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 시대와 남북물류

오바마 정부의 출현은 우리에게 변화를 요구하며, 이에 대한 능동적 대응은 필수적

등록 2008.11.12 16:18수정 2008.11.1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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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사 232년만에 흑인 대통령이 탄생되어 미국에 변화의 시대가 오고 있다. 동시에 세계의 모든 국가들이 미국의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며 자국의 경제·사회적 영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미국 금융위기로 야기된 우리 경제위기가 진행 중인 상태에서, 오바마 대통령 시대에 대한 다양한 진단과 논평이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의 근본 경제정책 방향은 이렇다. 먼저 자유시장주의에 대한 방임보다는 정부 개입주의 성향이 크며, 사회적 약자와 저소득층에 대한 다양한 정책적 배려와 그것을 통한 수요 진작과 경제 활력을 지향한다.

 

국제교역에서는 보호주의적 성격을 상대적으로 강화하여 자국의 산업과 경제를 개선하려는 노력과 시도를 다각도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적으로 국제외교에서 공화당의 미국 우월주의에 기초한 힘의 외교에 비해 민주당은 대화와 타협을 통한 평화와 상호호혜 주의를 지향한다.

 

우리나라와 직면한 과제로는 먼저 FTA 협상에 대한 그의 태도를 들 수 있다. 선거 중 언급한 재협상 또는 수정 등을 포함한 FTA 과제가 중요 이슈이며, 북한과의 긴장완화와 수교 등 일련의 외교정책과 남북문제도 핵심과제로 꼽히고 있다.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은 “미국 오바마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남북관계의 원상회복에 나설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우리가 현안에 얽매여 소탐대실하지 말고 민족의 운명을 좌우할 10년 앞을 내다보면서 한반도가 당면한 역사적인 5대 과업을 주도적으로 수행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북이 힘을 합쳐 수행해야 할 5대 과업으로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체제 구축 ▲남북경제협력 활성화와 경제공동체의 형성 발전 ▲한반도 평화를 담보할 군비통제 실현 ▲한반도 평화와 통일 과정을 남북이 공동으로 관리해나가기 위한 협력기구인 ’남북연합’ 구성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지역 안보 협력기구를 창설 운영하는데 선도적 역할 수행 등을 꼽았다.

 

오바마 정부의 출범으로 우리가 고려할 수 있는 남북한 간의 물류이슈들을 몇 가지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개성공단의 활성화와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교류의 획기적 확대를 들 수 있다. 개성공단은 북의 필요보다도 우리의 중소기업과 대기업들이 저렴한 공장용지와 중국보다 훨씬 싸고 언어소통에 문제없는 북의 노동력 수요를 위해 남측기업의 요구에 기인한 부분이 크다. 동시에 북한 노동자들에게 남한의 실상과 자본주의 경영 등에 대한 학습과 이해 확대의 중·장기적 효과도 크다.

 

둘째, 남북해상항로와 육상도로운송의 재개 등 운송 인프라의 구축과 확대를 들 수 있다. 기존의 인천-남포항로와 군산, 부산, 포항, 동해 등 남측 항만과 신의주, 원산, 청진, 나진, 선봉 등 북측 항만과의 단계적 항로 개설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해상운송은 시간을 요하는 벌크화물 등을 중심으로 확대되어야 하며 육상운송과 조율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셋째, 남북철도의 연결과 유라시아철도로의 연계를 들 수 있다. 남북한 간에는 철도연결에 이어 2007년 5월17일에 이미 시험운행을 마쳤다. 철도연결을 통한 통과수입의 증대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어서 북한에 매우 중요한 사안이며 남측에서도 운임의 경감 등 큰 효과가 예상된다. 다만, 낙후된 북의 철도여건의 개선과 중국, 러시아 등 관련국과의 기본 협약을 체결하는 일들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넷째, 북의 자원에 대한 중·장기적 개발, 채취권의 확보와 교통인프라 투자를 들 수 있다. 경제의 축소와 불황 등으로 어려워진 북한실정을 이용하여 중국이 북한의 여러 광산자원에 대한 개발·채취권을 확보하고 있다는 정황을 고려할 때, 우리 정부의 대응도 시의적절하게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 개성특구 같은 남북 협력모델을 신의주나 원산 또는 나진, 선봉 등 여타 지역으로 확장하는 방안도 탐색할 필요가 있다. 정경분리와 화해·협력·상호주의 원칙 등을 고려할 때 불가능한 사안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들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무엇보다도 양국의 정상이 확인, 서명한 6·15 선언과 10·4선언에 대한 상호이해와 신뢰의 회복이 요청된다. 북한 핵에 대한 오바마 전략에 대해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조성렬 박사는 “관계개선을 ‘선물’의 개념이 아닌 북한을 비핵화 및 정상국가화의 길로 이끄는 수단으로 삼겠다는 것이 현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접근법과 다른 점”이라고 평가했다.

 

북에 대한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는 오바마 정부의 출현은 우리에게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능동적 대응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남북물류 분야에서의 큰 변화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선제적 대응과 정책대안의 검토가 필요한 이유이다.

덧붙이는 글 | 인천신문(2008.11.12)에도 실린 기사임

2008.11.12 16:18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인천신문(2008.11.12)에도 실린 기사임
#남북물류 #화해,협력 #오바마 #남북철도 #유라시아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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