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뮬라크르 세상을 이야기하는 전시회

신정룡 사진전 ‘void Nature’ 리뷰

등록 2008.04.06 14:51수정 2008.04.0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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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는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점점 더 도시화·인공화 되어가고 있는데, 그럴수록 사람들은 자연을 그리워하게 된다. 그 결과 도시 곳곳에 실제 자연물처럼 느껴지는 인공적인 자연물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것들은 자세히 살펴보고 만져보지 않으면서 진짜 자연물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그야말로 보들리야르가 정립한 시뮬레시옹 이론이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void Nature
void Nature신정룡
void Nature ⓒ 신정룡
 void Nature
void Nature신정룡
void Nature ⓒ 신정룡

 

신정룡은 도시 공간 여러 곳에 만들어져있는 인공적인 자연물을 찍어서 대형프린트로 인화하여 전시하고 있다. 그가 관심을 갖고 카메라 앵글에 담은 대상들은 인공나무, 인공암벽, 인공절벽 등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진 인공자연물이다. 작가는 표현대상들을 자신의 주관을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표현하기 보다는 가능한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하면서 객관적인 시각으로 기록하려고 노력 하였다. 실제 전시작품에서도 그것이 느껴진다.

 

 void Nature
void Nature신정룡
void Nature ⓒ 신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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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id Nature신정룡
void Nature ⓒ 신정룡

 

최근에 젊은 작가들은 자신의 감정이나 직관에 의존하는 사진작업을 하기보다는 특정한 사회문화적인 현상에 대한 이론을 바탕으로 그것을 시각화 하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신정룡도 그러한 사진작업을 한 것이다. 이러한 사진작업은 사진을 찍기 이전에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에 대한 자료를 찾아서 그것을 바탕으로 명확하게 개념을 정립하고 작업을 진행한다.

 

 void Nature
void Nature신정룡
void Nature ⓒ 신정룡

 

그 결과 다분히 이성적이고 마치 사회과학보고서와 같은 최종 결과물이 생산된다. 동 시대성을 반영하는 가장 이상적인 작업형태이다. 하지만 다양한 내용과 형식의 작품들이 발표되어야 문화예술이 발전하고 성숙이 가능하므로 특정한 경향으로 지나치게 치우쳐서 작품이 발표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하지만 현대예술에서 작품이 동 시대성을 반영하는 것은 분명히 중요하다.

 

 void Nature
void Nature신정룡
void Nature ⓒ 신정룡
 void Nature
void Nature신정룡
void Nature ⓒ 신정룡

 

이번에 신정룡이 전시하는 작품들은 동 시대성을 반영하면서도 미적인 감수성이 느껴진다. 그리고 대형프린트 사이즈로 인하여 보이는 들을 압도한다. 하지만 전체적인 작품의 분위기가 조금은 산만하고 최종적인 프린트의 느낌이 강하지 않는 것은 아쉽기도 하다. 시뮬라크르 세상을 이야기하는 전시회이다.

덧붙이는 글 | 기간 :2008-04-02~2008-04-08 장소: 갤러리나우  

2008.04.06 14:51ⓒ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기간 :2008-04-02~2008-04-08 장소: 갤러리나우  
#시뮬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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