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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주은의 열연 장면 '민들레를 사랑한 리틀 맘 수정이'의 주연 배우 오주은이 연기에 몰입한 장면. ⓒ 이민욱
미성년 나이에 엄마가 된 '미혼모'의 적나라한 현실을 영화 같은 무대에 담아낸 연극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오는 11월 1일 서울 대학로 상명아트홀에서 무대에 오르는 연극 <민들레를 사랑한 리틀 맘 수정이>(이하, <어린 엄마, 수정이>)는 '현실로서의 어린 엄마, 영화 같은 모노드라마'를 표방한다.
밝고 쾌활한 성격의 수정은 평범한 여고 2학년 학생이다. 학교 타악반에서 활동하면서 국악인의 꿈을 키워가던 수정은 겨울방학을 맞아 친구들과 캠프를 간다. 그 곳에서 수정은 재미유학생 민수를 만나고, 하룻밤의 사랑을 나눈다. 하지만, 그 하룻밤의 사랑으로 수정은 생명을 잉태하게 된다. 당황한 수정은 낙태를 결심하지만, 두려움 때문에 포기하고 만다.
엄마에게 이야기도 꺼내지 못한 채 수정은 임신 5개월째에 접어들고 서서히 배가 불러오고 만다. 결국 수정은 엄마 몰래 집을 나와 어느 외딴 섬으로 간다. 그 곳에서 섬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아이를 출산한다. 아이의 이름을 '민들레'라고 지은 수정은 제법 엄마답게 아이를 돌보기도 하고, 섬마을 생활에도 점차 익숙해져 간다. 하지만, 수정에게 놓인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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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연 배우 오주은 양 '민들레를 사랑한 리틀 맘 수정이'의 주인공인 오주은 양(서울예대 국악과). ⓒ 이민욱
결코 쉽지 않아 보이는 이 이야기는 신인배우 오주은(20)이 단독으로 이끌어 간다. 오주은은 지난 해 열렸던 오디션에서 148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모노드라마 형식인 <어린 엄마, 수정이>의 주인공 역을 따냈다. 현재 서울예대 국악과에 재학하고 있기도 한 오주은은 주로 연륜 있는 배우들만이 해냈던 모노드라마를 단 20세 때 맡는 행운의 주인공이 됐다. 작은 체구의 오주은은 보기와는 다르게 힘 있는 연기로 무대를 장악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어린 엄마, 수정이>는 한 명의 배우만이 무대에 등장하는 모노드라마지만, 그 구성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그림자 인형극과 애니메이션이 주인공 수정 외의 다른 인물이 되어 오주은을 돕는다. 또, 음악에 재능이 많은 오주은의 특기를 살려 뮤지컬 형식을 도입해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모노드라마에 화려함을 입혔다.
모노드라마와 다채로운 음악과 영상의 결합을 시도한 작가는 MBC <뽀뽀뽀>와 EBS <딩동댕유치원> 진행자로 활동하기도 했던 이민욱씨. 극 중 수정이 아이를 낳고 지내는 섬마을의 배경이 되기도 한 서해 만리포에서 시나리오를 집필했다는 이씨는 "미혼모에 대한 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지원을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고 한다. 연출은 세종대학교 공연예술 대학원의 조재현씨가 맡았다.
국가청소년위원회 선정 지원작이기도 한 <어린 엄마, 수정이>는 청소년에게 성에 대한 바른 사고와 인생에 대한 진지한 성찰의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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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출신 글쓰기 전문가. 스포츠조선에서 체육부 기자 역임. 월간조선, 주간조선, 경향신문 등에 글을 씀. 경희대, 경인교대, 한성대, 서울시립대, 인덕대 등서 강의. 연세대 석사 졸업 때 우수논문상 받은 '신문 글의 구성과 단락전개 연구'가 서울대 국어교재 ‘대학국어’에 모범예문 게재. ‘미국처럼 쓰고 일본처럼 읽어라’ ‘논술신공’ 등 저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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