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 간부공무원 2명 대기발령 조치 단행

부적절 처신과 행동 물의… 시장 "흐트러짐 마음을 바로 잡겠다"

등록 2009.05.07 18:42수정 2009.05.07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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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안양시청 전경

안양시청 전경 ⓒ 최병렬

안양시청 전경 ⓒ 최병렬

 

경기 안양시 일부 간부 공무원들의 부적절한 처신과 행동이 도마위에 오르고 조례를 무시한 행정업무마저 불거졌다. 공직자의 도덕성과 자성을 요구하는 질타의 목소리가 수위를 더해 가는 등 물의를 빚자 시장이 당사자들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안양시는 민간 체육행사에 참석했던 고위공직자가 월권성 인사발언으로 물의를 빚은데 이어 산하단체장 교체를 하며 자치법규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는 등 책임과 업무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복지문화국 K국장과 가족여성과 L과장을 6일자로 대기발령 조치했다.

 

시 관계자는 "민간 행사에 참석 월권 인사발언으로 품위를 손상시킨 국장과 자치법규를 무시하고 산하단체장을 교체해 물의를 빚은 과장 등 2명을 대기발령했다"고 확인했다.

 

안양시와 지역 체육계 인사 등에 따르면 K국장은 지난달 26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제13회 시장기 태권도대회'에 참석해 '사회자가 시장 소개를 잘못하는 등 진행을 매끄럽게 하지 못한 경우가 두세차례 있었다'며 사회자 교체를 요구해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에 태권도협회 측은 "지나친 월권인 동시에 인사권 개입"이라고 반발하며 당일 사회자를 교체하지 않았으나 이후 협회는 지난 27일 체육회 산하 10여개 단체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회의를 가진데 이어 시장 면담을 통해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사태를 빚었다.

 

이와 함께 가족여성과는 지난달 14일 그간 가족여성과 L과장이 겸직하고 있던 건강가족지원센터장을 K모 전 문화복지사업소장으로 교체, 위촉하면서 자치법규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는 등 책임과 업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나 이번 인사에 포함됐다.

 

산하단체장 교체의 경우 '안양시건강가족센터 조직 및 운영 조례 4조 2항'에는 '센터장은 건강가정지원업무를 담당하는 본청 과장이 겸직한다'는 규정을 정면 위반한 것으로 시장 명의로 발의한 법규를 시가 스스로 위배했다는 점에서 시의회 반발을 불러왔었다.

 

하지만 해당 부서는 "센터장은 무보수 명예직으로 임명이 아니라 위촉한 것이기 때문에 별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았다"며 빠른 시일 내에 조례를 개정하겠다"고 밝혀왔었다.

 

안양시 총무과 관계자는 7일 "센터장 교체에 따른 분명한 조례가 있음에도 이를 무시한 것은 명확한 잘못으로 규정 위반이 이번 대기발령 조치의 가장 큰 이유다"고 말했다.

 

앞서 팀장급 1명이 사업자들과 유착돼 해외골프 등을 다녀왔다는 투서가 접수돼 조사결과 일부가 사실로 드러나 인사조치됐으며 또다른 팀장은 음주운전에 적발돼 인사조치를 당하는 등 최근 안양시청 일부 간부들의 부적절한 처사와 행동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관련 이필운 안양시장은 "최근 일각에서 본분을 망각해 공직자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일이 잇따라 발생한 것과 관련, 자정적 노력과 아울러 흐트러진 마음을 바로 잡겠다는 의지로 해석해 달라"고 취지를 밝혔다.

 

안양시에서 서기관급 고위공무원이 행정업무와 관련하여 대기발령하기는 유례없었던 일이라는 점에서 안양시 공직사회는 적지 않은 충격과 더불어 그동안 책임지지 않으려는 나태해진 공직자들의 자세를 일신하는 계기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일고 있다.

 

a  안양시 공무원 월례회의

안양시 공무원 월례회의 ⓒ 최병렬

안양시 공무원 월례회의 ⓒ 최병렬

 

"우리는 영광스러운 대한민국의 공무원이다. 오늘도 민족중흥의 최일선에 서서 겨레와 함께 일하며 산다."

 

한편 공직자들의 처신으로 물의를 빚는 사례가 잇따르자 안양시는 1200여 명 전 공직자들의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지기 위해 '공무원 윤리헌장'을 월례조회 때마다 낭독하는데 이어, 간부회의와 인사발령시에도 공무원 신조 및 선서를 낭독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안양시는 "이달부터 주 1회 열리는 간부회의와 월 1회 동장이상 중견급 전 간부공무원들이 참석하는 확대간부회의에서 회의 전 '공무원의 신조'를 낭독하는 것을 정례화하고 공무원 신규임용시에만 했던 공무원 선서 낭독을 인사발령시에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즉 시민에 봉사하고 청렴성이 강조되는 공직자로서의 기본자세를 되새긴다는 것이다.

 

안양시는 매달 초 열리는 월례조회에서 고위공무원이 관례적으로 해오던 공무원 윤리헌장 낭독을 지난해부터 신규임용자가 낭독하는 방식으로 바꿔 분위기를 일신하고 있다.

 

공무원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공무원 윤리헌장'의 전문은 목민심서의 '목민관은 백성을 위해서 존재한다(牧爲民有也)'는 말처럼 모든 공직자는 국민의 녹봉(祿奉)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깨우쳐 주고 있음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다는 점이다.

2009.05.07 18:42ⓒ 2009 OhmyNews
#안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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