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없애야 말 된다 (176) 위선적

― ‘위선적인 태도’, ‘위선적으로 될 필요’ 다듬기

등록 2009.03.14 18:38수정 2009.03.14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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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위선적인 태도

 

.. 우리는 완벽한 어린이를 바라는 위선적인 태도를 버릴 것입니다 ..  《야누쉬 코르착/노영희 옮김-아이들》(양철북,2002) 70쪽

 

 '완벽(完璧)한'은 '빈틈없는'이나 '모두를 갖춘'이나 '못하는 일 하나 없는'이나 '어른스러운'으로 손질합니다. '태도(態度)'는 '몸가짐'이나 '매무새'나 '모습'으로 다듬고, "버릴 것입니다"는 "버리게 됩니다"나 "버립니다"나 "버릴 수 있습니다"로 다듬어 줍니다.

 

 ┌ 위선적(僞善的) : 겉으로만 착한 체하는

 │   - 위선적 정치 현실에 대한 통렬한 비판 / 위선적인 재벌 회장

 ├ 위선(僞善) : 겉으로만 착한 체함

 │

 ├ 위선적인 태도를 버릴 것입니다

 │→ 거짓스런 매무새를 버리게 됩니다

 │→ 거짓스런 옷을 버리게 됩니다

 │→ 겉치레를 버리게 됩니다

 │→ 거짓을 버리게 됩니다

 └ …

 

 겉으로만 착한 체하는 사람은 착한 사람이 아닙니다. 착해 보일 뿐입니다. 겉은 착해 보일지라도 속은 착하지 않은, 그러니까 속으로는 나쁜 사람들은 '거짓스러운' 사람입니다. '거짓말'을 하거나 '거짓치레'를 하는 셈입니다. '겉치레'로 우리 눈을 속이는 사람이고,  앞과 뒤가 다른 사람, 겉과 속이 다른 사람입니다. 뒤틀린 사람이며, 엇나간 사람이고, 그릇된 사람입니다. 안타까운 사람이면서 씁쓸한 사람이고, 슬프고 못난 사람입니다.

 

 ┌ 뒤틀린 모습을 버리게 됩니다

 ├ 앞뒤 어긋난 모습을 버리게 됩니다

 ├ 잘못된 모습을 버리게 됩니다

 ├ 얄궂은 모습을 버리게 됩니다

 └ …

 

 그런데 우리들은 스스로 겉치레를 합니다. 알아서 겉꾸밈을 합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겉발림을 합니다. 겉치레 말을 하고 겉꾸밈 글을 쓸 뿐 아니라, 겉발림 삶을 꾸리기까지 합니다.

 

 꾸밈없이 말하고 있는 그대로 글쓰며 수수하게 살아가기보다는, 다른 이 눈을 살피고 나라밖 물질문명에 눈을 돌리며 남들 가진 것에 눈독을 들입니다.

 

 ┌ 위선적 정치 현실에 대한 통렬한 비판

 │→ 잘못된 정치 현실을 날카로이 따짐 / 비틀린 정치 현실을 따갑게 쏘아붙임

 ├ 위선적인 재벌 회장

 └→ 거짓스러운 재벌 회장 / 착한 체하는 재벌 회장 / 겉으로는 착한 재벌 회장

 

 제 눈에 있는 들보는 못 본다고 하듯, 제 눈에 빛과 그림자가 무엇인지를 깨닫지 못하지 않느냐 싶습니다. 알맞춤하게 쓸 글을 못 보고, 알뜰살뜰 가꿀 말을 깨닫지 못하며, 다 함께 넉넉하고 즐거이 주고받을 말을 가늠하지 못합니다. 누가 가꾸어 주는 말이 아닌 우리 스스로 가꾸는 말임을 생각하지 못하고, 누군가 북돋워 주는 말이 아닌 우리 힘으로 일으켜세우는 글임을 헤아리지 못합니다.

 

 

ㄴ. 위선적으로 될 필요는

 

.. 우리처럼 위선적으로 될 필요는 없잖아? 지금 우리는 온갖 훌륭한 것들 위에 살고 있지만, 사실은 끝이 없는 거짓말들이 우리 사회에서 판을 치고 있고 ..  《크리스토프 프리드리히 블룸하르트/원충연 옮김-숨어 있는 예수》(달팽이,2008) 80쪽

 

 '필요(必要)'는 '까닭'으로 다듬고, '사실(事實)은'은 '알고 보면'으로 다듬습니다.

 

 ┌ 위선적으로 될 필요는 없잖아

 │

 │→ 거짓말쟁이가 될 까닭은 없잖아

 │→ 거짓부렁이 될 까닭은 없잖아

 │→ 거짓스럽게 살 까닭은 없잖아

 │→ 거짓으로 감쌀 까닭은 없잖아

 └ …

 

 훌륭한 바탕에서 살아야 즐겁습니다. 훌륭하지 않은 바탕, 그러니까 거짓되거나 어긋나거나 그릇된 바탕에서 살아간다면 즐거울 수 없습니다. 즐거운 듯 보일 뿐이고, 참 즐거움을 모르는 채 우리 마음을 잃어버릴 뿐입니다.

 

 아름다운 바탕에서 살아야 기쁩니다. 아름답지 않은 바탕, 그러니까 뒤틀리거나 뒤죽박죽이거나 어지러운 바탕에서 살아간다면 기쁠 수 없습니다. 기쁜 듯 보일 뿐이고, 참 기쁨을 모르는 가운데 우리 넋이 갈팡질팡할 뿐입니다.

 

 참된 말은 참된 마음을 가꾸고 참된 생각과 뜻을 펼치도록 해 주는 말입니다. 참된 글은 참된 슬기를 밝히고 참된 얼과 넋을 북돋우도록 해 주는 글입니다.

 

 잘난 척하거나 으스대면서 고개 빳빳한 말은 참된 말이 아닙니다. 까다롭거나 어려우면서 지식 부스러기를 덮어쓴 글은 참된 글이 아닙니다. 말에는 사랑을 담을 노릇이고, 글에는 믿음을 실을 노릇입니다. 홀로 거룩한 말이 아니라 함께 거룩할 말이어야 하고, 혼자 빼어난 글이 아니라 같이 빼어날 글이어야 합니다. 내 생각은 내 생각대로 살포시 담아내는 말이어야 하고, 네 뜻은 네 뜻대로 넉넉히 받아들일 수 있을 글이어야 합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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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4 18:38ⓒ 2009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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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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