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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의천이 옆으로 흐르는 평촌도심속 부지 ⓒ 최병렬
▲ 학의천이 옆으로 흐르는 평촌도심속 부지
ⓒ 최병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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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양시가 병원건립 건축허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이유는 건축허가를 내주자니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허가를 불허하자니 재단 측의 반발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안양시와 효산의료재단(이사장 이상택)에 따르면 효산의료재단은 동안구 달안동1100-1번지 대지 7659㎡에 건축연면적 1만7597㎡, 지하 3층, 지상 4층, 병상수 260실 규모의 (가칭)샘 평촌병원 건립을 위해 지난 8일 인터넷으로 시에 건축허가신청을 했다.
재단측은 오는 2010년 상반기까지 병원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안양시는 이곳에 병원 건축허가를 내줄 경우 '샘병원 건립반대위원회(이하 반대위)'까지 구성하고 그동안 반발해온 주민들이 집단행동에 나설 것이 분명해 이를 우려하고 있다. 또 불허가할 경우 경기도 행정심판위원회(이하 행심위)에서 시를 상대로 승소한 재단 측의 반발이 예상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에 처해있다.
안양시는 효산의료재단이 앞서 지난 2007년 병원건립건축허가를 신청하자 안양천변에 건축물이 들어설 경우 녹지벨트 차단, 수변 공간 훼손 우려, 공원기능 상실, 하천변 조망경관 저해 등을 들어 지난 2007년 6월 15일 건축허가 신청을 불허하고 이를 반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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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근 대규모 아파트단지 옆에 자리한 부지 ⓒ 최병렬
▲ 인근 대규모 아파트단지 옆에 자리한 부지
ⓒ 최병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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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효산의료재단은 경기도에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10월 8일 행심위는 병원측 손을 들어줘 안양시가 패소했다. 이에 안양시는 부지 매입 등 별다른 대책이 없는 한 병원을 짓지 못하게 할 이유가 없게됐다.
경기도 행정심판위원회는 "안양시가 병원측 건축허가신청에 불허가는 공익상 중대한 필요에 부합하고 있지 않다는 사유를 들어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위법이 인정되고, 이를 지적하여 건축허가 불허가처분이 부당하다는 병원측의 주장은 이유 있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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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 입구에 부착된 병원 건립 반대 호소문 ⓒ 최병렬
▲ 아파트 입구에 부착된 병원 건립 반대 호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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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주민들은 "당초 한국토지개발공사가 평촌택지개발을 할 당시 해당 부지가 병원 용도가 아니라 공원용도였다"며 병원이 신축되면 영안실이 들어오게 되어 부동산값이 하락할 우려가 있다고 입장으로 그동안 병원신축에 반대하는 민원을 시에 제기해 왔다.
특히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최근 입주자 '주민전체 공청회'를 열고 학운공원 생태계 보존과 주민의 삶 권리를 위해 병원 신축에 반대하는 입장을 천명하고 병원건립반대 추진위 결성을 결의하고 서명운동에 돌입키로 하는 등 적지않은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인근 샛별아파트에 거주하는 이모(35)씨는 "현장을 보면 알지만 공원이 이어진 하천변에 병원을 짓겠다는 발상에 어이없다. 당초 이곳은 공원부지였던 곳인 만큼 공원이 들어서야 마땅하다"며 "건축허가가 나갈 경우 주민들은 공사저지에 나서겠다"고 반발했다.
주민들은 해당 부지가 내려다 보이는 아파트 벽면과 도로변에 병원신축 반대 플래카드를 내걸고 재단과 안양시의 결정에 따라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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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 단지에 내걸린 플랜카드 ⓒ 최병렬
▲ 아파트 단지에 내걸린 플랜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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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효산의료재단 측은 "지난 92년 병원용도 부지를 48억여원에 매입하고도 시의 병원 신축 불허로 나대지로 비어둔 채 지난해까지 이 부지 종합토지세로 5억6000여만원을 납부하고 있어 지금껏 재산권 행사는커녕 오히려 피해를 보고 있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재단 측은 또한 "지난해 6월 안양시가 '부지를 매입, 공원으로 환원하는 방안을 종합 검토한다'며 건축허가신청을 불허가한 이후 하나도 진전된 게 없다"면서 "도 행심위에서 건축허가신청을 내주라고 판결한 만큼 허가가 반드시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재단 관계자는 "만일 시가 불허가 처리할 경우 상급기관에 건축허가를 신청, 반드시 허가를 받아내겠다"며 병원 신축을 추진할 뜻을 밝혀 재단-주민-시 간의 갈등이 예상된다.
이와관련 안양시 관계자는 "아직까지 어떠한 방침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안양시의회 속기록에 따르면 지난 95년 당시 이석용 시장은 부지를 매입해 어린이회관을 건축할 계획을 세우고 시의회에 예산안을 올렸으나 당시 의회는 이를 부결시키고 다음 시장인 신중대 시장은 부지 매입에 적극적인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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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촌 신도시에 자리한 금싸리기 땅 ⓒ 최병렬
▲ 평촌 신도시에 자리한 금싸리기 땅
ⓒ 최병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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