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를 마치겠습니다"

등록 2009.04.16 09:05수정 2009.04.1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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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MBC<뉴스데스크>

MBC<뉴스데스크> ⓒ MBC<뉴스데스크>

MBC<뉴스데스크> ⓒ MBC<뉴스데스크>

허전했다. 무엇이? MBC<뉴스데스크> 클로징멘트다. 신경민 앵커가 교체된 다음 날인 14일 <뉴스데스크> 클로징멘트는 "4월14일 화요일 뉴스데스크를 마치겠습니다"와 "고맙습니다" 단 두 문장이었다.

 

14일 클로징멘트를 본 누리꾼들은 클로징멘트는 "뉴스데스크의 꽃...클로징멘트가 없다니...그동안 뉴스 본방은 못 봐도 클로징은 꼭꼭 챙겨봤는데... 이제 무슨 재미로 뉴스 보나"라며 클로징멘크가 사라진 <뉴스데스크>를 아쉬워했다.

 

아쉬움뿐만 아니다. "허전함이 느껴지네요...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쉽게 표가 나서그런가 봅니다"라면서 신경민 앵커가 떠난 빈자리에 허전함을 드러냈다. 물론 "때론 침묵이 큰 메시지일 수도 있으므로 지나친 속단은 삼가합시다"라면서 인내는 하지만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허전함과 아쉬움이 뒤섞인 채 14일 클로징멘트를 보면서 시청자들, 시민들이 새겨야 할 것은 분명하다. 허전함과 아쉬움만으로는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을 결코 막아낼 수 없다는 것이다.

 

행동하는 자만이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고, 양심을 가진 자라 할 수 있다. 침묵이 금이라 하지만 권력이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있는데도 침묵한다면 양심을 굴복한 것이며 이 상태로는 민주주의를 지킬 수 없다.

 

양심과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일 중심에 선 이들이 언론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이 양심과 민주주의를 지키는 언론을 통제하기 위해 교묘한 방법을 썼다. 그 중 하나가 신경민 앵커 교체 시도였다.

 

신경민 앵커는 클로징멘트를 통하여 양심과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현실을 아파했고, 말했다. 언론인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 그런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언론인으로서 무책임한 일이다. 신경민 앵커는 언론인으로서 상식이라는 길을 갔을 뿐이데 오히려 그는 공정방송을 하지 않았다고 교체되었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방송이 된 것이다.

 

엄기영 사장도 지난해 3월 4일 취임사에서 "어느 편에도 치우치지 않는 공정하고 균형 있는 보도, 성역 없는 비판과 함께 대안을 제시하고 사회발전, 사회통합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언론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어느 편에도 치우치지 않는, 공정하고 균형있는 보도, 성역 없는 비판"라는 말이 현재진행형이 되어야 하는데 과거완료형이 되어버렸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정권이 압박하더라도 안으로는 노조, 밖으로는 수많은 시민들이 있었지만 엄기영 사장은 그 힘을 동지로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신경민 앵커 복귀와 전영배 보도국장 퇴진운동을 벌이고 있는 기자들과 MBC 조합원을 상대로 16일 "내 자신에 대한 거부로밖에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그럴 경우 MBC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들어야 할 대상은 노조가 아니다. 이명박 정권이다. 민주주의를 훼손하지 말라고 말해야 한다.

 

아직 기회는 있다. 4년 밖에 남지 않는 권력 앞에 굴복하지 말라. 사람이 존재하는 한 양심과 민주주의는 계속될 것이다. 짧디 짧은 정치 권력에 굴복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엄기영 사장이 양심과 민주주의를 위해 도와 달라고 하면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모든 세력은 함께 한다. 정치권력을 쳐다보지 말고, 민주시민을 보라. 그러면 길이 있다.

2009.04.16 09:05ⓒ 2009 OhmyNews
#뉴스데스크 #신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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