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없애야 말 된다 (154) 인간적

― ‘인간적으로는 좋아할 만한’, ‘인간적인 사람’, ‘인간적으로’ 다듬기

등록 2009.01.25 14:25수정 2009.01.2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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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인간적으로는 좋아할 만한

 

.. 후지모토도 똑똑한 수재형은 아니었지만 인간적으로는 좋아할 만한 점이 많았다 ..  《엔도 슈사쿠/김석중 옮김-유모아 극장》(서커스,2006) 125쪽

 

 ‘수재(秀才)’는 ‘똑똑한’ 사람을 가리킵니다. “똑똑한 수재형(-型)”처럼 적으면 겹말이 됩니다. “똑똑한 성격”이나 “똑똑한 사람”으로 다듬거나, 앞뒷말을 묶어 “후지모토도 똑똑하지는 않았지만”으로 다듬어 줍니다. ‘점(點)’은 ‘구석’이나 ‘모습’으로 손질합니다.

 

 ┌ 인간적으로는 좋아할 만한 점이 많았다

 │

 │→ 좋아할 만한 구석이 많았다

 │→ 여러모로 좋아할 만한 모습이 많았다

 │→ 마음이 따뜻하고 넉넉해 좋았다

 │→ 마음은 착하고 따뜻해서 좋았다

 └ …

 

 좋은 모습도 ‘사람한테서’ 느끼고, 얄궂은 모습도 ‘사람한테서’ 봅니다.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이란 따로 없고, “인간적으로 못된” 사람도 따로 없습니다. 그저 “좋은” 사람이거나 “못된” 사람일 뿐입니다.

 

 보기글을 생각해 봅니다. 똑똑한 사람은 아니었으나 “인간적으로 좋아할 만한” 구석이 많았다고 한다면, 이이는 마음이 착하거나 너그럽거나 따뜻했다는 뜻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쩌면 이 모두를 아우를는지 모르는데, 이 모두를 아우른다면, “착하고 너그럽고 따뜻하고 ……” 하면서 어느 대목을 어떻게 느끼면서 반갑게 여기는지를 나타내 줍니다. 어느 한 가지 좋은 구석이 있다면 그 한 가지만 밝혀 줍니다.

 

 

ㄴ. 인간적인 사람

 

.. 어머니는 훌륭하고 솔직한 성격의 소유자로 마음이 따뜻했고 인간적이었다 ..  《베라 피그넬-러시아의 밤》(형성사,1985) 10쪽

 

 “솔직(率直)한 성격의 소유자(所有者)”는 “솔직한 분”이나 “거짓말을 못하는 사람”이나 “마음에 없는 말은 못하는 분”으로 다듬어 줍니다.

 

 ┌ 마음이 따뜻했고 인간적이었다

 │

 │→ 마음이 따뜻했고 사람냄새가 물씬 풍겼다

 │→ 마음이 따뜻했고 살가웠다

 │→ 마음이 따뜻했고 푸근했다

 │→ 마음이 따뜻했고 너그러웠다

 └ …

 

 어머니가 마음이 따뜻하면서 ‘인간적’이라고 한다면, 둘레 사람들을 ‘당신과 똑같은 사람으로 받아들이면서 대접하거나 맞이했다’는 이야기라고 봅니다. 모르긴 몰라도, 어머니는 따뜻하면서도 ‘너그럽’게, 따스하면서도 ‘살가웁’게, 따사로우면서도 ‘애틋하’게, 모든 사람을 넉넉하게 껴안아 주었을 테지요. 넘치는 사랑으로. 튼튼한 믿음으로.

 

 

ㄷ. 인간적으로 우리들을 끌어들인다

 

.. 디즈렐리는 인간적으로 우리들을 끌어들인다 ..  《앙드레 모로와/이정림 옮김-디즈렐리의 생애》(범우사,1978) 7쪽

 

 ‘매혹적(魅惑的)’이라 하지 않고 ‘끌어들인다’를 넣은 대목이 반갑습니다. 때에 따라서는 ‘사로잡는다’를 넣어도 됩니다.

 

 ┌ 인간적으로 우리들을 끌어들인다

 │

 │→ 그 모습 그대로 우리들을 끌어들인다

 │→ 꾸밈없는 모습으로 우리들을 끌어들인다

 │→ 그 됨됨이가 우리들을 끌어들인다

 │→ 우리 마음을 따스하게 사로잡는다

 │→ 마음이 끌리는 사람이다

 └ …

 

 몇 가지로 풀어 봅니다. 우리들을 끌어들이는 사람은 ‘됨됨이’가 멋지거나 아름답거나 훌륭하기 때문이니, “됨됨이로 우리들을 끌어들인다”고 풀어낼 수 있습니다. 됨됨이는 ‘착한 마음’일 수 있고 ‘너른 마음’일 수 있으며 ‘넉넉한 마음’일 수 있습니다.

 

 ┌ 디즈렐리라는 사람은 우리들을 끌어들인다

 ├ 디즈렐리는 (여러모로) 우리들을 끌어들인다

 ├ 디즈렐리는 넉넉한 마음씨가 우리들을 끌어들인다

 ├ 디즈렐리는 불꽃 같은 마음이 우리들을 끌어들인다

 └ …

 

 또는, ‘불꽃 같은 마음’으로 사람을 끌어들입니다. 때로는, ‘뜨거운 마음’으로 사람을 끌어들입니다. 그리고, ‘불타는 마음’으로 사람을 끌어들입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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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25 14:25ⓒ 2009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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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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