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인, 생명의 어머니 '강'을 읊다

16일 구미 낙동강변서 '2008 문화예술인 축전' 열어

등록 2008.03.12 14:53수정 2008.03.1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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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강에 시를 모시다 <생명의강을모시는사람들> ⓒ 한국문학평화포럼 김이하

▲ 여강에 시를 모시다 <생명의강을모시는사람들> ⓒ 한국문학평화포럼 김이하

 

“아스라한 시간, 문명 앞에 생명의 푸른 강과 숲이 있었고 문명 뒤에 죽임의 황폐한 사막이 있었습니다. 대저 우리나라 강물들께서는 청산 백운과 다투지 않고서도 서로 의좋게 살아갈 수 있어서 역사 몇 백년 운운 그것 대수 아니었습니다.

 

한반도 백두대간 품 안에서 유장한 강물소리는 한오백년 구성진 노래였고 청풍명월 따위 시가 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몇 줄 시로는 감히 헤아릴 수 없는 우리네 역사 훨훨 저 산하에 몇 천 년 혹은 오천 년이라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즈음 강물께서 대운하 건설 소문을 들어 어디 몸이 아프신 것인지 묵묵부답 일체 말씀이 없으십니다.

 

강물의 푸른 영혼 속에 굽이치는 역사 아프게 살아야 했습니다. 그리하여 어머니 강물이 시작되는 곳 그곳에 시방 막 태어난 신생의 착한 말씀 있었고, 이 땅 강물이 끝나는 곳에 새로이 태어나야 할 선지식이 계시다고 믿는 사람들 많이 있었기에 이 나라가 정녕 오래도록 아름다울 수 있었을 것입니다. 지난 겨울이 그리 혹독한 까닭은 우리들이 공경해야 할 봄날 꽃 한 송이 피우기 위해서라면 이 또한 지극한 일이겠지요.” -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 순례단 ‘인사말’ 몇 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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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 저지를 위한 도보순례단 대운하 저지를 위한 종교계, 환경운동가 도보순례단이 100일간의 한강-낙동강-금강 등을 탐사하는 대장정에 나섰다 ⓒ 한국문학평화포럼 김이하

▲ 대운하 저지를 위한 도보순례단 대운하 저지를 위한 종교계, 환경운동가 도보순례단이 100일간의 한강-낙동강-금강 등을 탐사하는 대장정에 나섰다 ⓒ 한국문학평화포럼 김이하

 

이명박 정부의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온 몸으로 막아내고, 금수강산 곳곳을 아름답게 굽이쳐 흐르는 생명의 어머니 강을 살리기 위해 종교인들과 환경운동가, 문화예술인들이 소매와 바짓가랑이를 야무지게 걷어붙였다.

 

지난 2월 12일(화) 오후 1시 경기도 김포시 하성면 애기봉 전망대에서 시작된 한반도 대운하 관련 100일간 도보순례단(이필완 목사 외 4대 종단 성직자 및 환경운동가)이 한강을 거쳐 낙동강-영산강-금강으로 이어지는 도보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번 도보순례단은 이원규 시인이 총괄팀장을 맡았으며 박남준 시인이 영상 등의 기록을 담당하고 있다.

 

종교계에서는 기독교의 양재성, 김민해 목사와 불교의 도법, 수경, 연관, 지관 스님, 성공회의 최상석 신부, 원불교의 홍현두 교무, 천주교의 문규현, 최종수 신부 등 모두 20여 명이 도보순례에 직접 참가하고 있다.

 

도보순례단 관계자는 “2월 14일 행주대교를 거쳐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동호대교를 지나 양평 두물머리 팔당대교를 거쳐 여주 남한강 대교를 건너 2월 28일에는 충주 땅 목계나루를 힘들게 걸었다”며 “생명의 어머니이신 강을 모시는 사람들은 멈출 수 없는 고단한 발걸음은 결코 멈출 수 없다”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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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어머니 강 여강에 시를 모시다 행사 ⓒ 한국문학폥화포럼 김이하

▲ 생명의 어머니 강 여강에 시를 모시다 행사 ⓒ 한국문학폥화포럼 김이하

 

이 관계자는 또 “우리들의 존경하는 도반, 이원규 박남준 시인은 순례 대장정 50일째 되는 4월 1일, 낙동강 하구 을숙도에서 잠시 순례의 발걸음을 쉴 것”이라며 “강이 맨 처음 어디서 발원하여 어디로 돌아가는지 몰라도 강은 길을 모시고 길은 강을 공경하며 이 땅을 살아가실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한반도 대운하 건설에 쐐기를 박았다.

 

“지난 2월 12일, 강바람이 드센 날 김포 애기봉 아래에서 죽임 앞에 놓인 어머니 강을 구하기 위하여 그리고 우리들의 영원한 벗인 박남준, 이원규 시인이 고행의 길을 시작했습니다.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 순례단 일행에게 작은 힘이나마 보태기 위해 우리 문화예술인들도 십시일반 마음의 정성을 모으려 합니다” - <생명의 어머니이신 강을 모시기 위한 문화예술인 공동연대> ‘인사말’ 몇 토막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과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한국문학평화포럼, 민족미술인협회, 한국민족서예인협회, 한국민족음악인협회, 리얼리스트100, 한글문화연구회 등 문화예술인들도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막아내기 위한 <생명의 어머니이신 강을 모시기 위한 2008 문화예술인축전>과 <대운하 저지를 위한 공동시집 발간> <생명의 어머니이신 강을 모시기 위한 서울 시낭송회> 등 실천적 행동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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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젖줄 강 화가 유연복씨가 생명의 어머니 강을 그렸다 ⓒ 한국문학평화포럼 김이하

▲ 생명의 젖줄 강 화가 유연복씨가 생명의 어머니 강을 그렸다 ⓒ 한국문학평화포럼 김이하

<생명의 어머니이신 강을 모시기 위한 2008 문화예술인 축전>은 오는 16일(일) 오후 12시 30분 구미대교 및 둔치 동막공원 광장에서 열린다. 행사(당일코스)에 참가하고자 하는 일반인은 16일(일) 오전 8시 서울 양재역 서초구민회관 주차장에 모이면 된다.

 

이번 행사는 식전행사와 본 행사로 나뉘어진다. 식전 행사는 한반도 대운하 반대 깃발 시화전이다. 참여시인은 김규동, 고은, 신경림, 민영, 강은교, 백무산, 박남준, 이원규, 박후기 등 30여 명. 

 

본 행사는 길놀이(사물놀이패), 문화예술인 공동연대 대표인 남요원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사무총장과 도종환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 홍일선 한국문학평화포럼 사무총장의 인사말, 여태명(한국민족서예인협회 회장) 서예가의 서예퍼포먼스, 한보리(작곡가) 김현성(작곡가) 수니 가수의 노래, 장순향 한반도춤패(한양대 무용과)의 살풀이춤이 어우러진다.

 

이어 이필완 목사(순례단 단장)의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 순례단 경과보고, 전향미 시낭송가의 서시(고은) 낭송, 강은교, 박남준, 김용락, 홍일선 시인의 시낭송이 낙동강 강물 위에 윤슬처럼 흩뿌려진다. 끝으로 오우열 무당시인의 대운하 저지 강물맞이 해원상생굿(오광호, 김이순, 박경희)이 펼쳐지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오는 4월 중순에는 <대운하 저지를 위한 공동시집>도 나온다. 이번 공동시집에는 시인 100여 명의 한반도 대운하 건설 반대를 주제로 한 시가 실린다. 이번 시집에 시를 싣고자 하는 시인은 원고 끝에 사진과 주요 약력을 첨부한 뒤 한국문학평화포럼 이승철 사무국장 메일(cowtown@hanmail.net)로 보내면 된다.

 

오는 4월 하순에는 <생명의 어머니이신 강을 모시기 위한 서울 시낭송회>가 조계사 경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강당에서 열린다. 이와 함께 문화예술인 공동연대는 4월 하순까지 <한반도 대운하 반대 1천만 서명운동> 동참 운동을 펼친 뒤 <대운하 반대 문화예술인 서명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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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구르는 아름다운 낙동강 김소월 시인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가 절로 떠오르는 창원 본포 낙동강변 ⓒ 이종찬

▲ 햇살이 구르는 아름다운 낙동강 김소월 시인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가 절로 떠오르는 창원 본포 낙동강변 ⓒ 이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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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없이 푸르게 흐르는 섬진강 섬진강에는 지금도 다슬기와 참게가 살고 있다 ⓒ 이종찬

▲ 티없이 푸르게 흐르는 섬진강 섬진강에는 지금도 다슬기와 참게가 살고 있다 ⓒ 이종찬

 

한국문학평화포럼 이승철 사무국장은 “대지의 어머니이시자 생명의 인 우리의 산과 강을 살리고,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의 불가침 인권인 생명권과 생존권, 행복추구권을 지키기 위한 문화예술인들의 공동연대 행동에 문화예술인 여러분들과 뜻있는 문화애호가들의 뜨거운 동참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생명의 강을 살리기 위한 성금 계좌/국민은행 250501- 04- 082198/농협중앙회 111- 02- 431485/우체국 100503- 02- 248308. 예금주 홍일선(02-730-6797).

2008.03.12 14:53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생명의 강을 살리기 위한 성금 계좌/국민은행 250501- 04- 082198/농협중앙회 111- 02- 431485/우체국 100503- 02- 248308. 예금주 홍일선(02-730-6797).

#대운하 저지 #도보순례단 #문화예술인 연대 #낙동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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