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텅빈 태안 구례포 해수욕장

물은 맑아졌는데 피서객들은 없어

등록 2008.07.30 19:23수정 2008.08.0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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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빈 태안 구례포해수욕장 풍경 ⓒ 윤태


강한 햇살이 내리쬔 중복인 지난 29일, 뉴스보도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 35만 인파가 몰렸다. 나는 이날 가족들과 함게 태안반도에 있는 구례포해수욕장에 다녀왔다. 이 해수욕장은 숲속 그늘이 많아 텐트를 치기에 좋고 바로 앞에 아치형의 백사장이 있어 운치가 있는 곳이다. 과거 대하사극 <용의 눈물> 촬영지로도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해수욕장에 도착하자 마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넓은 주차장에 차가 한대도 없었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솔밭에는 발 디딜 틈 없이 텐트가 쳐졌는데 이번에는 몇개의 텐트만이 눈에 띄었다. 텐트안에 있는 피서객은 어림잡아 50여명 정도, 백사장에도 50여명 정도 밖에 돼 보이지 않았다.

작년만 같아도 이맘쯤이면 주차장이 포화상태라 해수욕장 입구 도로까지 끝도 없이 주차돼 있었다. 기업체, 종교단체, 학교, 캠프 등 해서 대거 몰려들었던 곳이다. 새벽 일찍부터 와서 자리잡으려고 해도 힘들 지경이었는데, 어제 찾은 구례포 해수욕장은 스산하기까지 했다. 헤베이스프리트호 기름 유출 사고의 여파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카메라를 들고 바닷가 현장에 나가봤다. 기름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투명한 물과 바다생물, 그리고 갈매기만이 보였다. 물기가 축축한 백사장을 정신없이 파내니 굵은 밤 알 크기의 꽉 찬 모래조개도 간간이 나왔다. 제 집을 찾아 쏜살같이 달리는 게들은 조그만 내 디카로는 도저히 촬영을 할 수 없었다. 사고 전의 모습과 똑같았다.

이 해수욕장에서 10년째 시설 관리를 하고 있는 유주형씨를 만날 수 있었다. 연신 담배만 피워대고 있었다. 유씨에 따르면 예약 손님 전무상태이고 피서객은 예년의 10~20%대로 떨어졌다고 했다. 지금 상황으로는 시설물 사용에 대한 전기요금도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개장하지 않았더라면 벌이는 안돼도 손해는 나지 않을거라고 설명했다. 태안에서 개장한 해수욕장 대부분이 이런 상태라고.

예년 같으면 매점, 수도, 쓰레기, 주차 등 관리직원을 10여명 써야하지만 지금은 식구끼리 운영을 하고 있다. 다만 쓰레기는 어쩔 수 없이 두어명 정도 직원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유씨는 이어 "개장 전까지 굴삭기(포크레인)가 백사장을 계속 뒤집으면서 세척 정화했고 관계기관 합동으로 한 수질검사에서도 해수욕장 가이드라인이 오염기준치 이하라 해수욕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피부가 민감한 어린이들도 바닷물로 인해 피부에 문제가 생기거나 하는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인체에 해가 없으니 군에서 해수욕장을 개장했다는 게 유씨의 설명이다.


구례포해수욕장과 2km 쯤 떨어진 인근 학암포 해수욕장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학암포해수욕장 오토캠핑 주차장 주차요원은 "작년에 비해 손님이 훨씬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바다와 하늘이 어우러진 태안 구례포해수욕장.
바다와 하늘이 어우러진 태안 구례포해수욕장. 윤태

 해수욕장 앞을 지나다니는 대형 선박, 저 모습을 보면 작년 12월 7일  기름유출사고를 낸 그 끔찍한 유조선이 생각난다.
해수욕장 앞을 지나다니는 대형 선박, 저 모습을 보면 작년 12월 7일 기름유출사고를 낸 그 끔찍한 유조선이 생각난다.윤태

 비경을 간직한 구례포, 썰렁하기만 하다.
비경을 간직한 구례포, 썰렁하기만 하다.윤태

 한폭의 그림이다
한폭의 그림이다윤태


 멀리 섬이 보인다.
멀리 섬이 보인다.윤태


 물은 정말 맑았다
물은 정말 맑았다윤태


 또 다른 대형선박이 지나가고 있다. 대산석유화학단지가 가까이 있어 대형선박이 자주 지나다닌다
또 다른 대형선박이 지나가고 있다. 대산석유화학단지가 가까이 있어 대형선박이 자주 지나다닌다윤태

 바위에서 쉬고 있는 갈매기
바위에서 쉬고 있는 갈매기윤태

덧붙이는 글 | 티스토리 블로그에 있으며 기사 형식에 맞춰 추가 변형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티스토리 블로그에 있으며 기사 형식에 맞춰 추가 변형했습니다
#구례포해수욕장 #구례포 #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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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통과 대화를 좋아하는 새롬이아빠 윤태(문)입니다. 현재 4차원 놀이터 관리소장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며 착한노예를 만드는 도덕교육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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