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피해 태안, 예비군훈련 면제는 없다?

후반기에 전반기분까지 소급 적용 실시 예정, 7일 첫 훈련 시작

등록 2008.07.08 14:54수정 2008.07.08 14:54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a 기름유출 피해에도 불구 예비군 훈련 면제는 없다? 지난 7일 기름유출 사고 후 처음으로 태안지역에서 예비군 훈련이 진행되었다. 전반기는 기름방제작업으로 인해 실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반기에 받지 못한 훈련을 후반기에 소급하여 실시한다고 밝혀 생업에 바쁜 예비군들이 술렁거리기도 했다. 사진은 7일 교육장면을 휴대폰으로 촬영한 모습.

기름유출 피해에도 불구 예비군 훈련 면제는 없다? 지난 7일 기름유출 사고 후 처음으로 태안지역에서 예비군 훈련이 진행되었다. 전반기는 기름방제작업으로 인해 실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반기에 받지 못한 훈련을 후반기에 소급하여 실시한다고 밝혀 생업에 바쁜 예비군들이 술렁거리기도 했다. 사진은 7일 교육장면을 휴대폰으로 촬영한 모습. ⓒ 김동이

▲ 기름유출 피해에도 불구 예비군 훈련 면제는 없다? 지난 7일 기름유출 사고 후 처음으로 태안지역에서 예비군 훈련이 진행되었다. 전반기는 기름방제작업으로 인해 실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반기에 받지 못한 훈련을 후반기에 소급하여 실시한다고 밝혀 생업에 바쁜 예비군들이 술렁거리기도 했다. 사진은 7일 교육장면을 휴대폰으로 촬영한 모습. ⓒ 김동이

 

"기름 피해로 인해 전반기에 예비군 훈련을 실시하지 않았는데, 그렇다고 면제되는 게 아니고 후반기에 전반기분까지 모두 소급해서 훈련을 받아야 합니다."

 

사상 최악의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한 충남 태안지역에서 지난 7일 2008년도 첫 예비군 훈련이 시작되었다. 이날의 훈련은 비록 소대장급 이상 소집교육이었지만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한 후 처음으로 실시한 훈련이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찾아볼 수 있다.

 

특히, 그동안 기름유출 사고 극복을 위한 방제작업 등으로 전반기 예비군 훈련이 모두 후반기로 미루어져 후반기에 전반기분까지 소급 적용해 실시해야 하는데, 그 첫 훈련이 이번에 진행된 것이다.

 

태안지역 예비군 훈련, 후반기에 전반기분까지 소급 적용

 

국가 재난지역으로 선포된 태안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예비군 훈련 면제 없이 후반기에 소급해서 실시한다는 것이다. 기름유출로 인해 정신적, 물질적으로 괴로워하고 있는 지역에서 소급해서까지 실시할 만큼 예비군 훈련이 중요하단 말인가?

 

이날 첫 교육을 실시하면서 교관으로 나선 한 예비군 중대장은 교육 내내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교육에 참석한 예비군들에게 다른 어떤 것보다 '안보'를 항상 마음속에 두고 생활해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다.

 

하지만 "생업도 중요하지만 생업도 안보가 기초가 되어야 한다"는 교관의 말이 과연 생업전선에서 일하다가 끌려온 예비군들의 마음을 흔들 수 있었을까? 어림없는 소리다. 더군다나 그 자리에 참석한 예비군 중 어느 누군가는 이번에 기름유출로 인해 생계에 막대한 피해를 입은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을 대상으로 '생업보다 안보'를 강조한다는 것은 오히려 교육에 역효과를 주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피해가 정확히 집계되지 않아 면제할 수 없다고?

 

30℃가 넘는 찌는 무더위 속에 진행된 이날 예비군 소대장 소집교육에는 바쁜 생업에도 불구하고 많은 예비군들이 참석해 교육을 받았다.  

 

"전반기에 훈련을 하지 않아서 면제되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는데 아직까지는 피해가 정확히 집계되지 않아서 면제되고 안되고 하는 사안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만약에 결정이 된다고 해도 올해는 후반기에 전반기분까지 소급해서 훈련을 받아야하고 내년에나 면제될 것으로 보입니다."

 

교관의 말이 떨어지자 이때부터 교육생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피해 집계가 정확히 되지 않아 면제할 수 없다니….'

 

교관이 이에 덧붙여 한마디 더한다.

 

"면제대상도 본인이 피해자로 확인되던가, 아니면 부모님이 피해를 입었다고 해도 주민등록상 부모님과 호적이 함께 되어 있어야 훈련에서 면제가 가능합니다."

 

피해를 입고 입지 않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 또 예비군 훈련이 면제되고 면제되지 않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 지난해 12월 기름유출 사고 발생하고 난 뒤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누구라도 한번쯤 태안에 와서 기름 방제작업을 했던가, 사정상 그렇지 못한 국민들은 마음속으로나마 태안주민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기 위해 응원을 보냈을 것이다.

 

더군다나 국가에서는 태안지역을 국가재난지역으로까지 선포했을 정도로 올해 전반기에는 온 국민의 관심이 온통 태안으로 쏠렸었다. 그런 난리통속에서 예비군 훈련이 중단되는 것은 당연하다. 생계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데 예비군 훈련이 다 무엇이란 말인가.

 

'생업'보다 '안보'가 우선?

 

그런데도 전반기에 예비군 훈련을 못했다고 해서 후반기에 전반기 훈련까지 모두 다 소급해서 실시한다는 건 너무한 처사이지 않은가. 그도 그럴 것이 태안은 이제 겨우 기름띠를 벗어내고 조금씩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7일 예비군 훈련에 참석한 소대장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해수욕장에서 한 철 장사를 위해 식당을 하거나 다른 장사를 하며 생계를 유지해 나가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 사람들을 상대로 후반기에 전반기분까지 소급해서 훈련을 실시한다면 이들의 생업에도 막대한 영향을 초래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더군다나 앞으로 계획되어 있는 훈련이 바닷가 사람들에게는 가장 바쁜 8~9월이니 말이다.

 

나라가 분단되어 있는 슬픈 현실 속에서 물론 '안보'가 중요하겠지만 당장 지금 살아가야 하는 '생업'보다 더 중요하단 말인가.

 

병무청은 지금이라도 태안지역 예비군들에게 후반기에 계획되어 있는 훈련만 실시하고 전반기 교육은 면제해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2008.07.08 14:54ⓒ 2008 OhmyNews
#태안 #예비군훈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유인촌의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로 판명되었다 유인촌의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로 판명되었다
  2. 2 서울대 경쟁률이 1:1, 이게 실화입니다 서울대 경쟁률이 1:1, 이게 실화입니다
  3. 3 아내가 점심때마다 올리는 사진, 이건 정말 부러웠다 아내가 점심때마다 올리는 사진, 이건 정말 부러웠다
  4. 4 아무 말 없이 기괴한 소리만... 대남확성기에 강화 주민들 섬뜩 아무 말 없이 기괴한 소리만... 대남확성기에 강화 주민들 섬뜩
  5. 5 "600억 허화평 재산, 전두환 미납 추징금으로 환수해야" "600억 허화평 재산, 전두환 미납 추징금으로 환수해야"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