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고인돌축제' 올해부터 폐지

4월 고인돌축제 없애고 10월에 화순민속문화축제로 개최

등록 2008.06.12 21:01수정 2008.06.12 21:01
0
원고료로 응원

a  지난해 4월 열린 화순고인돌축제에서의 공연 모습.

지난해 4월 열린 화순고인돌축제에서의 공연 모습. ⓒ 남도뉴스

지난해 4월 열린 화순고인돌축제에서의 공연 모습. ⓒ 남도뉴스

 

매년 4월 화순군 춘양면과 도곡면 일원 화순고인돌공원에서 열리던 화순고인돌축제가 올해부터 폐지된다. 화순군은 올해 고인돌축제를 여는 대신 축제 명칭을 ‘화순민속문화축제(가칭)’로 바꾸고 개최시기와 장소도 10월과 화순공설운동장으로 옮겨 13개 읍면주민들이 지역에서 발굴한 민속공연을 주 프로그램으로 축제를 열기로 했다.

 

10월 16일부터 19일까지 4일간 화순공설운동장에서 축제가 열리는 동안 화순고인돌공원에서는 원시사냥 등 선사체험행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화순민속문화축제에 직접 들어가는 예산은 3억4천만원, 이중 읍면민속공연을 위해 각 읍면에 700만원씩 9,10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부대행사로 추진되는 마라톤대회(5000만원), 한방약선요리경연(4000만원),파프리카요리경연대회(2000만원),전국국악경연대회(3000만원),풍아대전(1,500만원) 지원예산을 포함하면 축제예산은 총 4억9,500만원이다.

 

이와 관련 ‘2008 화순민속문화축제(가칭) 추진경과보고회가 11일 화순군청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보고회는 화순군이 매년 4월 화순군대표축제로 열던 고인돌축제를 올해는 10월에 민속문화축제로 여는 것과 관련, 화순군축제추진위원회(위원장 문인수 부군수)가 군정발전자문위위원회 문화관광교육분과 위원들의 자문을 받기 위해 마련됐다.

 

a  11일 화순군청소회의실에서 열린 축제 추진보고회 모습.

11일 화순군청소회의실에서 열린 축제 추진보고회 모습. ⓒ 박미경

11일 화순군청소회의실에서 열린 축제 추진보고회 모습. ⓒ 박미경

11일 문인수 부군수와 손이홍 문화관광과장, 문화관광교육분과위원 등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보고회에서 일부 위원들은 대표축제를 주민민속공연중심의 문화축제로 바꾸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날 조진현 위원은 “군대표축제는 1년에 한번 화순을 알릴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인데 10월에 열려는 민속축제는 너무 많은 변화를 주려다보니 졸속으로 계획이 세워지면서 주제도 없고 외부방문객을 끌어들일만한 요소도 없어 자칫 군민과 축제참여단체들만의 잔치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형보 위원은 “새로 추진하는 축제의 내용을 보면 관선군수시대에 했던 군민의 날 행사를 4일 동안 하는 수준밖에 안된다”며 화순민속문화축제가 군대표축제로서는 미흡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전고필 위원도 “고인돌축제에서 민속문화축제로 전환된 것은 화순고인돌에 대한 화순군청 공무원들의 냉소 때문이며 이로 인해 화순군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축제 장소가 공설운동장으로 바뀌면서 기존 고인돌축제에 소원했던 공무원들이 이번에는 군수가 한눈에 볼 수 있어 굉장히 적극적으로 할 것이고 군민들도 충분히 놀 수 있는 시간이 되겠지만 포기하는 부분이 많은 줄 알면서도 추진했기에 실패할 경우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순복 위원은 “주민주도형축제로 열겠다면서 읍면민속공연과 길놀이 외에는 주민참여프로그램이 보이지 않는다”며 “주민이 주도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축제로 만들기 위해서는 주민들을 축제기획전문가로 양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화순을 부각시킬 수 있도록 축제의 주제를 일정 분야에 국한시키는 등 차별화된 브랜드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덕모 위원은 “민속이라는 것은 지역마다 비슷하다”며 “전주의 ‘소리’같이 화순을 대표하는 민속이나 화순의 특색을 담은 주제를 갖고 축제의 정체성을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남도전체의 문화를 아우르는 축제로 발전할 수 있도록 명칭을 ‘무등대전’이나 ‘남도문화축제’ 등으로 해 외지인들이 ‘남도를 대표하는 화순의 민속문화를 보러 오고 남도의 시군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자는 의견도 나왔다.

 

축제장소를 공설운동장에 국한시키지 말고 화순전역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열자는 의견도 있었다.

 

정흥균 위원은 “고령화된 농촌에서 주민들이 화순고유의 민속을 발굴하기에는 소재가 부족하고 공연하기에도 벅차다”며 “축제의 주제나 내용을 민속에 국한하지 말고 장소도 공설운동장 뿐 아니라 인근으로까지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은 “군 대표축제를 공설운동장에서만 열기보다 인근 화순천과 만연천, 지석천은 물론 능주 조광조유배지와 동면 최경회사당, 화순읍 자치샘, 화순 5대산성 등의 공간을 활용, 화순전역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고 유교체험이나 호국체험, 산성체험 등 다양한 내용을 담자”는 의견을 냈다.

 

프로그램 중 극단 ‘얼쑤’나 국악대전은 ‘화순민속축제’라는 명칭과 맞지 않다며 이런 행사는 제외하고 화순과 화순지역민들을 중심으로 하는 내용으로 채우고 주제가 ‘민속’인 만큼 공연보다는 가마니 빨리짜기 등 민속을 주제로 하되 주민이나 방문객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경연프로그램을 넣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편 화순군은 1996년부터 2002년까지 화순군대표축제로 운주사 일원에서 ‘운주문화대축제’를 열어왔지만 종교색이 짙다는 일부의 반발과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등의 이유로 고민하다가 화순고인돌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을 계기로 2003년부터 군대표축제를 ‘화순고인돌축제’로 변경, 추진해 왔다.

 

하지만 매년 방문객이 줄어들면서 지난해에는 개최 두달전까지 축제개최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는 등 사실상 폐지수순을 밟아왔다.

 

이에 화순군은 축제가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주민주도형참여축제, 각 읍면의 특화된 농특산물을 발굴해 생산유발의 동기가 되는 축제로 만들기 위해 축제의 명칭과 주제, 개최시기를 바꾸고 장소도 화순공설운동장으로 옮겼다.

 

화순군 대표축제였다가 고인돌축제에 밀려 폐지위기를 맞았지만 운주사가 위치한 도암면민들에 의해 면민주도형축제로 전환돼 운주사에서 열리는 운주문화축제는 종전대로 10월말에 열릴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남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화순 #고인돌축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나 어떤 사항에 대해 알리고 정보를 공유하고 이야기하고 싶고 글로 남겨 같이 나누고싶어 글 올립니다. 아직 딱히 자신있는 분야는 없지만 솔직하고 공감이 가는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새벽 3시 편의점, 두 남자가 멱살을 잡고 들이닥쳤다 새벽 3시 편의점, 두 남자가 멱살을 잡고 들이닥쳤다
  2. 2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3. 3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4. 4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5. 5 휴대폰 대신 유선전화 쓰는 딸,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휴대폰 대신 유선전화 쓰는 딸,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