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협 10년, 세상의 희망으로!

물이 흐려졌습니다. 고기가 살지 않고 마실 수도 없습니다. 바람에 독가스가 실려 옵니다. 숨쉬기 힘들고 알 수 없는 병이 늘어만 갑니다. 사람은 부자와 가난한 자로 갈라졌습니다. 부자와 가난한 자가 서로를 멀리합니다. 우리 애들은 이러한 모습을 보고 자랍니다. <생협 창립선언문에서>

이웃과의 협동을 통해 안전한 밥상을 지키고 궁극적으로 삶의 질을 높여 건강한 사회를 이루자는 취지로 출범한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이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icoop 생협의 10년 활동역사는 WTO, 한미FTA로 수입농산물에 밀려 위기에 처한 한국농업을 보호하고 소비자 조합원들의 바람인 안전한 먹을거리 공급과 사회적 식품안전지수를 끌어 올리는 데 선두 역할을 하고 있을 뿐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새로운 소비자운동으로 평가되고 있다.

▲ 깃발입장 62개 지부의 기수단 ⓒ 나정숙

▲ 전국생협지부명단 ⓒ 나정숙

한국생협연대(회장 진경희)와 한국생협연합회(회장 이정주)는 1997년 9월 경인지역생협연대로 출범, 활동 10주년을 맞아 10일 오후 4시 20분부터 전국 생협 소비자 조합원을 비롯해 생산자, 대통령자문농어업·농어촌특별대책위원회 황민영 위원장, 한살림회 박재일 회장, 21세기 생협연대 초대회장을 역임한 신철영 현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사무처장, 이우재 한국마사회장 등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10주년 기념식을 과천 한국마사회 컨벤션홀에서 성대하게 거행했다.

“우리가 일군 생협 10년, 세상의 희망으로! 나를 변화시킨 생협! 세상을 움직이는 우리!”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열린 이날 기념식은 축하영상 상영에 이어 62개 전국지역생협 기수단 입장으로 화려한 막을 열었다.

진경희 이사장은 편지 형식의 개회사에서 “지난 10년간 숨 가쁘게 달려오면서 많은 일들을 겪어낸 것은 생협운동의 실질적인 동력인 조합원 여러분이 계셨기에 가능했다”며 “물류센터 화재사건으로 좌절했을 때 전국에서 타오른 성금모금운동은 지금의 나눔의 동력이 되었다”고 회고했다. 진 이사장은 덧붙여 “이 동력은 생산자의 동력이자 소비자의 힘이며, 앞으로도 생협은 희망찬 꿈을 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석원 생산자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못생긴 것도 맛있게 먹어준 소비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제하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할 수 있는 동반자의 힘이 친환경농업을 선도해왔을 뿐 아니라 앞으로도 지켜나갈 것이며, 이를 기다려주고 용기를 주어 가능했다”고 전했다.

▲ 지진피해 성금전달 이정주 회장(왼쪽)이 일본 소고생협대표에게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 나정숙

축사에 이어 이정주 회장은 지난 7월 일본 니이가타현에서 발생한 지진 피해를 돕기 위해 모금한 조합원 성금 739만여원을 니이가타현 소고생협 대표에게 전달했다. 계속해서 지난 10년 동안 생협운동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 사람과 생산자, 조합원에 대한 시상식이 이어졌으며, 비전발표와 고양생협 오카리나 동아리의 자축공연, 강은일 씨의 해금 축하공연으로 이날 행사는 막을 내렸다.

▲ 생협 10년의 활동을 주제로 한 심포지움 ⓒ 나정숙

한편 기념식에 앞서 icoop생협 10주년 기념 심포지엄이 한국생협연구소 주관으로 ‘icoop생협 10년의 사업과 활동에 대한 정리와 평가’란 주제로 오후 1시부터 한국마사회 본관 1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icoop생협 활동의 사회문화적 의미(김찬호 성공회대 강사), 친환경농산물 유통에 대한 성과와 평가(김은미 한국농총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사업에 대한 경영적 성과와 평가(이상훈 성공회대 유통정보학과 교수), 역사와 활동에 대한 정리와 평가(염찬희 충남대 강사) 4개 분야별로를 발제와 토론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