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최원석은 '사면 3관왕'

[국감-법제사법위] 박민식 의원 '사면백서' 펴내... 김승연·정태수 등은 2관왕

등록 2008.10.23 15:49수정 2008.10.2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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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분식회계, 사기대출, 외환유출 등의 혐의로 지난 2005년 6월 16일 저녁 구속 수감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말 사면됐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분식회계, 사기대출, 외환유출 등의 혐의로 지난 2005년 6월 16일 저녁 구속 수감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말 사면됐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이 가장 많이 사면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민식 한나라당 의원이 23일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배포한 '사면백서' 자료에 따르면, 김우중·최원석 전 회장은 모두 세 차례 사면을 받아 '사면 다관왕 1위'를 차지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연배 한화그룹 부회장,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 임동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도 2회에 걸쳐 사면을 받아 김우중·최원석 전 회장의 뒤를 이었다.

 

이는 박 의원이 최근 5년간 실시된 사면을 분석한 결과다. 

 

임동원·신건 전 국정원장, 형 확정 후 사면까지 4일밖에 안 걸려 

 

박 의원의 '사면백서'에 따르면, 임동원·신건 전 국정원장은 형이 확정된 이후 사면을 받기 까지는 4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들은 2007년 12월 27일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의 형이 확정됐지만 나흘 뒤인 12월 31일 특별사면을 받았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이근영 전 산업은행 총재, 김윤규 전 현대아산 사장은 2개월, 이학수 전 삼성 부회장과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8개월, 강유식 LG그룹 부회장은 10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박 의원은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97년 4월 17일 대법원 판결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7년을 확정받았으나 8개월 후인 12월 22일 특별사면됐다"며 "1995년 말 구속된 탓에 2년간의 수감생활을 하였으나 형기 대비 가장 빠른 사면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사면에 임박해 상고를 취하함으로써 '사전에 교감이 이루진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임동원·신건 전 원장은 4일 전, 대우그룹 고위 임원 4명은 6일 전, 김우중 전 회장은 특별사면 7일 전, 김영재 전 금감원 부원장보는 9일 전,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김현철씨는 20일 전에 상고를 취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학수 전 부회장, 강유식 부회장, 김동진 회장, 박찬법 아시아나항공 사장, 신동인 롯데쇼핑 사장, 성완종 대아그룹 회장, 임승남 전 롯데건설 사장, 박문수 하이테크하우징 회장, 김영춘 서해종건 회장 등은 1심에서 항소를 포기한 뒤 특별사면을 받았다.  

 

또한 2008년 8월 15일 사면을 분석한 결과 경제인 사면자들은 주로 배임(24건), 사기(22건), 횡령(14건) 등의 죄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나승렬 전 거평그룹 회장, 안병균 전 나산그룹 회장은 배임, 김재수 전 현대그룹 사장과 장치혁 전 고합 회장,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은 사기, 김승년 현대차 사장과 이중근 부영건설 사장, 윤영달 크라운제과 사장은 횡령의 범죄행위를 저질렀다.

 

이밖에도 관세(3건), 뇌물·공동상해(2건), 재산 국외도피(1건), 신용협동조합법 위반(1건) 등이 있었다.

 

한편 지난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실시된 11번 사면의 주요 명분은 '경제살리기'와 '국민 대화합'이었다. 박 의원은 "이 두 가지 말이 언급되지 않은 때는 2004년 단 한 번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1절을 맞아 김우중,박용성,박지원 등 비리 재벌 총수와 정치인들을 사면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에 대해 , 2월 8일 세종로 정부청사앞에 모인 인권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비리 재벌, 정치인 사면 반대와 양심수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지난해 3.1절을 맞아 김우중,박용성,박지원 등 비리 재벌 총수와 정치인들을 사면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에 대해 , 2월 8일 세종로 정부청사앞에 모인 인권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비리 재벌, 정치인 사면 반대와 양심수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3분의 1 이상 형기 마쳐야 사면 가능하도록 법 개정해야"

 

박 의원은 "사면심사위는 작년 말 사면법 개정 당시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에 최소한 객관성을 담보하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며 "그동안 대통령의 특별사면이 정치적 이해관계의 결과물로 남용되어 왔다는 반성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그러나 이번 8·15 특별사면을 보면 사면심사위의 존재에 대한 회의와 그 역할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며 "사면심사위 회의가 4시간도 걸리지 않아 졸속 내지는 부실이라는 의견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검사가 절반을 차지하는 사면심사위의 인적 구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며 "더불어 독립성을 담보하기 위해 10년간 의사록을 비공개로 정한 것을 악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의원은 "3분의 1 이상 형기를 마치고 벌금과 추징금 등을 완납해야 특별사면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그렇지 않았지만 사면을 꼭 해야 한다면 국회의 동의를 받아 사면을 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피사면자가 추후에 범죄를 저지를 시 중형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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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김우중 #최원석 #박민식 #국정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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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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