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정비소에선 2만원, 다른 곳에서는 20만원?

양심적으로 수리하는 카센터는 또 찾을 수밖에 없다

등록 2008.08.02 14:17수정 2008.08.02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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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가 차에 대해 잘 모른다고 바가지를 씌우면 안되겠죠.
소비자가 차에 대해 잘 모른다고 바가지를 씌우면 안되겠죠. 윤태
소비자가 차에 대해 잘 모른다고 바가지를 씌우면 안되겠죠. ⓒ 윤태

 

지난 7월 25일, 주행중에 차가 고장났습니다. 클러치가 빡빡하고 기어도 잘 들어가지 않는 현상이 계속되더니 드디어 퍼졌습니다. 클러치를 밟고 기어를 넣어도 앞으로 진행하고 또 기어넣을때 부서지는 소리, 즉 기어가 심하게 엉키는 소리까지 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오르막에서는 거의 힘을 쓰지 못하는 상태였지요. 엑셀레이터를 밟아도 신속하게 진행하지 못하는 그런 상태였지요.

 

근처에 있는 조그만 카센터로 가서 증상 이야기했습니다. 클러치 밟아보고 이것저것 만져보더니, 케이블, 디스크 삼발이 등등 부품을 갈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견적 약 20만원 나왔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상식으로는 디스크 삼발이 같은 경우 폐차할 때 까지 교환하지 않고 타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것을 통째로 갈아야 한다고 해서 별로 내키지 않았습니다. 물론 어떻게 차를 사용해 왔냐에 따라 그 수명이 달라지는 것이긴 하지만요.

 

99년 수동 마티즈, 10만 킬로미터를 탔는데, 큰 돈을 들이기가 정말 내키지 않았습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어렵게 차를 몰아 이번에는 좀더 큰 정비소를 찾아가봤습니다. 2급 자동차 정비소였는데 규모가 상당히 컸습니다.

 

증상 이야기했습니다. 좀 전의 카센터와 똑같은 '처방'이 내려질지 아니면 다른 방법이 있을지 몹시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처방'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클러치 케이블만 교체하면 문제될 것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디스크 삼발이는 아직 멀쩡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똑같이 차 상태를 살피고도 어떻게 이렇게 다른 처방이 내려질 수 있는 것인지.

 

"정말, 케이블만 교환하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저는 몇 번이나 물어보았습니다. 정비사는 웃으며 그렇다고 했습니다.

 

차를 들어올려 클러치 케이블을 뜯어봤더니 녹슬고, 기름때, 먼지때에 찌들어 밟아도 빡빡하고 제 기능을 못했던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새것으로 교체하고 난 후 상태가 어떻게 됐냐구요?

 

매우 부드럽고 가볍게 클러치가 밟히고 기어 또한 참기름 위를 걷듯 부드럽게 미끄러져 들어갔습니다. 물론 추진력도 좋아졌습니다. 기분이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었습니다.

 

부품비용 포함해 총 2만원 나왔습니다. 하마터면 20만원이나 주고 멀쩡한 부품까지 갈아치울뻔 했습니다.

 

"아까 어떤 카센터에서는 디스크 삼발이까지 갈아야한다고 하던데요."

 

그러자 정비사 아저씨 씨익 웃으며, 이렇게 말하더군요.

 

"그거야, 정비사 마인드에 달려있는 거죠. 우리는 가능한 한 사용할 수 있는 부품은 그대로 두고 그 부품으로 한 번이라도 더 탈 수 있게 고객들을 상대합니다."

 

어찌나 믿음이 가던지요. 앞으로는 계속 이 정비로소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소비자들이 잘 모른다고 멀쩡한 부품까지 갈아내며 상도덕을 저버리는 일부 정비소와 최대한 고객의 편에 서서 고객의 편의를 도모하고 양심적으로 수리를 해 단골고객으로 만드는 정비소, 여러분들이라면 어디에 차 수리를 맡기겠습니까?

 

차 수리를 맡길때는 꼭 한 곳만 가지 마시고 가능한 한 여러군데 들러 견적을 뽑아보는 것이 현명합니다. 이번 클러치 수리를 하면서 절실히 느낀 점입니다. 

덧붙이는 글 | 티스토리 블로그에 동시 송고합니다.

2008.08.02 14:17ⓒ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티스토리 블로그에 동시 송고합니다.
#차량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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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통과 대화를 좋아하는 새롬이아빠 윤태(문)입니다. 현재 4차원 놀이터 관리소장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며 착한노예를 만드는 도덕교육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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