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공·토공 통합...경남·전북 혁신도시 '비상'

통합방식· 절차 놓고 영호남 '힘겨루기' 양상

등록 2008.08.12 09:26수정 2008.08.12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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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혁신도시로 이전하는 대한주택공사와 전북 전주혁신도시로 이전하는 한국토지공사의 통합이 확정됐다.

 

두 기관의 택지개발기능이 중복돼 기능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통합결정 이유다.

 

그러나 이는 정부가 주택공사와 토지공사의 통합 방식에 대한 언급은 미룬 채, 통합을 확정 발표하면서 혁신도시가 조성될 영.호남 자치단체 갈등만 확산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

 

공기업선진화추진위원회는 11일 오전 정부청사에서 1차 회의를 열고 41개 공공기관에 대한 민영화·통폐합·기능조정 등을 내용으로 하는 1차 공기업선진화 방안을 심의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우선 택지개발기능 등이 중복되는 주택공사와 토지공사에 대해 통폐합 및 기능조정 원칙을 정했다.  세부내용은 오는 14일 공개토론회를 통한 의견 수렴을 거쳐 확정키로 했다.

 

이에 따라 양 기관은 총 자산(2007년말 기준) 84조3,827억원에 임직원수가 7,190명에 달하는 공룡 공기업으로 재탄생하게 됐다.

 

그렇지만 주공과 토공이 어떤 방식으로 통폐합 될지는 미지수다.

 

정부 일각에선 주공과 토공을 먼저 신규법인 형태로 통합한 후 사업부를 2개로 나누고 각 사업부를 경남 진주혁신도시와 전북 전주혁신도시로 나눠 이전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기업의 지주회사처럼 통합 신규법인을 만든 뒤 그 밑에 토공과 주공을 독립사업부제로 두는 방식이다.  이는 양 기관 통폐합과 관련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한 곳이 다른 한 곳을 흡수하는 방식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러나 양 기관의 통합 결정을 놓고 이들 기관을 유치(혁신도시)한 전북 전주시와 경남 진주시는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토지공사는 전북 전주-완주, 주택공사는 경남 진주 혁신도시로 옮겨갈 예정이었지만, 이번 통폐합으로 전북과 경남, 둘 중의 한 곳은 혁신도시 건설에 큰 차질을 빚게 되기 때문이다.

 

전북도는 정부의 통합방침이 확정 발표되자 "통폐합 결정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도 "통합을 피할 수 없다면 토공과 주공의 통합 법인이 전북으로 옮겨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북도 한명규 정무부지사는 "우리 도 출신 국회의원. 의회 등 모든 분들이 같이 나서서 토공 또는 토공·주공 통합 법인의 본사를 전라북도에 유치시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총력유치 입장을 다짐했다.

 

진주시는 이날 정부의 주공·토공 통폐합 결정을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진주시혁신도시건설지원단 김주수 단장은 정부 발표에 대해 "주공은 진주혁신도시로, 토공은 전북혁신도시로 일단 이전한 후 새로운 통합법인을 출범시키는 방안으로 풀이 된다"며 "통합청사의 위치가 언급되지 않은 면이 있지만 경영의 효율성 등을 고려할 때 정부의 (통폐합)결정은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경남은 주공 뿐만 아니라 통합공사의 경남 이전의 당위성을 전방위로 알리고 있다.

 

정영석 진주시장은 지난 8일 정부부처를 직접 찾아 "혁신도시 건설 및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국가균형발전정책의 핵심으로 지역간 형평성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통합청사 진주이전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이처럼 주공과 토공을 당초 이전 예정지인 진주와 전주로 먼저 이전한 뒤 통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면서 새로운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선 이전 후 통합' 방식이 전개됨에 따라 통합 절차와 방식을 놓고 전북과 경남의 '힘겨루기'가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통합 전에 주공과 토공이 혁신도시에 각각 옮겨갈 경우 기능중복에 따른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이전 효과가 당초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어서 경남도와 전북도의 소모전 등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고 있는 실정이다.

2008.08.12 09:26ⓒ 2008 OhmyNews
#혁신도시 #대한주택공사 #한국토지공사 #경남 #전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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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지 경남매일 편집국에서 정치.사회.경제부 기자를 두루 거치고 부국장 시절 서울에서 국회를 출입했습니다. 이후 2013년부터 2017년 8월6일까지 창원일보 편집국장을 맡았습니다. 지방 일간지에 몸담고 있지만 항상 오마이뉴스를 좋아하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공유하고 싶은 뉴스에 대해 계속 글을 올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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