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도 슬픈일이 많아요

목요일엔 슬퍼하지 마세요

등록 2007.10.20 17:21수정 2007.10.2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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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목요일엔 슬퍼하지 마세요 책표지

목요일엔 슬퍼하지 마세요 책표지 ⓒ 정현순

▲ 목요일엔 슬퍼하지 마세요 책표지 ⓒ 정현순


아이들도 기쁨, 분노, 슬픔, 즐거움을 느낀다. 어른이 생각하는 것 보다 더 많이, 더 깊이 슬픔을 느끼고 있는 줄도 모를 일이다. 

 

며칠 전 <목요일에는 슬퍼하지 마세요> 라는 책을 딸이 손자에게 읽어주었다. 그 책 중에는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대목이 나온다. 그 대목에서 손자가 물었다고 한다.

 

“엄마 우리 광명(광명시에 살아서)할머니도 돌아가셔?”

 

딸이 “그럼 언젠가는 돌아가시지. 그런데 지금은 아니야. 아주 오래 오래 있다가” 고 하니 “엄마 난 우리 할머니가 돌아가신다는 것을 생각만 해도 가슴이 터질 것 같아.  맨날 맨날 눈물이 나서 유치원에도 못갈 것 같아. 너무나 슬퍼”하면서 눈물이 글썽 거리더란다. 딸아이에게 그런 말을 듣고 나도 그 책이 읽고 싶어졌다.

 

지은이 아돌프 모저, 그는 일곱가지 주제로 스트레스, 자부심, 화,  슬픔, 거짓말, 이혼, 폭력을 요일에 맞추어서 다루고 있다. 그중에 <목요일엔 슬퍼하지 마세요>라는 책이다. 저자는 매일매일 일어나는 변화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기분 좋은 일, 축하할일, 받을 일, 신나고 재미있는 일.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 등 다양한 일들이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좋은 일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우리를 슬프게 하는 일도 일어나고 있다. 아이들의 시선으로 보는 슬픈 일들이란 어떤 일들이 있을까? 존을 끔찍이도 사랑해주셨던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존은 할머니의 자상한 목소리가 그리워진다.

 

수잔의 엄마아빠가 크게 싸우셨다. 아빠는 화가 나서 소리를 지루고 엄마는 큰소리를 내며 우셨다. 엄마아빠가 싸울 때 수잔은 엄마 아빠를 잃은 기분이 들었다. 엄마 아빠사이가 좋아지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그건 생각처럼 쉽지 않아 슬프다. 탑의 단짝 친구 제프가 이사를 갔다. 탐은 제프가 너무 보고 싶다. 어떤 때는 제프가 사라져버린 기분이 들기도 한다. 가끔 전화로 이야기 하지만 얼굴을 보고 이야기 할 때와는 많이 달랐다.

 

지난주 제인이 키우는 새끼고양이가 큰길을 건너다가 차에 치여 그만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그나마 아픈 것도 느끼지 못했으니 다행이야’라고 제인은 생각한다. 그래도 제인은 고양이가 오랫동안 보고 싶을 거다. 

 

사랑하는 사람이나 애완동물이 죽었을 때 우린 무척 슬프다. 슬픔이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이나 무언가를 잃었을 때 우리가 느끼는 아픔과 울적한 마음이다. 우리가 슬픔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저자는 슬플 때는 우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울다보면 슬픔과 아픔이 조금씩 줄어든다고.

 

시간이 약이란 말이 있다. 견딜수 없을 만큼 슬픔도 시간이 흐르면 점점 퇴색된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저절로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슬픔은 금세 잃어버릴 수도 있지만  어떤 슬픔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선명하게 남는 것도 있다. 그건 왜일까? 그것은 내마음속에서 아픔을 인정하지 않아서일 것이다.  지금 그 아픔을 받아들이고 느낄 수 있다면 그래서 슬퍼 할 시간을 갖는다면 슬픈 일은 조금씩 잃어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잃어버린 슬픈 기억이 떠오르면 슬픔의 공격을 받는 거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그 역시 일부러 무시하지 말고 아픔을 느껴보라고 한다. 반복이 될수록 슬픔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슬픔의 시간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목요일에는 슬퍼하지 말자!”라고 써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아이들의 슬픔은 어른의 슬픔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그러나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아이들의 슬픔도 그렇게 크리라 생각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우리 아이들을 키울 때에 아이들이 슬퍼하는 일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어본 적이 없었다. 앞으로 시간을 내서 손자와 함께 이 책을 다시 읽어볼 생각이다.

 

그래서  우진이(손자)가 정말 슬픈 일은 어떤 거였나? 이야기를 나누어 볼 생각이다. 우리 아이들한테 못해준 일을 손주들한테라도 해주고 싶음 마음이다. 그리고 슬픔대신 희망을 선사하고 싶기에.

 

<목요일에는 슬퍼하지 마세요>기탄출판사

지은이:아돌프모저/그린이:데이빗멜튼

2007.10.20 17:21ⓒ 2007 OhmyNews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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