회과학부 소속으로 들어가 주저 없이 신문방송과를 택했다. 그러다 IMF가 터지면서 앞날에 대한 고민을 하다 제주의대 01학번으로 열차를 갈아탔다. 그러나 기자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의대를 다니면서 학보사 활동을 하다, 2004년부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활동을 시작했다.
"그때 당시엔 기자가 되는 것에 겁을 많이 먹었어요. 지금도 전업기자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는 기자가 되는 게 두려워 에둘러 갔다. 의대를 진학해 의사가 되었고, 지금은 의학 관련 기사를 쓰고 있다. 그는 어쩌면 전업기자로 활동하는 것에 자신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대신 그는 자신의 두려움을 잘 활용하여 자신만의 전문분야를 만들었다.
"내가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건강에 대한 분야에 대해 다양하고, 색다르게 다루려 해요. 도움이 된다는 메일을 받을 때 뿌듯하고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지요."
예전에 기면병에 대한 기사를 썼는데, 그 기사를 본 기면증 환자가 전화해서 "누구도 알아주지 않아서 힘들었는데 고맙다. 입법청원을 하는데 이 기사를 활용하겠다"고 해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의학을 다루는 기자로 그의 최대고민은 '전문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어떻게 하면 알기 쉽게 전달할 수 있을까'이다.
"제가 가진 강점은 질병에 대해 좀 더 많이 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전문가들이 말하는 것을 알아듣기 쉽고, 정확히 독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해요."
그는 자신의 강점이 무엇이고, 약점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의학기사를 쓰면서 보완해야 할 부분이 무엇이고,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부분이 무엇인지는 앞으로 자신의 과제로 남겨두었다.
생나무의 가슴 아픈 추억
"내 이름을 걸고 뭔가를 남길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엄두영 기자가 시민기자로 활동하는데 가장 큰 원동력이다. 지금은 잘 나가는 시민기자인 그에게도 초창기 시절엔 생나무의 아픈 기억이 있었다.
"2004년도에 첫 기사를 썼어요. 2002년부터 (오마이뉴스를) 봐오다가 용기내서 썼는데 생나무로 처리됐죠. 그때 충격이 엄청났어요. 그러다 1년 6개월 만에 두 번째 기사를 썼는데 잉걸이 돼서 많이 기뻤습니다. 자신감도 얻고 많이 배웠죠."
이후 이틀 동안 MBC 스튜디오에 잠입해 밤샘 취재 했던 기사가 '박지성, 이영표 선수, 안방에 이렇게 온다'. 대박나면서 기자로서 뭔가 해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그 후 황우석 사태를 다뤘던 김철중 기자를 기사화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지금까지 110여건의 기사를 쓰면서 슬럼프가 올 때도 많았다. 그럴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쉬거나, 다른 기자들의 기사를 보며 확실하게 좌절한다"고 한다. 더 고민하고 한 번 더 시도해보면서 다시 일어서는 게 그의 슬럼프 대처법이다.
기자로서 그의 지론은 '기자는 그 분야의 박사여야 한다'는 것. 기자라면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나가는 기사에는 책임을 다해야 하며, 그러려면 기사 내용에 대해서는 준전문가가 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여러 분야에 너무 욕심을 내면 안된다. 스포츠는 다 좋아하면서도, 굳이 축구에 관한 기사만 쓰는 것도 그런 이유이다. 그는 자신의 분야를 사랑하는 것, 사랑한다는 것 자체가 많이 아는 것이라고 믿는다.
엄두영 뉴스 게릴라가 전해주는 '시민기자' 활동 팁! |
1. 기사에 관련 인터뷰를 짧게 넣는 것이 도움이 된다. 기사에 큰 힘을 실어준다. 2. 상근기자에게 첨삭지도를 '과감히' 요청하라. 야단받아도 좋다, 큰 발전이 있을 것이다. 3. 자신의 장점을 잘 활용하라. 내가 관심있는 분야, 강점을 잘 알고 이를 적극 활용해라, 나만의 분야를 만들 수 있다. 4. 기사 아이디어는 신문이나 뉴스를 보면서 많이 얻을 수 있다. 5. 생나무에 좌절하지 말고, 그를 딛고 일어서야 한다. 시민기자로 커가는데 좋은 거름이 된다. 6. 취재거리가 있으면, 그를 편집부에 미리 알려라. 편집부를 설득시킬 수 있다면 좋은 기사가 될 수 있다. 7. 그게 무엇이든, 끊임없이 고민해라. 언젠가는 해답이 나올 것이다. |
'배움'이 진정한 뉴스게릴라를 만든다
그의 말을 듣다 보니, 그의 5년 뒤가 궁금해졌다. 5년 뒤 그는 무엇이 되어 있을까? 잘나가는 의사 아니면 시민기자? 뚜렷이 상상되지 않아서 무얼 할 거냐고 넌지시 물었다.
"저도 아직 잘 그려지진 않아요. 주변에선 그래요. '넌 어려운 길을 갈 거 같다'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엄두영 기자는 힘들게 의사의 길을 밟아왔지만 앞으로 의사가 될지, 기자가 될지는 그 자신도 모른다. 끊임없이 한의학과 의학을 접목하거나 새로운 것이 있을까 궁리하고 있다. 모든 의학전문기자들이 자신의 역할모델이라는 그는 기사를 뽑아서 수시로 보고, 문체 등을 따라 하며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부족한 부분에 좌절하지 않고, 대신 배움으로 채워간다.
오늘도 영원한 사람들의 화두가 될 '건강'과 '축구' 기사를 열심히 쓰고 있을 엄두영 기자. 어떤 상황에서나 '배움'이란 단어를 즐겨 쓰는 그가 시민기자로서 더욱 눈부시게 활약할 것을 기대해 본다.
"안녕하세요, '귀한 자식' 김귀자 입니다."
항상 자신을 이렇게 소개하는 김귀자 기자는 2006년 12월 부터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쓰기 시작했으며, 문화와 사회 등 다방면에 걸쳐서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올 여름에는 <오마이뉴스> 6기 인턴기자로 활동하면서, 20대 특유의 젊은 감각이 살아있는 기사를 선보였으며, 직접 발로 뛰는 기사로 <오마이뉴스>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기도 했습니다.
1박 2일 동안 인천공항에서 노숙(?)하며 쓴 '공항의 로망, 눈물과 포옹 볼 수 있을까' 기사와 겁 없이 삼천배 체험에 도전하고 쓴 '삼천배 도전! 절반도 못해 다리 후들후들' 기사가 김귀자 기자의 대표 기사입니다.
그동안의 활동보다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되는 <오마이뉴스>의 '젊은 피' 입니다. /오마이뉴스
2007.09.02 19:36 | ⓒ 2007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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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나무 충격에 1년 6개월 만에 다시 기사 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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