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희씨가 내게 먼저 비례대표 주겠다고 했다"

한나라당 공천 제안받은 서울시 의원 고백

등록 2008.08.04 11:13수정 2008.08.04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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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부인 김윤옥씨의 사촌언니인 김옥희씨에게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권이라도 있었던 것일까? 김씨가 이명박 대통령, 김윤옥씨와의 친분관계를 과시하며 '공천장사'를 했다는 정황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김옥희씨로부터 가장 먼저 한나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제안을 받은 이아무개 서울시 의원은 3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대선 뒤 김옥희씨와 김아무개씨가 대한노인회 몫으로 내게 비례대표 국회의원 자리를 주겠다고 했으나 내가 돈이 없어서 안되겠다고 사양하고 대신 김종원씨를 두 사람에게 소개했다"고 말했다.

 

"내가 김종원 이사장을 김옥희씨에게 소개했다"

 

이 의원은 김옥희씨와 인연을 맺게 된 과정을 먼저 털어놓았다. 그는 "용인대 동문으로 가깝게 지내던 김아무개씨한테서 2007년 초 대통령 부인 김윤옥씨의 큰언니라는 김옥희씨를 소개받았으며, 고향이 같은 진주라서 누님으로 부르면서 지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증언에 따르면, 이 의원은 용인대 동문인 김씨에게 "(고향인) 진주 국회의원 공천이나 받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김씨는 이런 뜻을 김옥희씨에게 전했다. 이에 김옥희씨는 김씨에게 "이 의원이 지금 나이에 민선은 무리고 대한노인회 몫으로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하면 좋겠다"며 "이 의원의 이력서를 가져다 달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김옥희씨의 이야기가 고마웠으나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아 돈이 많이 들어가는 비례대표를 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사양하고 대신 김종원씨를 소개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김종원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과의 친분관계도 털어놓았다. 그는 "김 이사장은 같은 동네 살고 있고 내가 형님이라고 부르는 사이"라며 "(김 이사장은) 이명박 대통령과도 서울시장 시절 교분이 있어 당내 경선과 대선 당시 유세에도 나갔다"고 전했다.

 

김종원 이사장이 '교통업계의 이명박맨'이라는 사실은 지난 1일 <오마이뉴스>의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이 의원은 "비례대표 후보 이야기를 김 이사장에게 했더니 '이 의원이 못 나가면 나를 소개해 달라'고 말했다"며 "지난 1월께 김 이사장을 데리고 나가서 김옥희씨와 김아무개씨한테 소개한 뒤 나는 빠졌고, 세 명이 따로 만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종원 이사장 "비례대표 14-15번은 될 것이라고 했는데 떨어졌다"

 

이어 이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비례대표 후보가 발표됐는데 김 이사장한테 전화가 와서 '비례대표 14-15번은 될 것이라고 했는데 떨어졌다, 돈이 (김옥희씨에게) 많이 갔다'고 말해 큰 돈이 오간 것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그런데 30억원을 들인 비례대표 공천에서 탈락하자 김종원 이사장은 김옥희씨와 김아무개씨에게 돈을 돌려 달라고 요구했다.

 

"공천 탈락 뒤 김 이사장한테서 '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는 전화가 한번씩 와서 나도 김씨한테 '그 돈이 무슨 돈인데, 빨리 돌려줘라'고 얘기한 적이 있다. 김씨와 김 이사장을 함께 만난 자리에서도 '돌려 주라'고 큰 소리도 쳤다."

 

결국 김옥희씨는 김 이사장에게 받은 30억원 가운데 25억원을 돌려줬다. 하지만 5억원은 반환되지 않았다. 5억원이 '공천로비'를 위한 실탄으로 쓰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이다.    

2008.08.04 11:13ⓒ 2008 OhmyNews
#김옥희 #김종원 #김윤옥 #공천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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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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