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시국 반영한 안치환 노래 '유언'...시민들 열광

6일 저녁 시청광장 이명박 대통령 재협상 불가 방침에 분노 함성

등록 2008.06.07 16:52수정 2008.06.0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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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시청광장 모인 시민들 6일 저녁 20만 명이 시청광장과 그 인근에 모인 것으로 일려졌다. 이날 가수 안치환 씨는 광우병에 걸린 사람의 노래 '유언'을 선보여, 참석자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았다.

시청광장 모인 시민들 6일 저녁 20만 명이 시청광장과 그 인근에 모인 것으로 일려졌다. 이날 가수 안치환 씨는 광우병에 걸린 사람의 노래 '유언'을 선보여, 참석자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았다. ⓒ 김철관

▲ 시청광장 모인 시민들 6일 저녁 20만 명이 시청광장과 그 인근에 모인 것으로 일려졌다. 이날 가수 안치환 씨는 광우병에 걸린 사람의 노래 '유언'을 선보여, 참석자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았다. ⓒ 김철관

6일(현충일) 저녁 시청광장은 여느 때보다 더한 감동의 물결로 솟구쳤다. 노동자, 농민, 학생, 직장인 등 20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미국 쇠고기 재협상 촉구 촛불집회는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모은 자리였다.

 

6일 오전 이명박 대통령과 불교지도자 간담회에서 나온 '쇠고기 재협상 불가' 입장이 전해지면서 이날 시청광장은 이명박 대통령을 향한 분노로 치솟은 듯했다.

 

이날 저녁 촛불집회의 핵심 주제는 정진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위원장, 인권지킴이 변호사, 가수 안치환,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 등의 발언에서 나왔다. 이들 발언 및 노래가 끝나자 참석자들은 함성을 지르면서 열광했다. 이들의 발언과 노래 속에서 감동을 받은 모습이었다.

 

이날 광우병국민대책위원회에 조합원들이 낸 성금을 전달한 정진화 전교조위원장은 공교육을 붕괴시킨 영어몰입교육과 경쟁 등 미친 교육에 대해 성토했다.

 

인권지킴이 변호인단을 대표한 한 변호사는 "인권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거리행진 구석구석에 우리가 있겠다. 하지만 참여자 모두가 자신의 인권을 지키는데 노력해야 한다. 인권 지킴이 지침을 나눠주겠다"고 했다. 

 

인권지킴이 한 여성 변호사는 경찰의 군홧발로 짓밟혀 심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서울대 여학생이 직접 작성한 글을 낭독했다.

 

"한 가해자인 전경과 피해자로 이 문제는 끝날 일이 아니다. 나를 군홧발로 짓밟은 전경이 잘못을 인정한다면 용서할 수 있다. 그리고 그의 구속은 반대한다. 오히려 잘못은 명령을 내린 위정자와 경찰 지휘부에 있다."

 

이어 무대에 오른 가수 안치환씨는 '광야에서'에 이어 '사람은 꽃보다 아름다워' 등 자신의 애창곡을 불렀다. 특히 안씨는 한 시위참석자가 지어 시위 현장에 떠돌고 있는 글을 작곡했다면서, 노래 가사를 즉석에서 소개했다.

 

"내가 광우병 걸려 병원가면 건강보험 민영화로 치료 못 받고, 그냥 죽을 때에 땅도 없고 돈도 없어, 화장해서 대운하에 뿌려 다오."

 

그는 '유언'이라고 제목을 붙였다고 덧붙였다. 가사를 소개하고 즉석에서 '유언'을 노래한 안치환은 역시 80년 '노래를 찾는 사람들' 멤버로 출발한 민중가수였다는 것이 새삼 떠올랐다.

 

10여 일째 단식으로 얼굴에 뼈만 앙상히 보인 강기갑 의원이 등장했다. 항상 그랬듯이 한복을 곱게 치려 입은 그의 발언은 비장함이 느껴졌다. 첫 발언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촛불집회는 우리의 사랑이다. 사람은 꽃보다 아름답다. 건강은 돈보다 귀중하다."

 

그는 오늘 아침 이명박 대통령이 불교지도자들과 만나 재협상 불가입장을 밝힌 점을 소개하면서 아직도 대통령이 상황인식을 못한 것 같다고 소리쳤다. 단식 중이었지만 그의 처렁처렁한 비장한 목소리를 들은 참석자들은 "강기갑"을 연호했다.

 

이날 사회를 본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 박원석(참여연대 협동처장) 상황실장은 집회 마무리에서 청와대로 향한 촛불거리 대행진에 대해 설명했다.

 

"오늘 출발을 하면서 서울 곳곳 거리에서 참석하지 않는 시민들의 동참을 요구하는 거리행진이다."

 

그리고 그는 3가지 동선을 제안했다. 첫 번째로 시청-> 을지로->종로5가->광화문->청와대, 두 번째로 시청->서울역->서대문->청와대, 세 번째로 시청->광화문 4거리->청와대 등이었다.

 

그는 "만약 청와대로 간 길이 막히면 광화문 4거리에서 모인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 그의 발언이 끝나자 곧바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참석자들은 동선에 맞춰 촛불 거리 대행진에 나섰다.

 

전국 1700여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는 지난 4일 시민사회단체 대표회의를 열어 '비상시국 선언문'을 채택했다고 밝혔고 '6월10일 100만 촛불 모으기 국민행동'에 돌입하겠는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특히 국민대책회의는 6월 10일 100만 촛불 모으기에 혼혈을 다하겠다고 밝혀, 앞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재협상과 관련해 무대책으로 일관할지 어떤 대안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08.06.07 16:52ⓒ 2008 OhmyNews
#광우병쇠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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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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