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발된 학교급식 부당업체, 버젓이 학교에 납품

울산전교조 "공정위서 통보받고도 2달 후 제재, 묵인 의혹"

등록 2008.06.13 16:57수정 2008.06.1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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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동훈찬 전교조 울산지부장이 13일 학교급식 납품업체의 부당 행위를 설명하고 있다

동훈찬 전교조 울산지부장이 13일 학교급식 납품업체의 부당 행위를 설명하고 있다 ⓒ 박석철

동훈찬 전교조 울산지부장이 13일 학교급식 납품업체의 부당 행위를 설명하고 있다 ⓒ 박석철

업자 간 담합 입찰로 적발돼 부당업체로 지정된 울산지역 12개 학교급식 납품업체가 버젓이 학교에 급식을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교조 울산지부 조사결과 이들은 부당업체로 등록된 후 부인 혹은 가족 등으로 명의만 바꾼 채 그대로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교조 울산지부는 13일 울산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방식으로 명의만 변경한 부정당업체가 6월 현재 울산지역 80% 이상의 학교에 납품을 계속하고 있다"며 "특히 부정당업체로 지정된 이후에도 납품하는 학교에 그대로 납품하고 있는 학교도 50여 학교나 돼 학교 측의 묵인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이같이 학교급식의 허점이 노출되자 가뜩이나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학교급식 여부로 불안한 학부모들의 근심이 더 깊어질 전망이다.  

 

특히 전교조 울산지부는 "이들 업체가 불법 영업하도록 울산교육청이 묵인 혹은 편의를 제공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들 업체들은 지난 2007년 12월 2일 부산공정위에 적발된 후 2008년 1월 29일 울산교육청에, 30일 일선학교에 통보됐지만, 정작 울산교육청은 부정당업체 제재 등록을 4월에 와서야 함으로써 3월 계약이 이뤄졌다.

 

울산전교조는 "교육청이 제재 등록을 4월로 미뤄 3월말 계약토록 업체의 기존 계약을 보장해주었다"며 "해당사업자가 상호만 교묘하게 변경해 납품을 계속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전교조 울산지부는 철저한 진상 조사와 관련자에 사후 조치를 촉구했다.

 

이들 급식유통업체들은 부부 혹은 가족 등으로 명의만 변경한 채 납품을 계속하고 있고, 업체명도 '수영농산→(주)수영농산' '세기식품유통→세기푸드서비스' 등으로 거의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는 업체 주소지는 그대로 둔 채 명의를 변경해 납품을 계속하거나 식품업과 상관없는 곳에 사업장 소재지만 옮겨두고 기존의 업체에서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교조 조사결과 확인됐다.  

 

현재 식중독 사고나 원산지 조작 등 학교급식의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일선학교가 부정당업체로 지정해 입찰 자격을 제한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이 때문에 울산전교조는 "부도덕한 업자들이 이런 방식으로 버젓이 영업을 계속한다면 학교는 무방비 상태가 되고 결국 식자재의 부실 등으로 이어져 학생의 식생활의 안전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훈찬 전교조 울산지부장은 "이들 업체는 이미 벌금, 시정명령, 과징금 등의 처벌을 받았으며 입찰에 참여할 수 없는 부정당업체인데도 주소지도 옮기지 않고 영업을 계속하는 점으로 미뤄 최소한의 도덕성을 바랄 수 없는 실정"이라며 "이들에게 울산 20만 학생들의 급식을 맡기는 것은 학교 급식의 총체적 부실을 묵인 혹은 방조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울산교육청은 최근 지나친 성과 위주 행정으로 교육 행정의 총체적 난맥상을 노출하고 있다"며 철저한 진상 조사와 관련자 사후 조치를 촉구한 후 "전교조는 지속적이며 다각적으로 분석하면서 근본적 대책마련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울산시교육청은 "공정위로부터 통보받은 후 2달이 지나 부당업체로 지정한 것은 그동안 계약심의위 개최, 확인 등 행정 절차를 거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울산교육청은 "부인 명의로 업체를 바꿨다고해서 업체에 제재를 가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해 사후조치를 취할 의지가 없음을 내비췄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06.13 16:57ⓒ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학교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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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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