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 소수의 사람
.. 티베트에서 시각장애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아주 소수의 사람들만이 그들을 동등하게 여길 뿐이기 때문입니다 .. <사브리예 텐베르켄/엄정순 옮김-타쉬>(샘터,2004) 19쪽
‘동등(同等)하게’는 “급이 같게”나 ‘똑같이’로 다듬습니다. ‘정말(正-)’은 ‘참말’로 다듬고요.
┌ 소수(少數) : 적은 수효
│
├ 아주 소수의 사람들
│→ 아주 적은 사람들
│→ 몇몇 사람들
│→ 몇 안 되는 사람들
└ …
‘소수의’를 쓰는 분들은 ‘다수의’도 씁니다. 이런 말이 참 알맞는 말이라 생각해서 쓸 텐데요, 가만히 생각해 보면, “다수의 사람”이란 “많은 사람”이고 “소수의 사람”이란 “적은 사람”입니다. 있는 그대로 쉽게 쓸 수 있는 한편, 우리 말투에 맞게 쓸 수 있어요. 그런데 왜 ‘소수의-다수의’ 같은 말을 쓰나요? 우리가 우리 말을 안 쓰면, 또 있는 그대로 쓰면 될 말을 자꾸 이렇게 비비 꼬아 놓으면, 누가 우리 말을 쓸까요?
보기글에서는 “아주 드물게 그들을 똑같이 여길 뿐이기 때문”처럼 고쳐쓸 수 있습니다. “그들을 똑같이 여기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처럼 고쳐써도 됩니다.
ㄴ. 극히 소수의 진실한 그림
.. 톨스토이가 말하는 극히 소수의 진실한 그림이란 ‘종교적’이라고 부를 수 있는 예술 작품이며 .. <로맹 롤랑/박성룡 옮김-밀레>(신구문화사,1977) 24쪽
“종교적이라고 부를 수 있는”은 먼저 ‘부를’을 ‘할’로 고칩니다. 다음으로 ‘-적’붙이 말인 ‘종교적’을 다듬어 ‘종교 분위기’라든지 ‘종교 느낌’이라든지 ‘종교 빛깔’처럼 적어 봅니다. 그러면 “종교 분위기가 나는”이나 “종교 느낌이라 할 만한”쯤 됩니다. ‘극(極)히’는 ‘몹시’나 ‘아주’로 다듬고, ‘진실(眞實)한’은 ‘참된’으로 다듬습니다.
┌ 극히 소수의 진실한 그림
│
│→ 아주 몇 안 되는 참된 그림
│→ 대단히 적은 참된 그림
│→ 손에 꼽을 만큼 적은 참된 그림
│→ 아주 드문 참된 그림
└ …
아주 적은 숫자로 있는 무엇이라고 한다면,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밖에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손가락으로 꼽을 만하다면 몇 안 되는 무엇이니, 아주 좋거나 몹시 훌륭하거나 참으로 빼어난 무엇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어요.
ㄷ. 소수의 사람들
.. 그래서 나 같은 소수의 사람들은 한두 개 정도의 방에 미어터지게 있다 .. <박세욱-자전거 전국일주>(선미디어, 2005) 90쪽
“한두 개 정도(程度)의 방”은 “방 한두 곳쯤”으로 고쳐씁니다.
┌ 나 같은 소수의 사람들
│
│→ 나 같은 사람들 몇몇
│→ 나 같은 몇몇 사람들
└ …
“숫자가 적은 사람”을 “소수의 사람”이라 적은 셈이군요. 한쪽은 “소수의 사람”이라면 다른 쪽은 “다수의 사람”인가 봅니다. 우리 말로 하자면 “몇 안 되는-많이 있는”, “적은-많은”이 될 텐데, 굳이 이렇게 적어야 했을까 싶어 아쉽습니다.
보기글을 쓴 분은 자전거를 타고 혼자 움직이는 사람입니다. 어쩌면, 혼자 움직이는 사람을 “소수의 사람”이라고 가리키려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뜻에서 쓴 “소수의 사람”이었다면, “나 같이 혼자 움직이는 사람들은”으로 다듬어 줍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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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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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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