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 바디>에서는 80년대와 90년대 초엽의 미국을 레이건 혁명기라고 부른다. 역사적으로 20년대, 50년대에 이은 미국사에서의 또 한 번의 보수패권 시기의 할리우드 영화를 분석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 시기 이후 2000년대의 아들 부시 시기가 또 한 번의 미국사에서의 보수주의 시대인 것 같으며, 이번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나 제3후보의 당선으로 그 시대가 일단락 지었으면 좋겠다.
<하드바디>에서는 이 시기에 흥행성공한 여러 영화를 주목하는데, 그 처음이 <람보>시리즈다. 람보는 레이건 시기를 가장 잘 표상하는 영화로서 <람보>시리즈의 서사는 레이건 시대의 정치논리를 가장 잘 대변한다. 레이건이 주장하고 실행했던 군국주의적 정책들, 가령 제3국에 대한 침공들을 <람보>는 미화하고 있다. 그리고, 구소련을 겨냥한 반공주의 정책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도 <람보>시리즈다.
람보는 울퉁불퉁한 근육질의 몸과 과격한 영웅주의로 표상되는 마쵸적 남성상이다. 이런 점들이 80년대의 관객들을 사로잡았고 흥행에서도 성공을 한다. 그러나 람보는 여성, 유색인, 공산권 등을 배제하는 파쇼적 남성상이다. 그럼에도 80년대는 람보의 시대였고, 남성들은 동경과 선망의 대상으로서 그와 동일시를 하였고, 여성들은 그에게서 이성애적인 판타지를 경험했다.
마찬가지로 레이건 정부도 1950년대 이래 미국사에서 최고의 지지를 이끌어 낸 정부이기도 했다. 많은 국가에서 보수적이고 반공적인 정책으로 비판의 대상이 된 반면에 국내적으로는 최고의 지지를 얻었다. 그런 배후에는 정권과 영화산업의 은밀한 내통이 존재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레이건이 콘트라 사건 등 부도덕한 사건에 연루되면서도 연임을 한 80년대에도 레이건은 여전히 많은 대중의 지지를 확보하였고, 거기에는 할리우드 영화의 기여가 컸다.
영화에서 재현된 하드 바디는 시대의 영웅을 표상한다. 그 영웅은 대중들에게 동경과 선망을 통하여 동일시를 재현해 낸다. 대중들은 자신들이 존경하고 사랑할 사람을 찾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마땅히 되어야 할 사람까지 갈구한다. 이런 메커니즘에 등장하는 것이 하드바디의 현실적 표상인 레이건이다. 영화적 상상계의 과정이 현실을 전복해 내려오는 것이다. 80년대에는 부정한 혁명이 진행되었다. 현실과 사실의 배덕함이 망각되거나 탈각되고 되려 상상계의 허망한 욕망이 현실을 전복한 것이다.
<하드 바디>의 중반 이후에서는 레이건 연임 이후, 그의 아들격인 부시의 임기동안의 할리우드 영화에 대해서 다룬다. 부시의 재임기간도 저자는 여전히 레이건 혁명의 메커니즘이 활성화되어 있다고 파악한다. 부시는 재임기간 동안 레이건 혁명과 자신의 존재 부각의 상충되는 문제 속에서 고민을 한다. 그리고 그것은 새로운 하드바디 영화들로 등장한다.
그런 작품으로 언급되는 것이 <리썰웨픈>, <터미네이터> 등의 영화다. 이들 영화는 종전의 영화와는 다소 차이가 나는 영웅상을 보여준다. 부시 시대의 영웅들은 보다 국내 문제에 집착을 하고, 내부의 적들에 포인트를 맞춘다. 그래서인지 탈법과 탈제도의 영웅 람보와는 달리 법과 제도라는 울타리를 준수하는 것에 집착한다. 그 울타리의 지속성을 주장하는 것이 부시시대의 영화의 다른 점이다. 좀 더 윤곽이 잡힌 테두리 내에서 규칙을 지키면서 미국의 영광을 주장하는 하드바디들이 등장하는 것이다.
2008.07.24 18:27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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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 바디 - 레이건 시대 할리우드 영화에 나타난 남성성
수잔 제퍼드 지음, 이형식 옮김,
동문선,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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