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 예술사진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전시회

등록 2008.09.25 16:06

수정 2008.09.25 17:53

세상에는 존재하는 사진은 그 목적이 다양하다. 광고사진이나 식물도감에 사용되는 실용적인 목적의 사진에서부터 역사적이고 기록적인 가치가 있는 사진 그리고 찍은 이의 세계관과 미적인 감수성을 표현하는 것이 목적인 다큐멘터리 사진과 예술사진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목적의 사진이 제작되고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데 작가의 주관을 드러내는 것이 목적인 다큐멘터리 사진과 예술사진은 현실과 특정한 사물을 기계적으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보고 느낀 것을 카메라를 이용하여 재구성하여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동시대 예술사진은 그 장르와 관계없이 과거 어느 때 보다도 작가가 현실에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새로운 현실을 창조하여 보여준다. 그 결과 현대미술에서 사진이 차지하는 비중이 중요해지고 커진 것이다. 동시대 예술사진에서는 사진가가 소설가나 영화감독과 같이 자신의 의지를 절대적으로 드러내어 새로운 질서를 창조하고 있다.

인사동에 있는 갤러리 룩스에서 전시 중인 조은강은 자신의 세계관과 교감하는 장소에서 초대형비눗방울을 만들어 카메라앵글에 담았다. 작가가 선택한 공간은 숲이나 버려진 교실이나 시간의 흔적이 느껴지는 낡고 버려진 기차 안 등 다른 작가들이 주로 표현대상으로 삼는 장소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 하지만 자신의 조형적인 감각과 미적인 감수성에 의지하여 비눗방울을 특정한 장소에 배치함으로써 새로운 의미가 공간에 발생하여 자신만의 조형질서를 보여주고 있다.

작품 한 장 한 장을 살펴보면 숲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은 왠지 비눗방울과 작품의 배경이 물리적으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별개의 존재로 보이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정서적으로 다가와 관객들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그리고 빈 교실과 버려진 기차 안에서 찍은 사진은 공포영화의 특정한 장면을 연상시키기도 하고, 비눗방울이 이질적인 요소로 작용하여 초현실적인 느낌이 발생한 것 같이 보여 진다. 또 다른 작품인 바닷가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은 전시작품 중에서 가장 정서적이고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그래서 관객들이 어린 시절의 추억 속으로 빠져든다.

이번에 발표한 조은강의 작품은 작가가 자신만의 아이디어와 미적인 감수성을 바탕으로 현실을 적극적으로 재구성한 최종 결과물이다. 그래서 관객들은 그 결과물을 보고서 작가의 의식세계와 내밀한 만남을 하게 된다. 그 결과 조은강의 전시회는 거대담론이나 거창한 철학을 들려주는 것은 아니지만 의미 있는 전시회가 되었다. 동시대 예술사진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전시회이다.

최근 새로운 사회문화적인 환경으로 인하여 사진예술이 일반화되고 대중화되었다. 그래서 사진전시회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그 중에는 전문적인 작가의 전시회도 있고 아마추어작가의 전시회도 있다. 그런데 전시회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어느 누구나 그 이전에 동 시대의 문화예술의 흐름과 자기 작품의 미술사적 위치와 사진사적 위치를 미리 파악하고 전시회 준비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선행되어야만 개최하는 전시회가 그 당위성을 보장 받을 수 있다. 특히 자신이 선택한 작품의 주제와 소재가 어떠한 가치가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러한 맥락에서 최근에 인사동에서 사진전을 개최하는 작가들에게 이번 전시회는 여러 가지 교훈을 제공한다.

덧붙이는 글 | 기간 2008-09-24~2008-09-30 장소 갤러리 룩스

덧붙이는 글 기간 2008-09-24~2008-09-30 장소 갤러리 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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