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어장에 풍덩 뛰어들다

[TV리뷰] 무릎팍도사와 라디오스타의 비교

등록 2008.02.06 10:45수정 2008.02.10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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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어장 로고 ⓒ MBC



케이블 방송을 보면 MBC는 이제 드라마 왕국을 넘어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왕국도 된 것처럼 보인다. MBC는 공중파 채널 외에 케이블에도 세 개의 채널을 가지고 있고, 이 채널들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재방영 일색이다.

난 평소에 공중파의 인기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보는 것이 어려워, 케이블 TV의 재방영을 주로 본다. MBC의 재방영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은 <무한도전>을 비롯해서 <황금어장> 등이 있고, 요즘에는 케이블로만 공급되는 <무한걸스> 같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도 있다.

전에는 <무한도전>의 재방영을 하루에도 몇 번씩 볼 정도로 광적이었는데. 어느 틈엔가 즐기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황금어장>으로 바뀌었다. <황금어장>은 2007년 MBC방송연예 시상프로그램에서 대상 후보로까지 올랐다가 아깝게 <무한도전>에게 그 자리를 내준 바가 있다.

<황금어장>은 기존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는 보기 힘들게 <무릎팍도사>와 <라디오스타>의 두 프로그램이 한지붕 두가족을 이루고 있다. <무릎팍도사>가 메인 격이고, <라디오스타>는 20~30분 정도의 짧은 시간대를 점하고 있다.

<무릎팍도사>는 강호동이 초대손님과 하는 토크쇼의 형식을 취한다. 정통의 토크쇼에서는 조금 빗나가 있지만 프로그램의 포맷은 토크쇼라고 봐야 할 것 같다. <무릎팍도사>에서 초대손님은 고민거리를 하나 가지고 무릎팍도사를 방문한다. 그리고, 강호동과 진행자들은 초대 손님의 이야기를 이끌어 낸다. <무릎팍도사>의 특색은 초대손님에게 스캔들이나 루머 등 여타의 프로그램에서는 언급하지 않는 분야까지 '강도 높은' 질문을 하여 초대손님을 당혹하게 한다는 것이다.

<무릎팍도사>가 끝나면 <라디오스타>가 이어진다. <무릎팍도사>가 집주인이라면, <라디오스타>는 셋방을 사는 상황이다. 프로그램의 길이도 짧고, 방송도 <무릎팍도사>의 뒷부분에서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재미라던가 프로그램 포맷의 개성면에서 <라디오스타>는 <무릎팍도사>를 비롯한 여느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뒤지지 않는다.

<라디오스타>는 네 명의 사회자가 진행을 한다.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 신정환의 네 명이다. 여기까지는 여느 프로그램과 별로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런데 그들의 자유스럽고 무질서하기까지 한 진행방식은 여느 프로그램과 차별화 되는 지점이다.


진행자들 끼리 경쟁을 하면서 벌어지는 말의 향연이 참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라디오스타>의 매력은 네 명의 진행자가 벌리는 입담의 경쟁구조에 있다. 네 진행자는 때론 서로를 공격하거나 비꼬고 심지어 치부를 들추어 내기까지 한다. 초대 손님이 외면을 당하고 자기네 끼리 낄낄거리는 상황도 예사로 벌어진다.

<무릎팍도사>가 초대 손님에게서 재미를 '착취(?)'하는 프로그램이라면, <라디오스타>는 제멋대로 무질서하게 헝클어진 토크의 향연에서 재미가 '생성'되는 프로그램이다. 게다가 개성이 강하고 서로 지지 않으려는 진행자들의 경쟁은 프로그램의 재미를 배가 시키는 요소다.

개인적인 바람은 <라디오스타>도 별개의 55분짜리 프로그램으로 독립되어서 더 오래 시청을 했으면 하는 것이고, <라디오스타>의 네 진행자들이 더욱 무질서하고, 더욱 엉망진창(?)으로 자유롭게 토크를 했으면 하는 것이다.
#윤종신 #김국진 #김구라 #신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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